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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가 즐겁다

손수 만든 단어장 “기억 쏙쏙”

손수 만든 단어장 “기억 쏙쏙”

손수 만든 단어장 “기억 쏙쏙”
영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내가 추천하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주머니에 수첩 넣고 다니기’다. 요새는 볼 수 없지만 얼마 전까지 TV에서 방영되던 ‘형사 콜롬보’를 기억하실 것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던 수사극이었는데 왜 방영이 중단되었는지 모르겠다. 여하튼 그 드라마에선 콜롬보 형사가 어딜 가든지 수첩을 꺼내들고 무언가를 적는 것을 볼 수 있다. 사건 현장에서 보고 들은 사소한 것까지 전부 적어놓고 틈틈이 들여다보면서 기가 막히게 사건을 풀어 나가는데, 영어를 공부하는 사람도 그런 태도를 본받을 필요가 있다.

나도 한창 열심히 공부하던 시절에 이렇게 수첩을 가지고 다녔다. 어디를 가든지 항상 ‘이런 경우 영어로는 뭐라고 하면 되나?’ 생각해보고 잘 생각이 나지 않으면 얼른 그 내용을 수첩에 적어놓고, 나중에 사전을 뒤진다든지 해서 알아내 또 수첩에 적어놓았다.

그뿐만 아니라 새로운 단어를 접해도 적어놓고, 재미있는 표현을 한 가지 배워도 얼른 적어놓았다. 영어로 그냥 볼 때는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우리말로 옮겨보면 재미있는 표현들을 계속 수집했다.

단어장은 이렇게 자기가 직접 만드는 것이 가장 좋다. 시중에 보면 ‘쭛쭛단어 암기장’ ‘쭛쭛순위 단어집’…하는 식으로 만들어 파는 단어장들도 많고, 그것들을 사서 외우는 학생들도 많다. 그런데 그렇게 앞뒤도 없이 단어 숙어들만 모아놓은 것들은 외우기도 힘들뿐 아니라 힘들여 외워도 금방 잊어버리기 일쑤다.

원래 단어나 숙어들은 낱개로는 아무 쓸모가 없고 문장 속에서만 생명이 있다. 그래서 단어장을 만들 때는 그 단어가 쓰인 문장을 함께 적어놓아야 한다. 그것도 자기가 읽던 내용에서 적은 것이라야 그 앞뒤 내용을 바탕으로 해서 기억이 강화된다. 그러한 기억을 ‘에피소드 기억’이라고 하는데 기억의 종류 중에서 강력한 것이다. 이렇게 해서 웬만한 양이 모아지면, 그것을 자기 목소리로 녹음 해서 듣는 것도 굉장한 도움이 된다. 녹음기에서 나오는 자기 목소리를 들으며 ‘내 목소리가 이렇게 형편없나?’하고 정나미가 떨어지는 것 빼고는 아주 좋은 방법이다.



녹음하는 요령은 우리말 뜻을 먼저 말하고 그 다음에 영어를 말하는 식으로 하면 된다. 예를 들면

잘 한다! 바로 그거야! - Way to go!

그 여자는 헤퍼 - She is easy.

위선자 - Hypocrite

선착순 - First come, first served

단어든 문장이든 가릴 것 없이 이런 식으로 녹음을 하는데 다닥다닥 붙여서 하지 말고, 여유 있게 생각해 가면서 듣고 반복해볼 수 있도록 우리말 뜻과 영어 사이의 간격은 약 2초 정도, 각 아이템 사이는 약 4초 정도의 간격을 두는 게 좋다. 녹음 순서는 ‘우리말→영어’식으로 우리말을 먼저 녹음하는 것이 ‘영어→우리말’식으로 하는 것보다 훨씬 더 효과가 있다.

이런 식으로 녹음을 해놓고 걸어가면서, 지하철 기다리면서, 운전하면서, 잠자리에서 들으면, 그 단어나 표현들을 접했던 당시의 ‘에피소드 기억’들이 되살아나면서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얼마간 이렇게 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상당한 어휘력을 갖추게 된다.



주간동아 2001.02.15 271호 (p9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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