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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개성공단, 투자여건 보장이 관건”

한국토지공사 김진호 사장 “입지조건 탁월해 성공 자신 … 북한측도 기대 커”

  • 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

“개성공단, 투자여건 보장이 관건”

“개성공단, 투자여건 보장이 관건”

김진호 사장은 어느새 ‘개성공단 전도사’가 돼 있었다.

”개성공단 사업은 남과 북 모두에게 ‘윈-윈 게임’이기 때문에 반드시 성공시켜야 합니다. 또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4성 장군 출신다운 결연함이 언뜻 그의 얼굴을 스쳤다. 그리고 계속해서 개성공단 사업이 성공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할 때는 빈틈없는 논리로 기자를 설득했다. 북한이 군사적 요충지인 개성을 남북 경협사업 예정지로 내준 것은 그만큼 이 사업을 성공시키겠다는 북한 지도부의 의지가 확고하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낙관론의 근거다.

7월10일 경기 성남시 분당 한국토지공사(이하 토공) 사장실에서 만난 김진호 사장은 어느새 ‘개성공단 사업 전도사’로 변신해 있었다. ROTC(학생군사교육단) 출신으로 최초의 합참의장을 지낸 뒤 2001년 10월 토공 사장에 임명됐던 그의 이런 변신은 일견 당연한 듯하다. 토공이 현대아산과 함께 개성공단 사업시행자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토공 임직원들은 “김사장이 평소 공부를 열심히 해왔기 때문”이라고 그의 변신을 설명했다.

-개성공단 착공식을 하게 된 것을 축하합니다.

“개성공단 사업은 분단 이래 우리 민족의 공동이익을 위한 최초의 대규모 남북경제협력 사업으로 역사적인 의의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착공식은 그 새로운 역사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시작인 만큼 책임감도 무겁습니다.”



개성공단 건설은 2000년 8월 현대아산과 북한측이 개성지구에 건설하기로 합의한 2000만평 규모의 공업지구 및 문화관광도시 프로젝트의 일환. 토공은 이 가운데 100만평 규모의 공업지구를 우선 개발하자는 현대측 요청으로 이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6월30일 남북의 정치·경제계 인사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착공식이 열렸다. 김사장은 “개성공단의 입지조건이 수도권에 인접해 물류비가 적게 들 것으로 보여 우수한 노동력과 자유로운 투자여건만 보장된다면 해외로 진출하려는 다수의 국내 기업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자유로운 투자여건 보장을 통한 개성공단 사업 성공을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자유로운 기업활동 보장을 위해 남북 당국간 투자 보장 등 4개 합의서 체결 및 통행 통신 등에 관한 합의와 개성공업지구법 하위 규정 제정 등 법적 제도적 장치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제도적 합의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 북측과 사업시행자 간 기본합의서를 체결해 기업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보장받을 계획입니다. 또 평당 10만원대의 분양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반시설의 적기 설치 등 남북 당국의 이해와 지원이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필요한 상황입니다. 실질적으로 사업이 추진된 지난해 8월의 제7차 남북장관급회담 이후 이러한 투자여건 조성을 위해 북측과 많은 협의를 했으나 남한의 사업 추진 방식에 대한 북측의 이해 부족 등으로 합의점을 도출해내는 데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그러나 인내심을 갖고 계속 협의해나가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믿습니다.”

“개성공단, 투자여건 보장이 관건”
-향후 사업 추진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우선 현지에 실무진들이 상주할 현장사무소를 설치하는 일이 시급한데, 이미 북측과 합의된 사항이어서 연내 설치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사업 부지에 대한 현지 측량과 토질조사는 이달 중 시작될 것이며, 동시에 사업 선결조건인 하위 규정 제정을 위한 협의도 해나갈 것입니다. 올해 말까지는 공단 부지의 구체적인 활용방안을 마련하는 기본계획 수립을 마치고 내년 5월까지는 공사 착공을 위한 구체적인 시행계획인 실시설계를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이르면 한 달 뒤부터 부지 조성 작업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신변 및 기업활동 보장 등 투자와 관련된 보장책들이 마련돼야 하기 때문에 분양 시기는 아직 불투명합니다. 다만 이런 선결조건이 부지 조성과 맞물려 계획대로 충족된다면 2007년 상반기 무렵에는 공장이 가동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개성공단이 성공할 수 있을까요?

“최근 중소기업진흥공단이 5000여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대북 진출 의사를 타진하는 조사를 했는데, 투자의 안정성 확보에 우려를 나타내는 응답자가 전체의 63%였습니다. 과거의 남북관계를 고려할 때 이런 불안감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정부와 토공이 투자 보장을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도 이런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다고 해도 근본적으로 남북의 신뢰가 지속되지 않으면 이 사업은 성공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 사업을 진행하면서 북한 고위 정책 당국자로부터 실무자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이 사업을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토공은 또 북한 쪽 담당자들과 함께 중국 톈진, 선양공단과 상하이 푸둥지구 등을 시찰, 개성공단 사업의 성공이 북한 경제난을 완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그들에게 확실히 인식시킬 예정입니다.”

김사장은 이날 “2010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유치하지 못한 게 상당히 아쉽다”고 강조했다. 그가 지난해 초부터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광역적 지역종합개발 사업의 모델로 강원 평창을 내세울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광역적 지역종합개발 사업은 개발의 패러다임을 바꾼 것으로 평가받는다.

“환경과 삶의 질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과거의 양적 개발체제는 더 이상 끌고 나갈 수 없습니다. 게다가 지방정부로 권한이 많이 이양됐기 때문에 개발 과정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의견도 수렴해야 합니다. 그래서 지방정부와 토공이 공동으로 전체적인 지역 개발계획의 밑그림을 그린 후 단위 개발 사업은 지방정부, 공공 및 민간 부문이 적절히 역할 분담해 체계적으로 추진하자는 취지에서 광역적 지역 종합개발 사업을 도입했습니다. 지역 균형개발을 통해 난개발을 억제하고 환경친화적인 국토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는지 지금까지 부산광역시를 비롯해 남양주시 등 전국 14개 시·도가 이 협약을 체결했고, 지금도 20여개 시·군이 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참여정부 들어 토공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동북아 경제중심, 국가 균형 발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 참여정부의 핵심 국정과제가 경제자유구역 건설, 신행정수도 건설, 지역 전략산업 육성, 국토 물류기지 구축, 개성공단 사업 등 토공의 주요 사업과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정책 과제를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선결조건은 토공의 경영 안정. 토공의 재무구조가 취약하다면 정책 과제 추진에 애로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사장이 자부심을 갖는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김사장은 그동안 경영혁신을 통해 금융부채를 취임 당시 6조7239억원(금융부채 비율 214%)에서 올 6월 말 현재 5조1604억원(146%)으로 감소시켰다. 토공의 신용등급이 AA+에서 최고 등급인 AAA로 상향된 것은 당연한 결과.

김사장이 요즘 직원들에게 당부하고 있는 말은 상대방의 처지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라고 한다. 그것은 개성공단 사업을 추진하는 남과 북의 실무자들이 이 사업의 성공을 위해 서로에 대해 가져야 할 자세가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개성공단 사업을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김사장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당부이기도 했다.



주간동아 394호 (p42~43)

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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