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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 판교, 황금의 땅인가

엄청난 프리미엄 유혹 너도나도 ‘판교 열풍’ 속으로

25평형 당첨 땐 차익 3억원까지 기대 … ‘강남 근접, 높은 녹지율’ 덕에 가치 급상승

  •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엄청난 프리미엄 유혹 너도나도 ‘판교 열풍’ 속으로

엄청난 프리미엄 유혹  너도나도 ‘판교 열풍’ 속으로

판교 신도시 지구 개요 조감도.

가정주부 박선영씨(39)는 요즘 판교 신도시 분양권에 청약할 꿈에 부풀어 있다. 지방에 근무하는 남편 때문에 판교에 실제 거주할 수 없다 하더라도 엄청난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다는 기대로 얼마 전 경기 화성 동탄 신도시 분양에 관심을 기울였던 마음을 깨끗이 정리했다. 남편이 5월이면 만 40세 이상 10년 이상 무주택자가 되기 때문에 상황은 좀더 유리해졌다. 박씨는 “분양권 담보 대출을 받아 중도금을 내고, 전세를 놓는다면 판교에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대를 내비쳤다.

가히 ‘판교 열풍’이다. 2월17일 건설교통부(이하 건교부)가 청약 과열 분위기 진정을 목적으로 당초 6월부터 4차례에 걸쳐 5000가구씩 분산 분양할 계획을 11월 일괄 분양으로 변경했음에도 판교에 대한 전 국민의 관심이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인근 부동산 가격까지 천정부지로 치솟는 가운데 기대심리로 인해 매물은 싹 사라졌다. 올해 1차 서울 동시분양이 무산된 것도 경기불황의 탓도 있지만 판교 분양을 앞두고 청약통장을 아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분양권 당첨률은 로또복권 수준이다. 거칠게 말하자면 판교 신도시에 들어설 2만1000가구를 놓고 1순위 가입자 288만6000명(2004년 8월 말 기준)이 경쟁하는 셈이다. 박씨가 속한 ‘수도권 40대 이상 10년 무주택자’만 해도 총 37만2199명에 달한다. 건교부 추산에 따르면 관심지역인 25.7평 이하 분양주택은 수도권 1순위의 경우 경쟁률이 최대 1109대 1로 추정된다. 지난해 3월 전국을 청약 열풍으로 몰아넣었던 서울 용산구 시티파크의 경쟁률이 350대 1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판교 분양은 ‘메가울트라급’ 청약 폭풍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살기 좋은 곳’ 증명 땐 강남 시세와 맞먹을 수도

그렇다면 왜 판교일까. 무엇보다 분양권이 엄청난 시세차익을 가져다줄 것이 거의 확실하기 때문이다. 판교는 원가연동제(주택분양가격을 원가에 연동시키는 제도)와 채권입찰제 및 분양가 병행입찰제(채권은 높게 쓰되, 분양 예정가는 낮게 쓴 업체에 택지를 공급하는 제도)가 처음 시행되는 지역이다. 건교부는 원가연동제가 적용되는 전용면적 25.7평 이하 아파트 분양가는 평당 900만원, 25.7평 초과 아파트 분양가는 1500만원 선에 맞출 계획이다.



서울 강남과 경기 성남시 분당 사이에 위치한 판교는 아파트 가격대도 강남과 분당 사이에서 형성된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견해다. 그런데 분당 아파트 평당 매매가가 1300만∼1500만원이고 강남은 2500만∼3000만원이기 때문에, 판교 아파트 값은 결국 1500만∼2000만원 사이에 형성될 전망이다. 즉 분양권 당첨만 된다면 25.7평 아파트의 경우 대략 1억5000만원에서 3억원에 달하는 차익을 챙길 수 있는 셈이다. 장기적으로 볼 때 판교가 ‘살기 좋은 곳’으로 증명만 된다면 강남 아파트의 시세를 육박하는 수준까지 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도 나오고 있다.

2008년 고속화도로 개통 … 교통 접근성도 훨씬 좋아져

판교의 입지조건에 대해 ‘이보다 더 좋은 입지조건을 갖춘 신도시가 나올 가능성은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판교는 서울 양재역에서 겨우 10km 떨어진 거리에 위치한다. 판교를 거쳐가는 용인 영덕-양재간 고속화도로가 2008년 개통되면 서울 접근성은 훨씬 좋아진다. 2011년 개통 예정인 신분당선을 이용하면 20분 만에 서울 강남역에 이른다. 닥스클럽 및 닥스플랜㈜ 봉준호 대표는 “서울 강남의 외곽 경계를 이루는 구룡산만 없었다면 판교는 진작 서울 강남에 포함됐을 것”이라며 “교통 접근성이 좀더 확충된 시점에서는 서울 강남, 판교, 분당은 하나의 권역으로 봐야 한다”고 내다봤다.

