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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평소 멀쩡하다 운동중에 ‘억’

돌연사 부르는 ‘운동 유발성 고혈압’ … 45세 이상 새롭게 운동 시작 땐 꼭 검사를

  • < 김철/ 인제의대 상계 백병원 심장재활클리닉 교수 > josephck@hanmail.net

평소 멀쩡하다 운동중에 ‘억’

평소 멀쩡하다 운동중에 ‘억’
요즘 건강이나 다이어트를 위해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이 부쩍 많아졌다. 운동이 그 어떤 보약이나 건강식품보다도 이롭다는 것은 이제 상식에도 속하지 못한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서 평소 건강한 사람이 운동 중에 갑자기 죽었다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린다. 이같은 돌연사의 대부분은 심장발작이나 뇌출혈에 의한 것으로, 평소 운동을 안하던 65세 이상의 사람이 갑자기 운동할 경우 운동을 안하고 가만히 있을 때보다 돌연사할 가능성이 65배 이상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연구 결과다. 돌연사를 당한 사람을 면밀하게 조사해 보면 그들 중 상당수가 평소 자신에게 고혈압이나 심장병이 잠재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고, 당뇨병·고지혈증·흡연·심혈관계 질환의 가족력 등 돌연사와 연관된 위험 인자들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고혈압은 소리 없이 우리에게 슬쩍 다가와 숨어 있다가 결정적인 순간 우리의 뒷목을 치는 ‘침묵의 살인자’라 할 수 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가만히 있을 때는 문제가 없지만 운동할 때만 혈압이 올라가는 ‘운동 유발성 고혈압’을 사람들이 간과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얼마 전 어느 스포츠 센터 회원들을 대상으로 운동부하검사를 실시하였는데 그들은 모두 평소 자신의 혈압을 정상으로 알고 있었고, 우리 병원에서 안정시 측정한 혈압 역시 모두 정상이었다. 그러나 운동부하검사 결과 그들 중 10%에서 운동중 수축기 혈압이 200~220mmhg, 이완기 혈압이 110~120mmhg 이상 올라가는 ‘운동 유발성 고혈압’이 나타났다. 운동량이 증가하면 혈압이 어느 정도 올라가는 것이 정상이지만 정상인의 경우 최고 강도의 운동을 해도 수축기 혈압 180mmhg, 이완기 혈압 100mmhg를 넘지 말아야 한다. 운동 유발성 고혈압을 보이는 사람은 낮은 강도 또는 중간 정도 운동 강도에서도 혈압이 급격히 올라간다. 이같은 운동 유발성 고혈압 환자에게는 대부분 혈압약을 처방하지 않지만 안전한 범위 내에서의 운동의 종류와 시간, 횟수, 기간, 주의사항 등을 포함한 운동을 권한다. 그래야만 자신도 모르게 운동중에 혈압이 급상승하여 위험한 일이 벌어지는 사태를 막을 수 있다. 외국의 학자들은 이런 운동 유발성 고혈압이 나타난 사람 중 50~60%가 향후 5년 내 안정시에도 혈압이 올라 혈압약을 먹어야 하는 ‘진짜’ 고혈압 환자가 된다고 보고, 이들을 예비 고혈압 위험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렇다면, 예비 고혈압 환자(?) 또는 이미 고혈압 판정을 받은 환자는 혈압의 상승이 두려워 운동하지 말아야 하는가? 그렇지는 않다. 대부분의 고혈압 환자들은 약물요법을 시작하기 전에 저염 식이요법, 체중감량, 운동요법, 알코올 섭취 제한, 요가요법, 정신요법 등 생활요법을 충분히 실시하는 게 관행이다. 이 중 운동요법은 직접 혈압을 낮추는 효과뿐 아니라 고혈압 약물의 종류와 수량을 줄여주고, 고혈압과 관련된 합병증 발생을 막아주며, 여러 심혈관계의 위험 인자를 개선한다는 측면에서 약물요법만으로는 얻을 수 없는 효과를 가져다준다. 즉 운동요법은 고혈압 치료의 가장 적절한 방법의 하나이며 여러 의학 문헌들을 통해서도 그 효과가 이미 입증되어 있다.



그렇다면 운동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고강도(최대 맥박 수의 70% 이상)의 운동은 그에 따른 위험부담만 증가시킬 뿐 혈압의 강압효과는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비교적 낮은 강도(최대 맥박 수의 40~60%)의 운동을 꾸준히 할 경우 혈압 하강 효과가 나타난다. 최대 맥박 수 70% 이상의 고강도 운동은 혈액 내 젖산 및 카테콜라민·레닌·노르아드레날린 수치를 증가시키며 이는 혈관을 갑자기 수축시켜 혈압의 상승은 물론 심근경색증 등의 합병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무리한 운동보다는 편안하게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운동이 좋다. 여기서 최대 맥박 수는(220-자신의 나이) 공식에 의하여 구할 수도 있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므로 보다 정확하게 자신의 최대 맥박 수를 확인하도록 한다. 또한 안전하고 효과적인 운동처방을 받으려면 운동부하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1회 운동시간은 30~40분 정도가 적당하며, 가벼운 체조와 스트레칭 및 제자리걸음 등을 이용한 준비운동과 마감운동을 본 운동 시작 전후 각각 10분씩 하도록 한다. 운동 빈도는 생리학적으로 볼 때 주 4~5회 정도 (최소한 하루 걸러 하루씩 운동)가 효과적이며, 운동 기간은 오래 지속적으로 할수록 강압효과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2~6개월경에 최대의 강압효과가 나타난다. 운동의 종류는 걷기, 속보, 조깅, 자전거, 수영 등과 같이 온몸의 큰 근육들을 골고루 이용하며 리듬감있게 할 수 있는 유산소 운동이 권장된다.

저강도 유산소 운동이 바람직

평소 멀쩡하다 운동중에 ‘억’
고혈압은 만병의 원인이 되고 그로 인한 합병증은 중년 이후 노년으로 넘어가는 우리 인생의 석양기를 힘들게 한다. 이를 막기 위하여 사전 검진과 그에 맞는 생활요법을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며, 고혈압의 가족력이 있거나 평소 운동을 잘 안 하고 알코올이나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는 사람, 그리고 비만증이 있는 사람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 자신의 건강을 위하여 하루 1시간씩 운동에 투자하는 것은 그 어떤 투자보다도 값진 것이다. 그러나 평소 운동을 잘 안 하던 45세 이상의 사람이 새롭게 운동을 시작하려면 운동부하검사로 잠재된 위험성을 확인하고 자신에게 적합한 운동처방을 받는 것이 좋다.



주간동아 2001.09.06 300호 (p92~93)

< 김철/ 인제의대 상계 백병원 심장재활클리닉 교수 > josephc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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