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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하늘의 눈 EX사업, 기술이냐 가격이냐

미국 보잉사-이스라엘 IAI ‘2파전’ … 공군 시험평가단 파견 11월 중 최종 결정

  • 이정훈 기자 hoon@donga.com

국방하늘의 눈 EX사업, 기술이냐 가격이냐

국방하늘의 눈 EX사업, 기술이냐 가격이냐
미국-이스라엘 2파전으로 진행되는 한국 공군의 EX 사업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한국 공군이 2조원의 예산으로 넉 대의 공중조기경보기(이하 경보기)를 도입하려는 사업에 도전장을 내민 곳은 미국 보잉사와 이스라엘 IAI 그룹의 엘타사(이하 IAI).

보잉사는 자사 항공기인 B737기에 노스롭 그루만사의 MESA(Multi-rol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다기능전자주사) 레이더를 붙인 E737기로 도전장을 내밀었고, IAI는 미국 GD사의 걸프스트림 550 항공기에 자사 레이더와 미국 L3사의 데이터 링크 시스템을 장착한 G550을 들고 나왔다. 현재 공군은 두 나라에 평가단을 보내 시험평가를 하고 있는데, 계획대로라면 11월 ‘우승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보잉사는 세계 경보기 시장을 독식해왔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이 분야의 선두주자. 1972년 미 공군(34대)을 시작으로 나토(18대), 사우디 (5대), 영국(7대), 프랑스(4대)에 ‘에이웩스(AWACS)’라고 불린 E-3기 68대를 공급했고, 최근에는 성능이 향상된 E767기 4대를 일본 항공자위대에 공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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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기 지휘 모든 장비 탑재한 E737

보잉사의 E737기는 일본에 제공한 E767기보다 한 단계 진보한 기종. 과거의 경보기에는 원반 모양의 레이더 돔이 올라가 있었으나, E737기에는 노스롭 그루만사가 개발한 T자 모양의 MESA 레이더가 탑재돼 있다.



2000년과 2002년 호주 및 터키 공군과 E737기 공급 계약을 각각 체결한 보잉사는 최근 호주 공군에 제공할 E737기를 완성했으며, 한국 공군의 시험평가단은 이 E737기를 살펴볼 수 있었다.

E737은 전투기를 지휘할 모든 장비를 탑재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세계를 상대로 하는 미국 공군은 종종 지상 장비의 지원 없이 항공기만으로 작전하는 경우가 많아 전투기 지휘에 필요한 모든 장비를 탑재하는 쪽으로 경보기를 발전시켜왔다. 따라서 E737은 이스라엘제에 비해 덩치가 크다.

후발주자인 IAI는 경보기를 갖고자 하는 나라가 제공한 비행기를 경보기로 개조해주는 게 장점이다. 1990년대 IAI는 칠레 공군이 제공한 중고 B707기에 자사의 PHA(Phased Array·위상배열) 레이더를 탑재해 경보기로 개조했다. 최근에는 인도 공군이 제공한 러시아제 일루신(IL)-76기를 같은 방법으로 경보기로 개조해주는 사업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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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I는 최근 이스라엘 공군으로부터 미국 걸프스트림사의 G550 항공기에 자사 레이더와 미국 L3사의 데이터 링크 시스템을 붙여 3대의 경보기를 제작하는 사업을 수주했다. IAI는 이 G550 경보기를 한국에 제공하겠다고 제의한 것.

G550 항공기는 20인승이기 때문에 120인승인 B737기를 이용한 E737기에 비해 현저하게 작다. 크기가 작으면 그만큼 장비를 적게 탑재하는데, IAI는 이러한 단점을 지상 장비로 보강한다.

즉 G550기에는 레이더와 데이터 링크 시스템을 주로 탑재하고, 통제 시스템은 지상에 설치하는 것. 아랍국가와의 갈등에 대비해야 하는 이스라엘로서는 전 세계를 상대하는 미국처럼 모든 장비를 싣고 다니는 경보기를 제작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이런 이유로 IAI의 경보기는 상대적으로 값이 싼 게 장점이다.

북한은 남북 화해무드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미사일 전력을 증강하고 있다(상자기사 참조). 한국군이 두려워하는 최악의 상황은 북한군이 지하갱도에 있는 스커드-B와 노동, 노동-B(SS-N-6) 등 장거리 미사일을 일제히 발사하는 것. 이 미사일이 발사되면 10여분 후 남한 전역이 초토화된다.

값싼 G550 지상 장비로 약점 커버

따라서 이 미사일이 사격 자세를 취하면 이를 탐지해 먼저 공격하는 것이 최선의 방어이다. 이를 위해 현무 등 장거리 미사일을 이용한 공격과 미 해군이 보유한 토마호크 미사일 공격을 검토할 수 있다. 그러나 현무는 지역 타격용 미사일이라 북한의 미사일 기지를 정확히 파괴하는 정밀 사격이 불가능하다. 또 토마호크는 속도가 너무 느려 목표물이 북한 미사일 기지까지 날아가는 데 1시간 넘게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제3의 방법으로 정밀 유도폭탄과 미사일을 탑재한 전투기를 대거 이륙시켜 사격 준비에 들어간 북한의 미사일 기지를 피괴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경보기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경보기 전력은 미국 공군이 제공해왔다. 그러나 9·11 테러 이후 미 공군은 자국 방어와 아프간·이라크 전쟁에 모든 경보기를 투입하고 있어 한국에 이를 배치하지 못해 경보기 도입이 시급한 문제로 대두됐다.

그러나 EX 사업은 전혀 다른 문제로 위기를 맞고 있다. 정부는 이 사업을 펼치기 전 경보기를 판매할 나라는 총 판매금액의 60%에 이르는 물건을 한국에서 사거나 그에 견주는 기술을 한국에 제공하라는 절충교역 조건을 내걸었다. 이 조건을 맞추다 보니 미국 보잉사의 E737기 가격은 3조원 이상, 이스라엘 IAI의 G550은 3조원에 육박한다.

2조원의 예산을 편성해놓고 있는 한국 공군으로서는 지갑이 너무 얇은 것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과거 방공미사일(SAM-X) 사업이 예산 부족으로 연기된 것처럼 EX 사업도 연기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주간동아 448호 (p26~28)

이정훈 기자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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