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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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학생들 죽음에 “나 몰라라”

  •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입력2003-08-27 14: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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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세대, 학생들 죽음에 “나 몰라라”

    연세대학교 캠퍼스

    “연세대학교의 ‘무심한 행정’과 ‘무책임함’에 화가 날 정도입니다.”

    연세대 재학중이던 3개월 전 동아리 MT를 마치고 돌아오던 중 교통사고로 숨진 아들 김모군(21)의 성적표를 받아들고 어머니 윤진숙씨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김군의 죽음은 학교에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공식적으로 ‘애도’의 뜻조차 전하지 않던 학교는 얼마 전 ‘F’가 찍힌 성적표와 다음 학기 등록고지서를 김군의 가족에게 보냈다. 윤씨는 ‘학외 활동’ 중 숨진 아들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학교측의 태도에 분노를 금할 길이 없었다.

    김군을 포함해 연세대 공과대에 재학중이던 세 학생이 숨진 것은 지난 5월4일 오전 7시경. 연대생 5명이 타고 있던 승용차가 중앙선을 침범해 과속으로 마주 오던 승용차와 부딪쳐 뒷좌석에 타고 있던 3명의 학생이 즉사했다. 조사 결과 숨진 세 학생의 선배인 운전자 김모씨(27)가 밤샘한 상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측은 사고 즉시 남양주경찰서를 찾아 사고경위를 파악하고, 동아리 회원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정작 유족들에겐 학생들의 죽음에 대해 별다른 설명조차 하지 않았다. 윤씨는 연세대 신문인 ‘연세춘추’의 보도를 통해 ‘학생들이 동아리연합회에 보고하지 않은 채 MT를 다녀와 사고 학생들이 피해보상을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학교측이 학생들의 개별적 MT까지 일일이 신경 쓸 수 없다는 것. 하지만 학생들에게 ‘서면신고’를 해야 한다는 사실과 ‘안전문제’를 주지시키지 않은 학교에 대한 유족들의 원망은 커졌다. 더욱이 학교는 공식적으로 ‘학적 말소 절차’조차 통보하지 않아 유족들은 죽은 김군의 성적표를 받아들고 다시 한번 가슴 아파해야 했다.



    이에 대해 연세대 학생지원과 김종규 주임은 “학교에 신고되지 않은 수많은 학외 활동을 통제하는 데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면서 학적 말소 절차에 대해 직접적으로 설명하지 못한 데 대해서는 유감의 뜻을 전했다.

    하지만 이런 학교측의 태도에 대해 유족들은 “아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길 바란다. 일류대를 자부하는 연세대가 세 학생의 죽음에 보다 책임 있는 태도를 보이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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