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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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계 집안싸움 끝이 없네!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입력2003-03-05 15: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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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육계 집안싸움 끝이 없네!
    신도환 전 신민당 최고위원은 최근 ‘체육을 사랑하는 사람’ 명의로 배달된 우편물을 받고 분통을 터뜨렸다. 신 전 최고위원은 대한체육회장 서리와 2002 월드컵 축구대회 조직위원회 자문위원을 지낸 체육계 원로. 편지의 내용은 이연택 대한체육회장과 측근 인사들을 “이런 작자들이 과연 한국 스포츠계를 끌고 나갈 자격이 있느냐”면서 비난하는 것이었다. 신 전 최고위원은 “체육계가 두 편으로 나뉘어 싸우고 있는 모습이 볼썽사납다”며 “실명을 밝히지 않고 특정 인사를 음해하는 등 감투싸움을 벌이고 있는 모습에 화가 치민다”고 말했다.

    편지는 장모 김모 성모씨 등을 ‘이연택 마피아 사단’이라고 꼬집으며, 국고를 축내는 이회장과 주변인물들은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회장이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부회장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다시 포기하면서 국제적 망신을 자초했다는 것. 그러나 편지 내용의 일부는 사실과 다르다. 이회장이 출마를 포기한 것은 김운용 전 대한체육회장의 측근 인사를 비롯한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측 인사들이 현지에서 ‘이연택 낙선운동’을 벌였기 때문이다(주간동아 373호 ‘밖에 나가 집안싸움 체육계 국제망신’ 제하의 기사 참조).

    한편 대한체육회를 담당하는 일부 언론사 기자들에게도 ‘한국체육인동우회’ 명의의 우편물이 배달됐다. 내용은 신 전 최고위원이 받은 편지와 비슷했다. 그런데 이 우편물은 체육인동우회에서 보낸 게 아니었다. 체육인동우회의 한 관계자는 “비슷한 편지를 우리도 받았다”며 “특정 세력이 여론몰이를 위해 우편물을 뿌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낙선운동 파문으로 체육계가 발칵 뒤집혔다”면서 “김운용 전 회장 측근 인사들과 이연택 회장측 인사들이 다투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2001년 초에도 기자들에게 대한올림픽위원회(KOC) 명의의 우편물이 배달된 적이 있다. 당시에도 KOC의 정식 공보라인을 통해 편지가 발송된 게 아니었다. 김 전 회장이 대한체육회장에서 물러난 직후에 배달된 이 편지엔 “김 전 회장의 사퇴는 정체불명의 시민단체에 의한 것이다.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판정 소송 당시 김 전 회장의 대응이 찬사를 받았다”는 외신보도 내용이 담겨 있었다. 당시 이 편지를 받은 기자들은 김 전 회장 복귀를 원하는 세력이 여론몰이에 나선 것으로 분석했다.

    신 전 최고위원은 “체육회가 왜 이 모양이 됐는지 모르겠다”며 “서로 비난하고 헐뜯을 시간에 체육계 발전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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