엄청난 프리미엄 유혹  너도나도 ‘판교 열풍’ 속으로

판교와 분당으로 이어지는 23호선 도로와 연결되는 구간.

판교 신도시가 ‘수도권의 설악산’이라고 불릴 정도로 높은 녹지율과 낮은 인구밀도 또한 판교의 가치를 상승시키고 있다. 판교 신도시의 녹지율은 35%, 인구밀도는 ha당 85∼95명 선이 될 전망으로, 이는 분당 일산 등 1기 신도시는 물론이요, 2기 신도시보다도 훨씬 쾌적한 수준이다(화성 동탄 신도시는 녹지율 24%, 인구밀도 134명/ha 수준이며 파주 교하·운정 신도시는 녹지율 30%, 인구밀도 145명/ha다). 서판교에는 분당 중앙공원(13만평)의 두 배가 넘는 30만평 규모의 공원이 조성될 계획이다. 서울 청계천 규모의 운중천과 금토천의 물길을 따라 자전거도로가 갖춰진 공원도 조성된다.

그러나 ‘꿈의 도시’로 비춰지고 있는 판교에도 몇 가지 요인 때문에 현재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만큼의 수익을 얻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분당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규모(281만5000평) 탓에 부동산 가격 상승이 추진력을 잃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인구 8만9100명 규모의 신도시에 대형 백화점이나 대기업의 본사 등이 들어서기 어렵다. 결국 인근의 분당과 판교가 어떻게 서로를 보완하며 시너지 효과를 내느냐에 따라 판교의 성패가 달린 셈이다.

중소형 아파트 비중이 높은 것도 판교의 약점으로 꼽힌다. 중소형 아파트가 전체 가구의 75%(2만6974가구 중 1만9600가구)를 차지하는데 이는 분당(55%)이나 일산(68%)보다 높은 수준이다. 중소형 아파트가 많으면 시세가 오르기 어렵다는 것은 일반적 상식. 서울 강남구 도곡동 일대 새 아파트 시세만 참조해도 이런 경향은 뚜렷하다. 45평형 이상으로만 구성된 도곡동 동부센트레빌은 평당 3500만원을 넘어선 반면, 24평과 34평이 섞여 있는 인근 다른 새 아파트들은 평당 2500만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규모 작고 인프라 부족 … 수익 기대 못 미칠 것” 시각도

한편 중대형 아파트와 단독·연립주택, 녹지시설이 집중되어 있는 서판교 단지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존재한다. 봉준호 대표는 “집값이 탄탄하려면 관공서나 상업지구 등 인프라가 필수인데 그런 시설이 모두 동판교에만 몰려 있다는 점은 서판교 집값의 약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판교가 예상했던 것만큼 쾌적한 도시가 아닐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녹지율이 높다고는 하지만 나무가 보기 좋을 만큼 자라는 데는 10년이 넘게 소요된다. 또 경부고속도로, 분당-수서간 고속화도로, 국도 23호선과 57호선 등의 도로들도 갈갈이 찢긴 형태다. 시간과공간㈜ 한광호 대표는 “각종 도로에서 쏟아내는 소음과 배기가스, 오염물질이 원활히 배출되지 않는 분지 지형 탓에 판교의 생활여건은 기대만큼 쾌적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엄청난 프리미엄 유혹  너도나도 ‘판교 열풍’ 속으로

판교 신도시의 후광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되는 경기 성남시 분당 신도시 일대.

신도시가 제대로 자리잡기까지는 입주 후 5∼10년이 소요된다. 판교도 마찬가지다. 입주가 예상되는 2008년에는 신분당선이나 용인 영덕-양재 간 고속화도로가 개통되기 이전이기 때문에 교통도 상당히 불편할 것으로 보인다. 또 판교의 ‘진짜’ 주민이 누가 될지는 분양권 전매가 가능해질 2010년 무렵에야 판가름 날 것이란 전망이다. ‘강남과 분당 사이’의 높은 시세 때문에 분양권을 획득한 서민들이 판교에서 얼마나 버텨낼 수 있을 지는 좀더 두고 봐야 할 과제다. 평당 900만원에 달하는 분양가가 10년 이상씩 무주택으로 산 중년층 서민들에게는 그리 싼 가격대가 아니기 때문에 11월 분양 이후 ‘음성적’ 거래가 판을 칠 것이란 전망 또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판교 신도시는 중산층의 베벌리힐스가 될 것인가, 중소형 아파트를 주축으로 한 서민들의 거주 공간이 될 것인가. 본격적인 ‘판교 게임’은 11월 일괄 분양이 끝난 이후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주간동아 2005.03.01 474호 (p16~18)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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