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03

2001.09.27

노출하고 싶은 여자, 훔쳐보고 싶은 남자

  • < 이선규/ 유로탑 피부비뇨기과 원장 > www.urotop.com

    입력2004-12-24 14:32: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노출하고 싶은 여자, 훔쳐보고 싶은 남자
    태양의 계절 여름이 가고 바야흐로 우수와 고독의 계절인 가을로 접어들었다. 가을은 분명 ‘남성의 계절’이지만 한편으론 남성에게 무척 아쉬운(?) 계절이기도 하다. 더위를 핑계 삼아 허벅지와 겨드랑이, 앞가슴을 훤히 드러내 놓고 다니던 젊은 여성을 더 이상 거리에서 마주치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미국 여성은 교양이 높을수록 잠자리에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이 된다고 한다. 섹스 심벌 마릴린 먼로는 심지어 그녀의 잠옷에 대해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의 잠옷은 샤넬 넘버 파이브다”고 답했을 정도.

    프랑스 파리의 명물인 캉캉춤도 사실은 들어 올리는 다리 사이로 젊은 처녀의 비밀스러운 부분이 순간적으로 엿보이는 것 때문에 유명한 춤이다. 이 때문에 무대 감독들은 모든 무용수들에게 스커트 자락 속의 하반신에는 어떤 것도 입지 않은 상태로 춤추게 했다.

    이런 전통은 계속 발전해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이미 훔쳐보기 영화관이 버젓이 영업하고 있다.

    역시 좋은 것도 과하면 병이 되는 법. 이런 ‘훔쳐보기’와 ‘드러내기’ 전통은 현대사회로 들어오면서 질환으로까지 발전했다. 의학에서는 엿보기 정도가 지나친 것을 ‘도시증’이라 하고, 스스로 노출함으로써 쾌감을 얻는 것을 ‘노출 음욕증’이라 한다.



    남성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도시증은 낯선 사람, 특히 여성의 나체나 다른 사람이 성교하는 장면을 몰래 훔쳐볼 때만 성적 흥분을 느끼는 증상. 이들은 다만 성적 흥분을 얻으려 하지, 훔쳐보는 대상과의 직접적 성행위는 원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의학계에서는 이런 연유로 여름철 여성의 노출욕구를 남성의 ‘그것’과 달리 눈에 잘 띄지 않는 성기에 대한 과시욕이 온몸으로 퍼진 것으로 해석한다. 그럼 지난 여름, 미니 스커트나 배꼽티를 입고 거리를 활보한 여성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노출 욕구의 해소 차원? 판단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심한 노출이나 지나친 훔쳐보기는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