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96

2003.08.07

돌아온 포켓몬 “얘들아 재미있니”

7월21일 첫 방송 6.5% 시청률 기록 … 나무지기·아차모 등 200여종 새롭게 등장

  • 김민경 기자 holden@donga.com

    입력2003-07-30 17: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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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온 포켓몬 “얘들아 재미있니”

    돌아온 ‘포켓몬스터 AG’는 왕년의 신화를 이어갈 것인가.새로운 시리즈의 주인공은 지우(뒷줄 가운데)와 여자친구 봄이(오른쪽),그리고 피카추와 새로 창조된 200여종의 포켓몬들(앞줄)이다.

    4년 전, 좋은 엄마 아빠의 기준은 애니메이션 주인공 ‘포켓몬스터’의 이름과 진화도를 얼마나 잘 외우는지에 달려 있었다. 일본의 아이들은 TV를 보다 발작을 일으켰고, 한국의 아이들은 빵 봉지 속에 들어 있는 포켓몬 카드를 모으기 위해 슈퍼마켓을 습격했다.

    이른바 ‘포켓몬 신드롬’에 충격을 받은 어른들은 ‘문화 콘텐츠 비즈니스’의 모델을 새로 만들었다. 대표 포켓몬인 피카추가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1999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 포켓몬스터가 ‘포켓몬스터 AG’라는 새로운 시리즈로 다시 돌아온다. 일본에서 지난해 10월 방영하기 시작한 ‘포켓몬스터 AG’가 우리나라 TV에 상륙한 것이다. ‘포켓몬스터 AG’는 다시 한번 아이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우리나라에서 7월21일 첫방송된 ‘포켓몬스터 AG’ 1회의 시청률은 6.5%로 조사됐다. 현재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애니메이션 ‘원피스’의 시청률이 8.9%(1회 시청률 4%)인 것을 고려하면 결코 낮은 수치가 아니다.

    유치원 아이들의 대화에는 이미 포켓몬이 다시 등장했다.



    유치원 아이들 사이 이미 화제

    “4년 전 포켓몬이 처음 출현할 땐 경쟁자가 아무도 없었지만, 이후 ‘디지몬’을 비롯해 많은 아류작이 태어나서 걱정이 많았습니다. 방송사의 프로그램 편성이 늦어져 홍보기간이 거의 없었던 것을 감안하면 매우 좋은 결과입니다.” ‘포켓몬스터 AG’를 수입한 대원C&A홀딩스 권용근 과장의 말이다. 그는 새로운 캐릭터들이 등장해 시장이 나뉘긴 했지만, 일본에서 닌텐도 사의 게임보이용 포켓몬AG 게임팩이 400만개 이상 팔려나가는 등 일본 캐릭터 라이선스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점을 들어 우리나라에서도 최소 5000억원대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포켓몬스터’ 전편의 라이선스 시장은 1조5000억원대로 추정).

    ‘포켓몬스터 AG’에는 주인공 지우와 피카추, 웅이와 악당 로켓단이 변함없이 등장하며 여자친구이자 초보자 트레이너인 봄이와 동생 정인이가 새로 가세한다. 여기에 나무지기, 아차모, 물짱이 등 200여 종의 포켓몬스터들이 새로 창조돼 성장하고 진화한다.

    그러나 ‘포켓몬스터 AG’의 성패를 결정하는 것은 역시 테마와 디테일한 이야기의 재미다. 7월16일 서울 삼성동에서 열린 ‘캐릭터 비즈니스의 세계화 전략’에서 일본 쇼가쿠간의 구보 캐릭터사업센터장은 “‘포켓몬스터’는 ‘주인과 애완동물의 관계’라는 보편적인 테마로 전 세계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 성공한 사례”라고 분석했다. 그에 따르면 ‘포켓몬스터 AG’ 역시 새로운 시청자들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테마를 이어받았다.

    또한 만화 연재 여부를 독자의 인기투표 결과로 결정하는가 하면, 게임과 출판만화를 통한 캐릭터의 검증이 끝나야만 애니메이션과 극장용 영화로 제작하는 일본 만화 산업의 경쟁 시스템을 거친 것도 ‘포켓몬스터 AG’의 장점이다.

    최고의 애니메이션 제작기술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출판만화와 애니메이션, 캐릭터 산업의 연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한국 만화 캐릭터 업계도 돌아온 피카추에게 한 수 배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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