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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후보 “나요, 나”

한나라당 홍사덕·이명박씨 불꽃 튀는 신경전 … 이회창 총재의 ‘교통정리’가 관건

  • < 김시관 기자 > sk21@donga.com

서울시장 후보 “나요, 나”

서울시장 후보 “나요, 나”
한나라당 홍사덕 의원과 이명박 전 의원이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놓고 묘한 긴장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두 인사는 “지금은 언론 정국 대처에 힘을 모아야 할 때다”며 손사래를 치지만 시장 후보자리를 놓고 벌이는 두 스타 정치인의 경쟁은 이미 당내의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두 인사는 현재 한나라당에서 가장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된다. 특히 이회창 총재와 지근거리를 유지하는 홍의원의 경우 국회부의장직 사퇴 직후부터 당내 후보 0순위로 거론된다. 홍의원은 지난 12일 “공식 출마를 선언할 단계는 아니지만 연말쯤에는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완곡하게나마 출마를 선언했다. 홍의원측은 이날 발언과 관련 “취재진들이 호의적으로 쓴 기사일 뿐이다”며 한걸음 물러났다. 그러나 “이명박 전 의원이 출마할 것으로 보며 그 경우 경선을 해야 할 것이다”는 홍의원의 발언은 시장 후보를 둘러싼 긴장감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서울시장 선거에 대한 홍의원의 기존 입장은 “대선전략에 맞춰 결정해야 하며 경선은 당내 후유증과 파장이 큰 만큼 이회창 총재가 교통정리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었다.

그러자 국가혁신위 활동(미래경쟁력분과 위원장)에 몰두하던 이명박 전 의원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 전 의원은 “이총재가 올바른 판단을 할 것이다”며 이총재의 교통정리에 무게를 실었다. 경선을 언급한 홍의원 주장과는 정면 배치하는 발언으로 두 인사의 ‘경쟁심리’를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그는 “홍의원이 서울시장이 아닌 대선 조직의 중요한 자리 등 다른 것을 염두에 둘 수도 있다는 것이 당원들의 생각이다”며 경쟁심리를 표출하기도 했다.

서울시장 후보 “나요, 나”
이러한 두 인사의 신경전은 고건 서울시장이 ‘신동아’ 8월호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치열해졌다.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 결과 서울시장의 유력한 여권 후보로 거론되던 고시장의 불출마 선언은 그만큼 한나라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홍의원과 이위원장이 반사이득을 누릴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고시장의 불출마 선언 후 여권에서는 정동영 최고위원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이 역시 두 인사의 주변을 긴장감으로 몰아넣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도 윤곽을 잡아야 할 때다”는 견해와 함께 “정위원 역시 만만찮은 인물이다”는 부담어린 지적들을 제기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내년에 실시하는 서울시장 선거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대선 6개월 전에 선거를 치른다는 의미에서 민심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는 전초전이자 여야의 지지도를 측정하는 예비선거의 의미가 담겨 있다는 자체 판단이다. 특히 민선으로 실시한 두 번의 서울시장 선거에서 전신 민자당 시절부터 한 번도 이긴 적이 없는 한나라당으로서는 이번 선거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당의 한 관계자는 “대선을 2년 앞둔 지난 95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정원식 후보(당시 민자당 후보)가 조순 후보(당시 민주당)에게 패한 것이 97년 대선 패배의 빌미가 되었다”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서울시장 후보자리를 놓고 벌어지는 홍의원과 이위원장의 신경전은 한나라당의 대선 승리 가능성에 어떤 식으로 작용할까. 당내에서는 “지나치게 네거티브한 양상으로 흐르지만 않는다면 그들의 경쟁이 시너지 효과를 낳아 본선 경쟁력을 높일 것이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 그렇지만 이들의 희망대로 두 인사의 신경전을 과연 신사적으로 매듭지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따라서 결국은 이총재의 개입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국가혁신위의 한 관계자는 “누가 서울시장 선거에 유리할지, 누가 대선에 더 큰 역할을 할지가 관건이다”며 “결국 이총재의 교통정리로 승부가 날 것이다”고 말한다.

현재 두 인사는 이같은 당내 분위기가 부담스러운 듯 정작 서울시장 출마 문제만 나오면 입을 닫는다. 대신 언론 세무조사와 관련 연일 대여 공격의 선봉에 서는가 하면(홍의원), 국가혁신위 활동에 매진하는(이위원장) 모습으로 이총재의 눈길 끌기에 신경을 쓴다.



주간동아 2001.08.02 295호 (p22~22)

< 김시관 기자 > sk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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