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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LG-삼성과도 ‘특별한 인연’

부인 김영명씨 친정 6남매 ‘혼맥’… 손위동서 허광수 회장-방상훈 사장과 ‘사돈’

  • < 성기영 기자 >sky3203@donga.com

정몽준, LG-삼성과도 ‘특별한 인연’

정몽준, LG-삼성과도 ‘특별한 인연’
대선 출마 선언을 앞두고 있는 정몽준 의원이 매스컴에 부인 김영명씨(46)를 본격적으로 공개한 것은 지난 8월17일 지리산 산행에서였다. 우리 정치 현실에서 정치인의 아내라면 지역구민들과 동네 대중탕에서라도 스스럼없이 어울려야 할 만큼 험한 일도 마다할 수 없는 것이 사실. 그런 의미에서 외교관 집안의 막내딸이자 재벌가의 며느리인 김씨가 세인들의 관심을 모으는 것은 내키지는 않겠지만 당연한 일일 것 같다. 정의원의 혼맥(婚脈)이 더욱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거물급 정치인인 동시에 재벌2세라는 점도 함께 작용한다.

대부분 일본·미국 명문대학 출신

정의원의 부인 김영명씨는 아버지인 김동조 전 장관을 따라 초등학교 3학년 때 일본으로 건너갔고 그 후 김 전 장관의 주미대사 발령에 따라 대부분의 학창생활을 미국에서 보냈다. 외교관 자녀답게 일본과 미국에서도 명문 학교 위주로 수학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대학 시절에는 미 웨슬리대학에서 국제정치학을 전공하고 부전공으로 미술사도 공부했다. 웨슬리대는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의 부인 힐러리 여사나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 등이 나온 전통 명문으로 꼽힌다.

정의원의 형수 중 한 사람이 중매를 서 정몽준 의원과는 지난 78년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정의원의 장인인 김동조 전 외무부장관은 장관직에서 물러나 이태원의 한 전셋집에서 살고 있었다. MIT 재학중이던 정의원이 이 집으로 김 전 장관을 찾아가 결혼을 허락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함께 테니스를 치기도 하는 등 1년 정도 사귄 끝에 결혼에 성공했다.

정몽준, LG-삼성과도 ‘특별한 인연’
부인 김영명씨는 울산에서 현대주부대학 명예학장과 울산 동구 여성합창단 고문 등의 직함을 갖고는 있으나 대부분 지역구 관리를 위한 최소한의 활동에 그친다고. 현대주부대학은 계열사 직원 부인들에 대한 교양강좌로 출발한 대중교육기관이고 여성합창단도 정기 발표회 때마다 행사장을 찾는 정도. 그러나 한때 광주 서구 어머니 합창단과의 ‘동서화합’ 행사도 주선하는 등 정치적 감각을 보여왔다. 울산 동구 지구당의 한 관계자는 “정의원 부인은 무엇보다 검소하고 겸손한 성격으로 지역구에서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김영명씨는 김 전 장관의 2남4녀 중 막내딸이다. 김씨의 오빠와 언니들은 외무부 장관의 자녀들답게 대부분 미국에서 명문대학을 나왔다. 특히 장녀인 영애씨와 영숙씨는 김 전 장관이 한·일 국교정상화 직후 초대 주일(駐日)대사를 지낼 때 일본 최고의 여성 사립명문 세이신(聖心)대학을 졸업했다. 세이신대는 아키히토 일본 천황 부인이 나온 학교로도 유명하다.

6남매 중 장녀인 영애씨는 현재 미국 코네티컷에 거주하면서 모건스탠리 부사장으로 재직중인 국제 금융계의 거물이다. 남편 역시 해양 관련 비즈니스를 하는 재미 사업가. 정의원 처남인 장남 김대영씨는 미 암허스트대학을 졸업했고 차남 민영씨도 펜실베니아대학 와튼스쿨을 졸업한 뒤 컬럼비아대학에서 경제학 박사를 땄다. 김대영씨는 현재 ‘해오실업’이라는 이름으로 현대해상화재 보험대리점을 하고 있다. 차남 김민영씨는 유학을 마친 뒤 국내로 들어와 현재 외국어대 무역학과 교수로 재직중. 차남 김씨의 부인 정다미씨 역시 명지대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중이어서 정의원 처가 쪽에서는 유일하게 학자 집안을 이룬 셈이다.

