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94

2003.07.24

툭 불거진 ‘힘줄’ 칼 안 대고도 ‘말끔’

정맥레이저 이용 1시간 만에 시술 완료 … 흉터 안 남고 회복기간도 짧아 환자들 대만족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03-07-18 11: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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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툭 불거진 ‘힘줄’ 칼 안 대고도 ‘말끔’

    정맥류 제거 시술을 하고 있는 남서울병원 혈관외과 최병욱 박사.

    두아이를 둔 가정주부 김이경씨(33). 유난히 마른 체구에 창백한 얼굴을 가진 김씨는 가냘픈 팔 위로 지렁이처럼 불거진 굵은 힘줄(혈관) 때문에 아무리 더운 날에도 외출할 때는 반소매 옷을 입지 못한다. 게다가 창백한 얼굴에 푸르게 도드라져 보이는 힘줄 때문에 팔자가 세 보인다는 소리도 많이 듣는다. 이런 증상은 모두 아이를 낳은 후 생긴 것으로 김씨는 평소 “이 모두가 시어머니를 모시고 두 아이를 키우느라 힘든 가사노동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가족을 원망해왔다. 하지만 김씨의 이런 고민은 불필요한 혈관을 간단히 제거하는 팔, 얼굴 힘줄, 정맥류 제거 전문 클리닉을 찾음으로써 간단하게 해결됐다. 양쪽 손등의 혈관을 레이저로 제거하고 손목과 팔꿈치 사이의 지렁이 같은 혈관들도 없앤 후 2주가 지나자 손등과 팔의 부기가 빠져 처녀 때의 팔을 되찾을 수 있었다. 이마에 도드라져 있던 힘줄도 레이저로 제거한 지 3일 만에 완전히 사라졌다.

    얼굴을 가리기 위해 늘 썼던 모자를 벗어 던지고 반소매 옷을 입게 된 김씨는 이번 휴가 때 출산 후 한 번도 하지 못했던 해수욕을 즐길 계획이다.

    찌는 듯한 여름에도 선뜻 반소매 셔츠와 반바지를 입지 못하는 사람들, 심지어 바닷가로 바캉스를 가서도 긴소매 셔츠를 입고 챙이 넓은 모자를 눌러쓰는 사람들. 이들은 십중팔구 얼굴이나 이마, 팔, 손등에 푸르스름한 힘줄(혈관)이 보기 싫게 비치거나 툭 튀어나와 있어 콤플렉스를 안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구불구불한 다리 혈관이 피부 위로 튀어나온 사람들(정맥류)은 바닷가에서도 반바지나 짧은 치마를 입을 수 없다.

    고온에너지로 혈관 태우는 방식

    올 여름 만약 이런 ‘힘줄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서울 강남구 삼성동 남서울병원 혈관외과(정맥류 클리닉)를 찾으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곳을 찾으면 국소마취만으로 얼굴, 팔, 손등, 다리 등에 불거진 혈관을 제거할 수 있다. 모든 시술에 걸리는 시간은 길어야 1시간, 회복기간도 2, 3일에서 2주일이면 충분하다.



    주름살 외에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또 하나의 고민거리는 바로 손등과 팔로 툭 튀어나온 힘줄. 쉽게 힘줄이라고 하지만 사실 이는 심장으로 들어가는 정맥혈관의 일부다. 피부 밑의 지방층이 지나치게 얇아지거나 혈관을 지탱하는 힘이 약해져 나타나는 노화현상의 단적인 예지만, 팔 근육을 많이 사용하거나 너무 야윈 경우 젊은 사람들에게도 이 같은 ‘지렁이 힘줄’이 도드라질 수 있다. 외모에 신경을 쓰지 않는 사람에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지만 힘줄이 눈에 거슬리는 사람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과거에는 팔과 손등에 돌출된 혈관을 제거하기 위해 약물경화요법이나 미세절제술을 주로 썼으나 남서울병원 혈관외과 최병욱 박사(혈관외과 전공)는 이런 시술 대신 정맥레이저를 이용한 시술로 힘줄을 간단히 제거하고 있다. 약물경화요법은 주사기로 혈관에 혈액응고제를 투입해 혈관을 괴사시키는 시술. 최박사는 이 시술에 대해 “인체 가운데 특히 손가락 끝부분은 매우 많은 양의 피가 흐르고 동맥과 정맥이 만나는 지점으로 정맥 속으로 주입한 약물이 동맥으로 흘러 들어가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해야 한다”며 “만약 약물이 동맥으로 유입될 경우 혈전(핏덩어리)이 발생해 손가락을 잃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툭 불거진 ‘힘줄’ 칼 안 대고도 ‘말끔’

    ①정맥류 제거 시술 전과 후의 모습.② 안면 청색혈관 제거 시술 전과 후의 모습.③ 팔 돌출혈관 제거 시술 전과 후의 모습.

