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08

2003.11.06

“10초의 비애 애정으로 극복”

  • 장수연/ 엘제이비뇨기과 www.ljuro.com

    입력2003-10-30 14: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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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초의 비애 애정으로 극복”
    남성 전문병원쯤으로 여겨졌던 비뇨기과가 최근 ‘부부 성상담소’ 역할을 하고 있다. 부부가 손잡고 비뇨기과를 찾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는 얘기다. 얼마 전 비뇨기과를 찾은 A씨 부부와 B씨 부부의 사례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우선 40대 초반인 A씨 부부는 부인의 성화에 못 이겨 병원을 찾은 경우. 근심스러운 표정으로 병원에 들어선 A씨 부인은 남편이 성욕이 급격히 감소했다며 혹 건강에 이상이 있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했다. 하지만 상담 결과는 정반대. 경제적으로 여유롭고 성격도 자상해 성생활 외에는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이는 A씨는 사실 밤마다 자신의 정력을 자랑하며 아내 이외의 여성들과 색다른 성경험을 즐기는 ‘두 얼굴의 사나이’였다. 밖에서 이렇듯 즐기니 아내에게 성욕이 생길 리 만무했던 것. 20년 가까이 부부로 살면서 사랑과 신뢰를 쌓아오기는커녕 동상이몽의 위태로운 부부관계를 맺고 있었던 셈이다.

    반면 결혼 5년차인 30대 초반의 B씨는 결혼 초부터 섹스시 사정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야 10초 정도인 심한 조루증을 보였다. 하지만 ‘놀랍게도’ B씨의 부인은 성적으로 만족했다. 남편이 자신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던 B씨 부인에게 남편의 조루증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병원을 찾은 이유도 남편이 자신에 대해 갖는 미안한 마음을 덜어주고, 좀더 자신 있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받기 위해서란다. B씨 부부는 그동안 서로간의 극진한 노력으로 ‘10초간의 극치감’을 맛보고 있었던 것. 성행위 자체보다는 사랑과 신뢰가 가득 담긴 애무를 통해 서로를 느끼고, 절정을 향해 서로에게 몰입했다. 이 부부의 경우 남편이 조루증을 치료한 후 전보다 더 만족스러운 부부생활을 영위할 수 있었다. 이들 부부가 치료에 성공할 수 있었던 열쇠는 바로 부부 사이의 극진한 사랑이었다. 그들의 사랑이 치료효과를 극대화한 것. 반면 A씨 부부는 그 어떤 의학적 치료법도 적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부부생활에서 행복은 경제적인 여유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신뢰와 사랑, 그리고 친밀감에서 오는 게 아닐까. 사랑과 신뢰가 없는 섹스는 스포츠에 불과하고, 서글픔만 남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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