정의원의 처가 식구 중 세간의 관심을 가장 많이 모을 만한 인물은 바로 위 동서인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이다. 허광수 회장은 김영명씨의 바로 위 언니인 영자씨의 남편. 허회장의 부친인 허정구 전 삼양통상 명예회장은 얼마 전 타계한 LG그룹 공동 창업 공신인 허준구 LG건설 명예회장의 맏형이다. 정의원 동서인 허회장 일가는 ‘구씨-허씨’ 공동 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LG그룹의 한 축인 허씨 일가의 장손 집안인 셈이다.

허회장은 바로 위 형인 허동수 LG칼텍스정유 회장이나 사촌인 허창수 LG건설 사장 등에 비해 재계에 LG쪽 사람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다. 여기에는 선친인 허정구 전 삼양통상 명예회장이 LG 경영에 참여한 것이 아니라 이건희 회장과의 인연으로 삼성물산과 제일제당 등 삼성 계열사 경영을 맡아온 배경도 작용했을 수 있다. 말하자면 현대가(家)의 정의원이 동서인 허회장을 통해 LG가문은 물론 삼성가(家) 등과도 보이지 않는 인연을 맺은 셈이다.

정몽준, LG-삼성과도 ‘특별한 인연’
허광수 회장은 현재 삼양인터내셔널이라는 유통무역업체를 경영하면서 축구협회 자문위원을 맡고 있기도 하다. 허회장은 축구협회 11명 자문위원 중의 한 명. 축구협회 자문위원은 현홍주 전 주미대사, 이건개 의원 등 정치인이나 고위 관료 출신, 체육 관계자들이 대부분. 그러나 허회장은 지난 99년 초 북한 아태평화위원회 초청으로 정몽준 회장 일행이 월드컵 남북한 분산 개최 등을 논의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했을 때 축구협회 자문위원 자격으로 동행해 눈길을 모았었다. 당시 방북단은 오완건 김상진 부회장과 조중현 전무 등 축구협회 관계자들로 구성됐었다.

특히 허광수 회장은 지난 2000년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과 사돈을 맺어 관심을 끌기도 했다. 허광수 회장의 딸 유정양은 미국 유학중 귀국한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의 장남 준호씨(현재 기무사 중위로 군복무 중)와 결혼했다.

정몽준 의원은 슬하에 2남2녀를 두고 있다. 기선, 남이, 선이 등 1남2녀를 둔 뒤 막내 예선이를 늦둥이로 낳았다. 기선군과 남이양은 현재 둘 다 연세대 재학중. 막내 예선군은 아직 초등학교 입학 전이니까 누나, 형들과는 10년 이상 차이가 나는 셈이다.

막내 예선군이 태어난 것은 지난 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축구 예선전이 한창 열리던 때였다고 한다. 당시 정회장은 올림픽 예선전이 열리던 말레이시아 현지에서 막내의 출산 소식을 접하고 김영명씨에게 “우리 축구대표팀이 올림픽 지역 예선을 통과한 만큼 막내 이름도 ‘예선이’로 하자”고 제안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늦둥이 막내 예선(7)군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축구에 입문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정의원이 ‘공을 찰 나이가 되면 축구를 가르쳐보고 싶다’는 뜻을 표명함에 따라 현재 ‘차범근 축구교실’에 입학해 축구를 배우고 있다.

김영명씨 가족들은 대부분 정의원의 대선 출마와 관련해 말을 아꼈다. 아직 공식 출마 선언을 하기도 전인데다 정의원이나 김씨측이 가족 이야기를 별로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현대중공업이나 축구협회측에서는 정의원 부부나 가족과 관련한 사진조차 정의원측의 허락 없이는 내보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인 김씨측 가족들은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지면서 화목한 우애를 과시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외교관 집안이다 보니 형제들이나 처남, 매제 간에 만나더라도 정치 이야기는 잘 하지 않는 편”이라고 말했다. 다른 가족들 역시 “정의원의 바쁜 일정을 감안해 최근 들어 만나는 횟수는 더 적어진 편”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현재 미국 하와이에 머물고 있는 정의원의 장모 송두만씨(80)는 “막내딸과 사위가 얼마나 마음고생이 많겠느냐”며 귀국할 뜻을 비쳤다.



주간동아 350호 (p12~13)

< 성기영 기자 >sky320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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