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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 비틀거리는 청와대 비밀경찰

“검찰, 너 한번 걸려봐라”

청와대측 “검찰 무한 권력” 불편한 속내 … ‘용산 브로커와 검사들’ 부적절한 관계 규명 작업

  • 김기영 기자 hades@donga.com

“검찰, 너 한번 걸려봐라”

”고삐 풀린 망아지다. 걸리는 곳 없는 무한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한 관계자는 최근의 검찰을 이렇게 평가했다. 그는 “검찰이 청와대의 영향력을 벗어난 지는 오래됐다”며 “무소불위의 검찰권을 제어하기 위한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민주당 정대철 대표에 대한 피의 사실 공표와 같은 정도(正道)를 벗어난 행동도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민정수석실 관계자들은 양길승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 향응 파문의 본질도 검찰이 제자리를 잡지 못한 것과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앞서의 관계자는 “언론은 이번 사건을 향응을 제공받은 양 전 실장 개인의 문제로 몰아가고 있지만 문제의 본질은 그게 아니다. 청주지검과 현지 유흥업계와의 이상한 관계가 이번 사건을 일으킨 결정적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언론도 이제는 양 전 실장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청주지역 검찰과 현지 유흥업계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밝히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런 청와대의 시각을 반영하듯 최근 일부 언론은 취재의 방향을 청주지역 검찰과 현지 유흥업계의 유착 여부를 파헤치는 쪽으로 돌리고 있다.

구체적으로 청와대는 양 전 실장을 청주에 초대한 K나이트클럽 이모 사장과 검찰의 관계를 의심하고 있다. 앞서의 인사는 “경찰이 여러 차례 이사장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는데도 검찰이 이를 반려하고 보강수사를 지시한 과정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양길승 사건’에서도 검찰과 유흥업계 유착 의심



청와대의 검찰에 대한 불신은 상당히 심각하다. 민정수석실의 다른 관계자는 “민정수석실에서는 지난 5월 검찰 내 파문을 일으켰던 일명 ‘용산 박오다리 사건’도 주목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박오다리는 용산을 근거지로 활동하고 있는 유흥업계 큰손의 별명. 용산 일대 유흥가에서는 박씨를 통하면 어떤 범죄 사건이라도 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 소문이 나돌 정도로 그는 해결사로서 이름을 날려왔다.

박오다리의 막강 로비력의 비결은 그의 남다른 검찰 내 인맥이다. 지난 3월 중순 용산경찰서는 박오다리를 변호사법 위반으로 긴급체포했다. 그리고 그의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12월부터 올 3월 중순까지 현직 검사 15명과 무려 70여 차례에 걸쳐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다. 현직 검사가 유흥업계 실력자와 휴대전화로 대화를 나눴다는 사실부터가 충격적이지만 어찌 된 일인지 사건 초기 이 사건은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던 5월 ‘신동아’ 보도를 시작으로 이 사건에 언론이 관심을 보이면서 검찰은 긴급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대검찰청은 자체 감찰을 통해 박오다리와 통화한 검사들에 대한 징계 수순을 밟겠다고 했다. 하지만 감찰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박오다리의 계좌추적을 통해 검사들에게 흘러 들어간 자금의 내막을 밝히라는 주위의 요구가 있었지만 이 역시 실행 여부를 알 수 없는 상태.

민정수석실은 최근 문제의 박오다리와 검사들 간의 통화내역을 확보했다고 한다. 이를 근거로 해당 검사와 박씨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규명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것. 민정수석실 관계자는 “문재인 민정수석이 통화내역이 담긴 문건을 직접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민정수석실에서는 이와 유사한 사례들을 폭넓게 수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모아진 자료는 검찰개혁의 당위성을 확보하는 근거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 관계자는 “결국 이런 내사 작업은 검찰개혁으로 이어지지 않겠느냐”며 청와대와 검찰의 일전이 임박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국민들에게 검찰의 부패상이 공개되면 밑으로부터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여론이 일 것”이라고도 말했다.

한마디로 청와대가 검찰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는 것이다. 독 오른 민정수석실과 검찰의 대결, 그 결과는 어떻게 될까.



주간동아 398호 (p18~18)

김기영 기자 had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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