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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업체 파상공세 … 벅스뮤직 “어쩌나”

회원 1400만명의 국내 최대 음악사이트 … 저작인접권료 지불 해법 못 찾아 ‘법적 수세’

  • 성기영 기자 sky3203@donga.com

음반업체 파상공세 … 벅스뮤직 “어쩌나”

음반업체 파상공세 … 벅스뮤직 “어쩌나”

메이저 음반업체들과 유명 가수들이 함께 나서 벅스뮤직 등 인터넷 음악파일 사이트의 음원 무단 사용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회원수 1400만명의 국내 최대 인터넷 음악파일 사이트인 벅스뮤직(www.bugsmusic.co.kr)을 놓고 벌이는 음반업체와 인터넷사이트 간의 전쟁이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7월1일부터 벅스뮤직을 제외한 일부 인터넷 음악사이트들이 유료화 체제로 전환했지만 벅스뮤직에 대한 메이저 음반업체들의 공세는 오히려 더욱 강화되고 있다.

그러나 벅스뮤직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논란은 단순히 유료 사이트냐, 무료 사이트냐의 문제가 아니다. 논란의 배경을 따지고 들어가보면 사정은 매우 복잡하다. 인터넷 음악사이트가 이용자들을 상대로 노래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는 음악저작권료와 이와 관련된 저작인접권료를 내야 한다. 저작권은 작사 작곡 편곡자 등 창작자들이 갖는 권리이고, 저작인접권은 가수, 연주자, 제작자들이 갖는 권리다. 음반업체들은 “벅스뮤직이 저작인접권료를 내지 않았으며, 이는 제작자의 복제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年99억 매출에 月70억 지불할 판

하지만 음반업체들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벅스뮤직측은 “음반업체들이 저작인접권료 문제만을 들어 벅스뮤직을 불법 업체로 낙인찍고 있다”면서 “복제권료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견이 많아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벅스뮤직측의 이러한 해명에 대한 음반업체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거짓말’이라는 것. 음반업체들은 “벅스뮤직측이 한 번도 공식적으로 협상을 제의해온 적이 없으면서 언론플레이를 통해 왜곡된 정보를 흘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벅스뮤직측이 이렇게 주장하고 나서는 배경에는 현재 확보하고 있는 회원수가 1400만명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에 대한 복제권 사용료를 일일이 내게 될 경우에 도저히 이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다. 문화관광부(이하 문광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저작인접권료는 ‘500원×가입자 수’나 ‘매출액의 20%’ 중 금액이 많은 쪽을 납부해야 한다. 이 계산법을 따르면 벅스뮤직의 경우 한 달에 70억원 이상을 저작인접권료로 지불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벅스뮤직의 지난해 매출액이 99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나게 많은 금액이 아닐 수 없다.



또 음반업체들은 벅스뮤직측이 음원을 무단으로 사용한 점을 인정한다면 우선 서비스부터 중지해야 사용료 협상에 들어갈 수 있다는 입장이고, 벅스뮤직측은 온라인 이용자들의 불편을 내세워 서비스를 절대 중단할 수 없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게다가 음반업체들은 유명 가수들을 동원해 벅스뮤직측의 음원 무단 사용에 대한 규탄 여론을 조성하고 있고 벅스뮤직측은 이 문제를 네티즌 회원들에게 직접 호소한다는 방침이어서 당분간은 서로간에 협상이 이뤄지기조차 쉽지 않을 전망이다.

물론 일부 메이저 음반업체를 제외한 중소 음반업체들은 한국음원제작자협회(이하 음제협)에 음원 사용에 대한 권리를 위탁한 뒤 음제협을 통해 저작인접권료를 챙기고 있다. 음제협은 연예 제작자들과 음반업체들이 모여 만든 단체로 지난 3월 문광부는 음제협이 디지털 저작권을 신탁받아 행사할 수 있도록 한 바 있다. 음반업계에서는 흔히 음제협에 권리를 신탁한 음반업체를 ‘찬탁파(贊託派)’, 권리를 신탁하지 않고 음원 무단 사용에 대해 법적인 투쟁을 벌이는 메이저 음반업체을 ‘반탁파(反託派)’라고 칭하고 있다. 찬탁파에는 수십개의 음반업체가 모여 있지만 실제 많은 곡을 갖고 있지 못한 형편. 반면 반탁파에는 도레미 예당 YBM서울음반 등 내로라하는 메이저 음반업체들이 모두 모여 있다. 반탁파들은 “곡 수로만 따지면 우리 쪽이 70∼80%를 넘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벅스뮤직이 음반업체들의 공세에 휘청거리는 것도 주요 메이저 음반업체가 반탁파에 모두 모여 있기 때문이다.

