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77

..

황사 오면 환절기 질환 “에~에취”

눈·피부·호흡기 관련 각종 질병 유발 … 외출시 바람 차단, 귀가 후 청결 유지를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03-03-20 14:19: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황사 오면 환절기 질환 “에~에취”

    봄의 불청객 환절기 질환. 조금만 방심하면 병원 신세를 져야 한다.

    혹독한 추위에 시달렸던 이에게 봄소식만큼 반가운 게 또 있을까 싶지만 모두에게 다 그런 것은 아니다. 꽃소식보다 먼저 찾아온 불청객, 봄철 환절기 질환은 추위만큼이나 매섭고 견디기 힘들다.

    봄철 환절기 질환을 일으키는 요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황사가 그 주범이다. 중국 중북부 지역의 황토지대에서 생성된 먼지와 몽골의 고비사막의 모래가 뒤섞인 황사바람에는 중국 공업지대에서 생성된 규소와 중금속 등이 포함돼 있어 눈뿐만 아니라 호흡기, 피부 등에도 나쁜 영향을 준다.

    황사먼지로 인해 가장 먼저 자극을 받는 인체기관은 눈이다. 눈에 미세한 황사먼지가 들어가면 알레르기 결막염이 생길 수 있고, 먼지 입자의 직접적인 접촉으로 각막이 손상될 수도 있다.

    결막염에 걸리면 무엇보다도 가려움 때문에 고생하게 된다. 눈 주변의 화끈거림, 눈물, 눈부심 등의 증상도 나타나며 심하면 흰자위나 눈꺼풀이 붓고 눈곱이 끼기도 한다. 윗 눈꺼풀을 뒤집어보면 포도송이 모양의 돌기가 발견되는 것이 특징.

    이런 증상은 특히 요즘처럼 날씨가 따뜻하고 건조해질 때 발생하기 쉽다. 기후의 변화나 사람의 활동에 따라 진행에 차이가 나기 때문에 결막염 증세가 나타나면 일단 병원을 찾아야 한다.



    결막염은 별다른 치료법이 없는 만큼 자극의 원인을 없애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빛사랑안과 이동호 원장은 “결막염으로 눈이 가렵거나 자극이 느껴질 경우 눈을 비비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눈을 비비게 되면 알레르기 반응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안과 전문의를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알레르기 결막염·비염 요주의

    황사 오면 환절기 질환 “에~에취”

    서울 남산을 찾은 유치원생들이 황사에 숨이 막히는 듯 마스크를 쓰고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왼쪽). 피부나 두피가 가렵다고 자꾸 긁으면 더 가려워지며 상처가 나서 세균에 감염될 수 있다.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 재채기와 콧물 때문에 고생하는 알레르기성 비염은 나무, 잔디, 잡초 등의 꽃가루와 집먼지, 진드기가 발병의 주요 원인인데 특히 황사가 불 때면 최고조에 달한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은 흔히 완치가 어렵다고 지레짐작해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결코 퇴치 불가능한 질환이 아니다. 해맑은이비인후과 이화식 원장은 “회피요법(원인을 피하는 치료), 약물치료, 면역요법, 수술요법을 적절히 활용하면 완치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며 “상당수의 환자는 회피요법과 약물요법만으로도 증상이 현저히 개선되며, 만약 이것만으로는 증상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 면역요법을 시도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엔 아르곤 플라스마 응고법이 알레르기 비염 치료에 큰 효과를 보이고 있다. 이 수술법은 기존 수술법에 비해 출혈 부위의 지혈이 쉽고 일정한 깊이 이상 침투하지 않아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 수술시 매연과 불쾌한 냄새가 적게 나 수술 시야가 양호하며 레이저 치료 때와 같은 방어용 안경이 필요하지 않다는 장점 때문에 알레르기 비염 수술뿐만 아니라 이비인후과 수술에도 널리 쓰이고 있다.

    건조하면서도 바람이 많이 부는 요즘 같은 계절에는 바람과 함께 날리는 먼지나 이물질 등이 피부를 자극한다. 이러한 자극으로 나타나는 피부건조증은 주로 넓적다리와 정강이 부위가 가렵기 시작해 엉덩이, 팔꿈치 등까지 가렵다, 그 정도가 심해지면서 전신으로 퍼진다. 보통 잔비늘 같은 각질이 일어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가려운 부위가 점차 넓어진다. 심한 경우 긁으면 피부 표면이 갈라지기도 하며 피가 나고 습진 등 피부염이 생기기도 한다. 피부건조증이 심해져 피부염이 되었다면 물론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평소의 적절한 피부 관리로도 이를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우선 목욕은 온탕 속에서 오래 있지 말고 가급적 가벼운 샤워 정도로 끝내는 것이 좋다. 어떤 사람들은 피부에 허옇게 각질이 일어난다고 목욕탕에 가서 때밀이 수건으로 박박 문지르는데 이는 불 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것이나 다름없다.

    가려움증이 있으면 비누 사용을 자제하거나 사용하더라도 유아용 비누 혹은 보습 기능이 있는 비누를 선택한다. 목욕 후에는 물기가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오일을 발라주거나 물기를 닦은 후 곧바로 로션을 발라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봄철은 건조한 기후뿐만 아니라 바람이나 황사가 문제가 되기도 한다. 종로S&U피부과 여운철 원장은 “피부를 바람에 노출시키면 황사나 먼지 등 이물질이 피부에 많이 묻게 되는데 이를 제대로 제거하지 않을 경우 피부를 자극할 뿐만 아니라 접촉피부염이나 농가진 등 이차적으로 다른 피부질환을 병발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말에 발표된 기상청의 ‘2003년도 봄철 계절예보’에 따르면 올해는 예년보다 황사가 잦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황사바람은 무조건 쐬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만 그럴 수도 없는 일. 황사에 의한 갖가지 질환을 막기 위해서는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에는 창문과 문을 닫아 실내에 바람이 들어오는 것을 막고 △외출시에는 마스크, 모자, 안경 등을 착용해 몸 안으로 바람이 들어오는 것을 최대한 차단하며 △외출 후에는 항상 손을 씻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