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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락장’에서 살아남는 법

수익보다 손실에 신경써라

현금 비중 늘리고 철저한 손절매 전략 필요…주가 상승 땐 매도기회로 활용

수익보다 손실에 신경써라

수익보다 손실에 신경써라
금융시장처럼 인간의 본성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곳이 또 있을까. 투자자들은 주가 상승기에는 영원히 상승할 것으로만 생각한다. 결국 이런 상황에서는 탐욕이 시장을 지배하면서 시장은 과열되고 사람들은 무리수를 두게 된다. 반면 요즘과 같은 대세 하락기에는 주가가 날개없이 추락하기만 할 것으로 느껴진다. 당연히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게 된다. 주가는 이처럼 흐름이 있어 일정기간 상승하면 반드시 하락하게 마련이다. 특히 경제 여건이 악화되고 기업 실적이 감소하기 시작하면 수년에 이르는 대세 하락장을 연출하기도 한다. 가령 86년에 시작된 상승장은 89년 4월에 최고점을 이룬 뒤 92년 8월까지 40개월에 걸쳐 하락을 거듭했으며, 94년 11월부터 시작된 대세 하락은 IMF 위기를 탈출하기 시작한 98년 9월까지 46개월 동안이나 이어졌다.

이처럼 하락 장세는 일반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긴 시간을 지속할 수 있다. 이를 고려하면 주식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런 하락장에서 원금을 보전하여 살아남는 것, 즉 위험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장세 하락의 큰 특징은 주식시장을 둘러싼 여건은 그 어느 때보다 좋은데도 불구하고 장은 맥없이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는 점이다. 작년에 지속적으로 회복을 보인 경제는 4·4분기 13%의 높은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을 기록했고, 올해 들어서도 1·4 분기에 12.8%라는 높은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다. 또 1·4분기 잠정 집계 결과 올해 기업들의 수익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작년보다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년 같으면 상승해야 할 장이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는 얘기다. 하락 기간이 길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최근 주식시장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작년 일시에 증시로 유입된 간접투자자금이 올해 들어 만기가 되면서 증시로부터 유출되기 때문이다. 아직도 7월까지 7조원 정도의 간접투자 환매에 따른 매물이 남아 있어 기관 매도 우위 장세가 지속되면서 주가 하락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세 상승하는 장의 특징은 상승이 길고 하락 조정이 짧은 반면, 하락장은 반등 상승은 짧고 하락은 길다. 따라서 상승장과 하락장의 매매 방법이나 투자전략은 근본적으로 다르게 설정해야 한다.



상승장에서는 설령 매수-매도 시점을 놓치더라도 기다리면 주가가 상승하므로 공격적인 투자와 장기 투자가 가능하다. 반면, 하락장에서는 정확한 매수와 매도 시점을 놓치면 손실이 증가하게 된다. 특히 주식 보유 비중이 높거나 장기간 보유할수록 더욱 그렇다. 결국 하락장에서는 되도록 장에 참여하지 않아야 하며, 참여하더라도 주식 비중과 목표 수익률을 낮추고 단기적으로 대응하는 방어적인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일반투자자들이 하락장에서 손실을 적게 보려면 다음 몇가지 점을 명심해야 한다.

첫째, 주식 비중을 낮추고 현금 비중을 늘려야 한다. 하락장에서 투자자 전체의 수익 합계는 종합주가의 하락만큼의 손실로 나타나므로 대부분 손해를 보게 된다. 따라서 당초 하락장을 확인하면 주식시장에서 발을 빼고 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특히 하락장에서는 수익보다 손실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 손실을 외면한 채 수익만 기대하면 낭패보기 십상이다. 한 마디로 하락장에서 욕심은 절대 금물이다.

둘째, 하락장의 특징은 상승은 짧고 하락은 긴 게 보통이다. 따라서 매수했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생각과 반대로 주가가 움직이면 손실을 줄이는 손절매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 기대와 반대로 주가가 하락한다면 상황을 잘못 판단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때는 운전 중 위험이 닥쳤을 때 브레이크를 밟는 것처럼 빠르게 손절매하여 손실을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

셋째, 하락장에서 호재가 나타나면 매도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상승장에서 호재는 매수 기회이지만, 매수세보다 매도세가 강한 하락장에서는 호재를 매도 기회로 이용해야 한다. 특히 주식 비중이 높다면 하락후 반등할 때마다 주식 비중을 줄여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넷째, 주가가 낮다고 이를 기준으로 매수하는 것도 손실을 자초할 수 있다. 하락하는 주가는 하락 요인이 사라질 때까지 계속 하락하는 특성이 있으므로 단지 가격이 싸게 보인다고 매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반드시 상승을 확인한 뒤 매수하고, 하락을 확인하면 매도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현재의 증시 침체는 간접투자자금의 환매 완료와 함께 하락이 멈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금융구조조정 마무리와 기업의 실적 호재가 반영되면 다시 장기적인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현재의 하락장세가 단순히 증시 내부의 수급에 의한 한시적인 조정장임을 감안한다면 장기 투자 전략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장기투자를 위해서는 우선 단순한 시세 차익에 연연해서는 안된다. 기업의 내재가치와 현재의 주가를 비교해 실적`-`성장성과 기업의 안정성에 비해 주가가 현저히 낮아져 있다면 장기적인 전략 하에서 하락시 분할 매수를 늘려 가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것이다. 이런 투자 방법은 시세에 연연하지 말고 기업의 가치와 현재 주가의 저평가 정도만을 척도로 하고, 1년 또는 2년 등의 기한에 원래 가치로 회복될 것이라는 예상을 바탕으로 투자해야 한다.

금과 같이 자체 가치가 변하지 않는 것이라도 시장에서 매수가 약하면 가격이 하락하게 마련이다. 매매 가격이 하락했다고 해서 금의 본질 가치는 감소하지 않는다. 다시 시장의 수급이 좋아지면 제 가격으로 복귀한다.

기업의 주가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수급에 의해 시장 전반에 걸쳐 가치의 평가절하가 나타나게 되면서 주가가 하락하나, 시장의 수급이 좋아지면 제 가치에 합당한 가격으로 돌아온다.

최근 주가 급락으로 몇 개 기업을 제외하고 대부분 종목의 주가는 외환위기 당시의 최저치보다 하락해 있다. 심지어 기업을 청산할 때 분배받을 수 있는 가치나, 기업이 1년에 낸 수익보다 주가가 하락한 상황이다. 이런 종목을 발굴하는 것도 장기투자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주간동아 2000.06.08 237호 (p3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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