음반업체 파상공세 … 벅스뮤직 “어쩌나”

네티즌 사이에서는 무료 음악 사이트들의 서비스 유료화에 대한 반대여론이 일고 있다.

이러한 메이저 음반업체들과 맞상대하고 있는 벅스뮤직은 네티즌 회원들의 압도적 지지를 등에 업고 있음에도 법적으로는 불리한 상황에 빠져들고 있다.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6월 말 월드뮤직 KS미디어 등 5개 음반사가 벅스뮤직을 상대로 낸 음반복제 금지 등에 대한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벅스뮤직은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진 800곡에 한해서는 서비스를 중단했다. 법원의 가처분 결정에 고무된 음반업체들은 7월 초 추가로 5000곡에 대한 복제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법원이 음반업체들의 가처분신청을 계속 받아들인다면 벅스뮤직으로서는 음악서비스에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에 벅스뮤직 사용자들이 음반업체들이 벅스뮤직을 고사시키려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서서 논란을 빚고 있다.

서비스 유료화로 위기 타개?

그러나 이러한 논란의 근원을 좀더 따지고 들어가면 온라인 음악 시장을 둘러싼 보이지 않는 각축이 숨어 있다는 것이 음반 시장 주변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음제협이라는 단체가 디지털 저작권을 신탁받아 권리를 행사하도록 한 현행 제도가 유지되어서는 음반업체들이 앞으로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음악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벅스뮤직에 대한 저작인접권 소송을 주도하고 있는 YBM서울음반 함용일 사장 역시 “결국 기획 제작 유통 판매의 모든 과정에 음반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라고 밝혀 벅스뮤직에 대한 공세가 향후 온라인 유통 시장에서의 교두보 확보를 위한 싸움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사태는 무료 음악사이트 이용자인 네티즌과 음반업체 간의 갈등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이 “라디오보다 인터넷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음반업체들이 온라인 음악 시장 진출을 위해 벅스뮤직을 죽이려 하고 있다”면서 음반업체들을 비난하고 나선 것. 이들 네티즌은 “무료 음악사이트가 음반업체들의 시장을 넓혀주는 기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음반업체들이 이를 홍보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충고하기도 한다.

그러나 음반업체들의 입장은 어느 때보다도 단호하다. 이번 논쟁이 벅스뮤직측이 처음부터 음원 유통에 관한 권리가 있는 음반업체들의 승인을 받지 않고 음악을 무단으로 쓴 데서 출발했기 때문에 사실상 이러한 ‘절도 행위’를 인정하는 기반에서의 유료화 협상이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가수 이문세씨 역시 “유료건 무료건 일단 우리에게 승인을 받고 음악을 제공하라는 것이다. 돈을 받고 안 받고는 그 다음 문제다”라고 잘라 말했다. 서비스 유료화를 위해 벅스뮤직을 물고 늘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다. YBM서울음반 함용일 사장은 “여론을 빙자해 형성된 사회적 권력이 법 위에 군림해서는 안 된다”고 말해 네티즌들의 반발을 무릅쓰고라도 벅스뮤직에 대한 공세를 늦추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유료화한다고 하더라도 이용자들이 급격하게 줄거나 인터넷사이트 운영이 어려워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지난 3월부터 월 3000원의 유료 서비스를 시작한 뒤 5000명의 유료회원을 확보한 레츠뮤직의 경우 유료화 이전에는 150만명이나 되는 회원이 이용하는 과정에서 트래픽이 심하고 스트리밍 도중 끊김 현상이 자주 나타나기도 했다. 그러나 3월부터 9.0버전의 윈도 미디어 플레이어를 채용해 스트리밍 도중 끊김 현상을 없애면서 유료 체제로 전환했다. 레츠뮤직 관계자는 “유료화 이후 사용자들의 불만이 크게 줄어드는 등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사례를 참고삼아 벅스뮤직 역시 내부적으로는 유료화를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막다른 골목에 몰린 국내 최대 인터넷 음악사이트가 어떤 선택을 내릴지 관심거리다.



주간동아 394호 (p48~49)

성기영 기자 sky320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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