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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걸프戰Ⅱ

“전쟁 길어야 3일내 끝난다”

역사상 최대·최첨단 미군 화력 이라크 총집결 … ‘동시 입체 전면戰’ 공격 빅뱅 예상

  • 이흥환/ 미 KISON 연구원 hhlee0317@yahoo.co.kr

“전쟁 길어야 3일내 끝난다”

“전쟁 길어야 3일내 끝난다”

이번 전쟁에 등장할 미군의 주력 무기인아파치 헬기, M-1 탱크, GBU 35탄(왼쪽부터).

”길어야 3일이다.”

무자비할 정도의 군사력을 동원하고 있는 미국의 대 이라크전은 미국의 작전대로라면 길어야 사흘 안에 끝나게 되어 있다. 미국과 이라크의 군사력을 객관적으로 비교해볼 때 사실은 하룻감도 안 된다. 그나마 사흘이라는 시간은 이라크군의 저항을 계산에 넣은 것이다. 군사전문가 존 파이크는 전쟁이 1주일 안에 마무리될 확률이 90%라고 말한다.

할리우드 영화 속편도 아닌데 미 상업 언론은 이미 ‘걸프전II’라는 타이틀까지 붙여놓았다. 신문이든 TV든 미 언론에 패배에 대한 우려는 없다. 그럴 수밖에 없다. 우선 ‘이코노미스트’ 2월1일자가 지적하고 있듯이 미 군사력은 감청장비, 군수품, 수송 등 하드웨어 분야에서 1991년 걸프전 이후 그야말로 눈부신 ‘진화’를 했다. 수세기 동안 그 어느 나라도 누려보지 못했던 최고, 최상, 최대의 군사력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반면 이라크는 탱크, 야전포, 병력 모두 1차 걸프전 때의 절반밖에 안 된다. 공군력은 보잘 것 없고 해군은 사실상 존재하지도 않는다. 사담 후세인이 믿을 거라곤 스커드 미사일과 특수부대, 그리고 생화학 무기뿐이다.

그래도 전쟁은 전쟁이다. 더구나 미국이 1년 이상 준비해온 전쟁이다. ‘타임’ 3월17일자에서 군사 전문 기자 마크 톰슨은 2차 걸프전을 이렇게 예상한다. “첫번째 걸프전이 폭격기가 조류의 파도처럼 밀려드는 것이었다면, 두 번째 걸프전은 빅뱅이다.” 이라크 전역에 걸쳐 동시에 불기둥이 솟는다는 것이다. 유례없는 스마트탄의 대량 공습, 위성으로 유도되는 대규모 정밀 폭격의 뒤를 이어 지상군이 이라크를 휩쓴다. 이 같은 ‘동시 입체 전면전’에서는 피할 곳도 피할 시간도 없다. 말 그대로 ‘불가피 독트린’이라 불리는 순간적인 빅뱅이 일어나는 것이다.



펜타곤, 3면 공격 ‘수직·수평 작전’ 수립

3월15일 현재 이라크 주변에 집결되어 있는 미 육해공군 군사력을 보면 이 빅뱅의 파괴력이 어떠할지 짐작이 간다. 미 해군이 보유하고 있는 총 12척의 항공모함 가운데 5척이 이미 이라크 남쪽 걸프 만(링컨·키티 호크·콘스텔레이션 호)과 북쪽 지중해 동부(해리 S. 트루먼·시어도어 루즈벨트 호)에 집결했다. 미 서부 샌디에이고에 있던 니미츠 호도 걸프 만을 향하고 있다. 항모단은 통상 전투함대들과 최소 2척의 순양함, 구축함 1척, 잠수함 1척으로 구성되며, 각 항공모함에는 F/A-18 호넷과 F-14 톰캣 같은 전투기 50여대와 70대 가량의 전폭기가 탑재되어 있다. 항모의 전투력은 12년 전 걸프전 때와는 파괴력 면에서 비교가 안 될 만큼 향상되었다. 각 항모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어떤 기후 조건에서든 하루에 700개의 목표물을 정밀 조준해 가격할 수 있다. 하루 200개의 목표물을 공격했던 1차 걸프전 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항모뿐이 아니다. 이라크 바로 남쪽의 쿠웨이트에는 10만명의 육군과 해병대 병력 및 1200대의 탱크, 100대의 공격용 헬리콥터, 100대의 전투기가 배치되어 있다. 2만5000명의 영국군도 배치됐다. 쿠웨이트는 남쪽에서 치고 들어갈 지상군 주력부대가 대기해 있는 거점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또 어떤가. 프린스 술탄 공군기지에 있는 미 공군 지휘소를 포함해 비밀기지에 42대의 전투기와 8대의 정찰기가 대기하고 있으며, 두 곳의 패트리어트 미사일 포대와 1만명의 병력이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

미 해군 전진대와 특수군 및 정찰대가 있는 바레인에는 제5함대가 버티고 있고, 토미 프랭크스 사령관의 지휘소 격인 중앙사령부 전진본부가 있는 카타르에는 컴퓨터로 작전명령을 내릴 1000명의 지휘관이 집결해 있으며, 영국군 특수부대가 기지로 사용하고 있는 오만에는 10대의 B-1 폭격기와 10대의 지원기가 대기하고 있다. 기지 제공을 거부했던 터키에도 이라크 북쪽 전선을 뚫고 들어갈 제101공수단의 정예 병력이 집결했다. 이 101공수단은 바그다드에서의 시가전을 예상해 지난해 미 루이지애나 주에 있는 모형 시가지에서 몇 주 동안 시가지 전투 훈련을 하기도 했다. 이라크 서쪽의 요르단에는 역시 미국과 영국의 특수부대가 이라크 서쪽 전선 돌파를 준비하고 있다.