    피부에 1∼3mm 절개창을 내고 그곳을 통해 피부 위로 돌출한 혈관을 꺼내 제거하는 미세절제술은 약물경화요법 같은 동맥혈전의 위험은 없지만 손등의 경우 미세한 감각신경을 잘못 건드려 마비증상을 불러올 수 있고, 절제 자국이 남는 단점이 있다.

    반면 정맥레이저술은 시술할 부위를 부분마취한 뒤 주사기로 혈관 내에 광섬유를 넣어 섭씨 700∼1000℃의 고온 에너지를 발생시켜 순간적으로 혈관을 태워버린다. 따라서 흔적이 전혀 없고, 동맥혈전성 괴사와 같은 위험도 없다. 최박사는 “단, 정맥레이저술의 경우 레이저 에너지의 강약에 따라 감각신경 손상, 인대 손상, 피부 화상, 정맥염 등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경험이 많은 전문가에게 시술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마나 눈꺼풀 주위, 또는 뺨 쪽으로 푸르게 비치거나(청색혈관), 푸르진 않지만 굵게 튀어나온 혈관(돌출혈관)도 정맥레이저를 이용해 제거한다. 청색혈관이나 돌출혈관은 건강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피부가 흰 여성의 경우 유난히 도드라져 보인다. 튀어나온 혈관이 인상을 거칠게 만들어 남성의 경우 험상궂게 보일 수도 있다.

    최박사는 “안면혈관 중 안구 주위의 혈관은 뇌혈관과 연결되어 있어 약물경화요법을 쓸 경우 약물이 뇌혈관으로 들어가 환자가 사망할 수도 있으므로 미세절제술이나 정맥레이저술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레이저를 이용한 안면혈관 제거도 팔과 손등 시술과 같은 방식으로 이루어지는데 특히 시술 시간이 5∼10분이면 충분할 만큼 간단하다.

    정맥류도 약물·절제술 병행 ‘깨끗’

    툭 불거진 ‘힘줄’ 칼 안 대고도 ‘말끔’
    팔, 손등, 얼굴에 드러난 혈관은 건강과는 무관하지만 다리에 지렁이처럼 튀어나오는 혈관(하지정맥류)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 정맥류는 심장에서 발끝으로 내려온 혈액이 거꾸로 올라가는 과정에서 일어난 역류현상이 그 원인. 혈액의 역류가 일어난 정맥 내부는 압력이 올라가면서 혈관의 길이와 굵기가 원래 상태의 몇 배로 커져 결국 구불구불 얽혀 지렁이처럼 되는 것이다. 문제는 혈관이 팽창하면서 혈액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는 데다 다리에 필요 이상의 피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신체에 각종 이상반응이 나타난다는 점. 조금만 서 있어도 다리가 붓거나 아프고, 밤에 누워 있으면 다리가 저리고 자주 쥐가 나는 증상이 바로 그것. 심하면 습진이 생겨 가렵기도 하고 궤양(염증)이 생겨 헐기도 한다. 다리에 혈관이 비치거나 튀어나오지 않은 사람 중에서도 간혹 이런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최박사는 “정맥류의 경우는 일단 정맥레이저술로 정맥류의 원인을 제공한 복재정맥(큰두렁정맥)을 제거한 다음 피부 위로 튀어나온 부분을 약물경화요법과 미세절제술, 정맥레이저술을 함께 적용하면 정맥류를 깨끗하게 없앨 수 있다”며 “복재정맥을 제거하지 않으면 정맥류의 원인이 남아 있는 것이기 때문에 증상이 계속 재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레이저술이 나오기 전 정맥류 제거에 전통적으로 사용해온 광범위절제술(스트리핑)은 사타구니 부분에서 다리 아래쪽을 크게 절개, 정맥류의 원인이 되는 혈관과 정맥류가 발생한 혈관을 들어내야 하는 까닭에 장기 입원이 필수였다. 게다가 수술 후 흉터가 크게 남고 통증이 심한 데다 전신마취나 척추마취를 해야 하는 위험도 뒤따라 고혈압과 같은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사람은 아예 수술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반면 레이저술 등은 국소마취나 수면마취를 하는 데다 시술 시간이 길어야 한두 시간이고, 시술 후 바로 퇴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퇴원 후 2, 3일간 압박스타킹을 신고 있으면 일주일 후 핏줄이 사라진 자신의 다리를 만날 수 있다. 시술 직후부터 활동이 가능해 일상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는 것.

    최박사는 “발목에서 허벅지에 이르기까지 푸른색의 정맥이 피부 밖으로 비쳐 보이기 시작한다면 일단 정맥류를 의심해야 하며, 핏줄의 색깔이 검푸른색으로 변하고 구불거리면서 튀어나오기 시작한다면 심해진 경우”라며 “하지정맥류는 심하면 궤양이나 습진을 일으키고 드물게는 심부전증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해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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