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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 방정식 답이 보인다?

與 신주류·통합연대·개혁정당 합종연횡 밑그림 … 민주 이탈세력 출현 때 가속 붙을 수도

  • 김기영 기자 hades@donga.com

신당 방정식 답이 보인다?

신당 방정식 답이 보인다?

7월25일 부산대학교 상남국제회관에서 열린 `지역주의 타파 국민통합연대 부산지역간담회 참석한 김영춘, 이부영, 이우재, 김부겸(왼쪽부터)씨 등 한나라당 탈당의원들.

고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 자살사건에 이은 권노갑 전 민주당 상임고문의 비자금 수수 의혹, 양길승 전 대통령 제1부속실장의 ‘몰카’ 사건 등 쉴새없이 터져 나온 굵직한 현안에 파묻히기는 했지만 추석을 앞둔 정가의 최대 이슈는 역시 신당 창당이다. 정치권은 신당 창당을 앞두고 막바지 진통을 겪고 있다.

먼저 민주당. 민주당이 신당 피로감에 힘겨워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넉 달 이상 끌어온 신당 논의가 뾰족한 결론 없이 공전을 거듭하면서 “이제는 어떻게든 끝낼 때가 되지 않았느냐”는 여론이 민주당을 지배하고 있다.

민주당 주변에서는 8월26일이 민주당 창당 이래 가장 중요한 날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26일 열린 당무회의에서 8월11일 권 전 고문이 긴급체포되면서 중단됐던 통합신당 창당을 위한 전당대회 일정 및 의제를 확정할 예정이다. 만약 이날 회의에서도 결론이 나오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어쩔 수 없이 분열의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무회의서 결론 없을 땐 분열 수순 예상

신주류의 한 의원은 “만약 그날마저 신당에 관한 일정이 합의되지 않는다면 신주류 강경파 의원들의 탈당 등 극한 행동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현재 민주당 신주류는 신기남 이호웅 의원 등 강경파와 김원기 고문으로 대표되는 온건파, 즉 ‘지둘러’파로 나뉘어 노선 대결을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는 “함께 움직이지 않으면 모두 망한다”는 ‘지둘러’파의 논리에 눌려 강경파가 독자행동을 자제하고 있는 분위기. 하지만 26일 당무회의에서조차 아무런 결론이 나지 않는다면 온건파로서도 더 이상 강경파의 독자행동을 막을 명분이 없다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실제 신기남 의원 등 강경파들은 공공연히 “8월 안에 모든 논의를 끝내자”며 벼르고 있다.

그런데 이런 막판 기 싸움을 앞두고 신주류 내부에서 묘한 기운도 감지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신주류 인사는 “신주류 내부에서는 ‘강경파 몇 명만 탈당하면 신당 문제가 마무리될 것이다. 따라서 최소한으로 제한해 강경파 일부를 내보낸 뒤 신당 논의를 마무리하고 민주당을 추스르는 것이 낫다’는 생각을 하는 의원들도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구체적으로 3~4명으로 압축된 ‘문제 의원’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다. 신당론이 힘을 잃어가는 마당이므로 ‘일부’ 강경파를 탈당의 형식으로 사실상 ‘추방’함으로써 민주당의 내분을 잠재우고 내년 총선 준비에 전념하자는 논리다.

물론 이런 주장이 신주류의 대세를 장악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구상까지 나올 만큼, 민주당 신당 논란이 가져온 피로감이 심각하다는 데는 대다수가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신당 방정식 답이 보인다?

8월20일 정대철 민주당 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고위당직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축 처져 있는 민주당에 비해 한나라당 탈당파가 주축이 된 통합연대의 발걸음은 한결 경쾌해 보인다. 8월21일 통합연대는 기자회견을 열고 신당 창당을 위한 통합연대와 신당연대 및 개혁국민정당(이하 개혁정당) 3대 신당세력과 민주당 신주류를 포함하는 신당 논의 테이블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한 관계자는 “민주당 신주류의 탈당 및 합류를 전제로 한 제안이지만 당장 탈당하기가 어려우면 당적을 유지하더라도 우리의 논의 테이블에 앉으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통합연대는 9월7일까지 신당창당준비위원회(이하 창준위)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행동반경을 넓혀가고 있다. 창준위에는 현재 통합연대 소속 인사와 외부인사를 합쳐 모두 50~60명이 참여할 계획이라고 한다.

또 늦어도 추석 전까지 창준위를 띄운 다음, 지구당을 창당하기 시작해 11월에는 중앙당을 창당하는 순서로 일을 진행하겠다는 것. 한 관계자는 “8월26일 민주당 당무회의는 우리에게도 중요하다. 그날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민주당 신주류 일부의 탈당 등 구체적 행동이 있지 않겠느냐. 그러면 신당 논의에는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당추진세력의 또 다른 축인 개혁정당의 입장은 다소 애매하다. 개혁정당의 두 간판인 김원웅 대표와 유시민 의원이 민주당을 줄곧 지역정당으로 몰아붙이며 공세를 펼친 데 대해 민주당 신주류 내부의 반감이 적지 않다는 것. 신주류 일부 의원들은 “만약 개혁정당까지 같이 하는 신당이라면 참여하지 않겠다”고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신주류의 중부권 한 초선 의원은 “개혁정당은 지난해 대선 이후 분명하게 노무현 대통령 지지 정당임을 표방하고 있다. 만약 우리가 만들 신당에 개혁정당을 포함시킨다면 신당은 ‘노무현당’으로 낙인 찍힐 것이고, 그러면 정치개혁을 표방한 신당에 대한 국민 여론도 나빠질 것”이라며 개혁정당을 포함하는 신당 창당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신주류 일부 의원들 ‘개혁정당’에 반감

이런 기류 때문에 바빠진 쪽은 통합연대. 어떻게든 세를 넓혀야 하는 통합연대 입장에서는 2명의 현역의원을 보유한 개혁정당은 빼놓을 수 없는 원군이다. 통합연대 관계자는 “민주당 신주류와 개혁정당 간의 화해를 위해 우리가 접착제 역할을 적극적으로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무튼 3대 세력이 합종연횡의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가운데 신당은 피할 수 없는 대세가 되어가고 있다. 3대 세력이 제각각 내부적으로 어려움을 겪고는 있지만 신당의 출현마저 막을 정도는 아니라는 것. 8월 말 민주당 이탈세력 출현을 계기로 신당 창당에는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어 9월 초면 대략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연 신당은 어떤 모습으로 정치권 데뷔 의식을 치를 것인가.





주간동아 2003.09.04 400호 (p22~24)

김기영 기자 had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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