펜타곤(미 국방부)은 이번 전쟁에 대비해 3면 공격 작전을 세워놓았다. 우선 한밤중에 수백발의 포탄을 바그다드에 뿌리면서 작전이 개시된다. 이때 이라크 전역의 주요 군사기지에 대한 폭격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은 물론이다. 공군의 폭격과 더불어 걸프 만과 지중해 동부의 항모에서는 크루즈 미사일이 이라크 군사 목표물을 향해 날아간다. 이른바 위에서 내리꽂는 ‘수직 전개 작전’이다.

공습과 더불어 미군과 영국군의 무장 장갑차와 전차가 이라크의 동서 양 방향에서 진격해 들어간다. 지상을 휩쓸며 진격하는 ‘수평 전개 작전’이다. 정확한 공격 루트는 물론 극비에 부쳐진 상태. 지상군은 M-1과 브래들리 탱크로 밀어붙이고, 날아다니는 탱크라 불리는 AH-64D 공격용 헬리콥터의 보호를 받으면서 500km를 진격해 빠르면 24시간, 길어야 3일 안에 바그다드 외곽에 도달할 것이다.

지상군이 진격하는 동안 특수군은 이번 걸프전에서 가장 어려운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이라크 유전지대에 낙하산으로 투입되어 유전공을 장악하는 것이다. 이라크가 1차 걸프전 때처럼 유전공을 파괴하거나 불태우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유전지대에까지 지상군이 미처 도달하지 못했을 경우 특수군은 적진 한가운데에 투입될 수밖에 없다. 유전공 확보가 더 시급하기 때문이다.

지상군 총 병력 수는 약 25만명. 이 가운데 절반이 1차 걸프전에 참전했던 병사들이다. 이들은 이라크 정규군 37만5000명과 12만5000명의 이라크 공화국 특수호위대와 맞붙게 된다. 1차 걸프전 당시에는 지상전에 7일이 걸렸다. 이번 전쟁의 최단 목표는 24~36시간이다. 동시 입체 전면전, 즉 빅뱅이 아니면 불가능한 시간이다. 펜타곤은 지상군의 동서 양면 진격 외에 서쪽으로부터의 바그다드 압박도 희망한다. 전쟁을 최단기화할 수 있는 최선책이다. 인명 피해도 줄이고 폭격에 의한 파괴도 줄일 수 있다.

수직, 수평 전개에 이은 제3의 마지막 작전은 바그다드 봉쇄다. 후세인의 최정예군이 후세인을 보호하며 바그다드에 남게 될 경우(이것은 후세인으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전면적인 시가전 대신 쿠데타에 의한 후세인 체포나 사살을 노릴 수도 있다. 시가전에 따른 희생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1년 전 부시 대통령과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중앙사령부 토미 프랭크스 장군에게 후세인 정권 붕괴를 위한 군사계획을 처음 지시했을 때 프랭크스 장군은 5개 사단과 5척의 항모를 요구했다. 럼스펠드는 병력을 반으로 줄이라면서 세 번이나 프랭크스 사령관의 작전 입안서를 되돌려보냈다. 프랭크스는 일단 병력을 동원할 경우 대규모로 끝장을 본다는 ‘파월 독트린’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반면 럼스펠드는 가능한 한 빠른 군사작전을 원했다. 현재의 동원 병력은 프랭크스 사령관의 안이다.

펜타곤은 이라크군 40만 병력의 대부분이 대규모 폭격이 이루어진 직후 이미 전의를 상실하게 될 것으로 믿고 있다. 미군은 이 작전의 일환으로 3월 초 이라크 남부에 이라크군의 귀순을 유도하는 대량의 전단을 살포했다.

그렇다면 ‘걸프전II’에는 어떤 무기들이 등장할까. 이번에 선보일 무기 중 상당수가 신형이거나 1차 걸프전 때와는 비교가 안 되는 최신 개량형이다. 우선 1차 걸프전 때는 10%에도 못 미쳤던 스마트탄이 전체 포탄의 80%를 차지한다. 12년 전에는 레이저 유도 공습이었으나, 이제는 모든 공격이 위성유도장치로 이루어진다. 이른바 연합직격탄(JDAMS·joint direct-attack munitions)은 후세인 궁전이나 지휘소 등을 정밀하게 파괴해야 할 때 사용된다.

이라크 탱크는 미 탱크의 위치를 파악하기도 전에 파괴될 것이다. B-2 폭격기는 이라크의 모든 화력권 밖에서 목표물을 수천 발의 JDAMS로 파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형 핵폭탄의 파괴력을 가지고 있는 무게 9450kg의 대형폭탄인 ‘포탄의 어머니’ MOABS를 포함한 이 모든 무기가 1차 걸프전 때에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것들이다.

500만 시민이 거주하는 바그다드 점령이야말로 대이라크 전의 최대 목표다. 가능하면 시가전을 피하면서 시 전체를 봉쇄, 반후세인 쿠데타를 유도하거나 바그다드 시민들을 시 외곽으로 유도해낸 다음 특공대를 투입하고 스마트탄으로 시의 주요 목표물을 파괴한다는 것이 미국의 계획이다.

군사력만으로 평가한다면 미국의 대이라크전은 이미 끝난 전쟁이다. 그러나 모든 전쟁에는 상대가 있다. 후세인의 주변국 선제공격을 통한 전쟁 확산, 생화학 무기 사용 등 미국도 최악의 시나리오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주간동아 377호 (p58~60)

이흥환/ 미 KISON 연구원 hhlee0317@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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