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27

2000.03.30

肝이여! 깨어나라

비타민-십전대보탕 등 원기회복 효과… 카페인 많은 커피는 삼가야

  • 입력2006-04-07 14: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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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肝이여! 깨어나라
    봄은 가장 피로를 많이 느끼는 계절이다. 아무리 자도 늘 눕고만 싶고 입맛도 없고 소화도 잘 되지 않는다. 이른바 봄철 피로증후군이다.

    봄철 피로는 ‘침묵의 장기’라 불리는 간장이 활발한 활동을 재개하기 때문에 생긴다. 활동을 많이 하는 만큼 무리가 되어 쉬 피로해지고 회복도 더디게 되는 것.

    이런 경우 보약으로 간장을 편하게 해주면서 간장의 열을 식혀 간을 보호해줘야 한다. 간장의 피로만 풀어주면 만성 피로증세를 말끔히 해소시킬 수 있다. 그러나 약을 쓰기 전에 반드시 개인의 간 상태를 확인해 두어야 한다.

    성인 남성의 경우, 간을 보호하는 보약에 스태미너를 증진시키는 보음지제를 쓰기도 하는데, 원기가 약한 노인에게도 효과가 있다. 권태감이 들고 관절통이 있을 때는 기를 강하게 해주고 피를 맑게 해주는 십전대보탕을 복용하면 효과가 있다.

    약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봄에 나는 향긋한 나물, 생 야채와 과일을 먹어 비타민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인삼과 공사인도 피로회복에 좋다. 우유 한 잔에 수삼 한 뿌리를 갈아서 먹거나, 공사인 4g을 넣고 찹쌀로 죽을 쑤어 아침식사 대용으로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카페인이 많이 든 커피 등은 뇌 속의 산소를 부족하게 하므로 피로를 가중시킨다. 오미자 4g, 구기자 12g, 인삼 12g에 물 한 사발을 붓고 한 시간 정도 달여 커피 대신 마시면 좋다. 인삼 8g, 백출 4g, 공사인 4g을 물 1000cc에 넣고 끓인 뒤 수시로 마셔도 좋다.

    식사가 끝난 뒤 찾아오는 식곤증도 봄철 피로증후군의 심각한 증세다. 식곤증을 이기려면 규칙적으로 식사하되, 저지방의 담백한 음식을 소식하는 게 바람직하다.

    식곤증에는 위장과 비장의 기능을 도와주는 삼출탕이 효과적이다. 인삼 창출 신곡 8g씩과 시호 2g을 물 150cc에 넣고 80cc로 줄어들 때까지 달인 뒤 아침과 저녁에 40cc씩 복용하면 자기도 모르게 식곤증이 사라질 것이다.

    봄이 되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건망증이 생기기도 한다. 혹자는 ‘봄바람에 마음이 들떠서’라고 해석하겠지만 실은 봄철 피로증후군의 한 가지다.

    영양부족 술 담배 과로 등이 기억력 감퇴의 주요 원인. 음식을 고루 먹어 영양섭취를 충분히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과일이나 깨엿을 간식으로 먹어도 좋고, 지방질을 제거하는 녹차, 원기를 돋워주는 인삼차, 심장기능을 강화하는 홍차, 섬유질이 풍부한 보리차 등이 좋다.

    동양학의 기본원리는 인간은 육체와 정신으로 이뤄졌으며, 이 둘은 분리될 수 없고 분리되어서도 안된다는 것. 공맹시대에 만들어졌다고 추정되는 황제내경에도 뇌신경과 정신에 대한 기록들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뇌신경에 관한 연구가 대단히 오래 전부터 이뤄졌음을 짐작할 수 있다.

    머리가 자주 아프고 화가 나거나 기억력이 자꾸 감퇴하는 경우, 스스로 명천고를 울려보면 효과가 있다. 척추를 곧게 세우고, 양 손으로 귀를 감싸 누른 뒤 집게손가락을 가운데손가락에 올렸다가 강하게 튀겨치는 방법이다. 치는 부위는 귀 뒤와 뒤통수 중앙의 높은 뼈 부분이다. 한 번에 36회씩 하루 2, 3회 시행하면 효과가 있다.

    오미자는 유기산이 풍부하므로 건망증 치료에 좋다. 쌉쌀한 맛을 시원하게 즐기거나 대추를 몇 알 넣으면 맛도 좋아지고 예민한 신경을 안정시켜 준다. 맥문동 8g, 인삼 4g, 오미자 4g을 넣어 끓인 물을 냉장고에 넣었다가 음료수 대신 마시면 건망증은 물론 치매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이 생맥산은 여름철 더위에 지쳤을 때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적당한 수면, 고른 영양섭취, 적당한 운동과 함께 긍정적인 사고와 명랑한 마음가짐을 가져야 건강하게 봄을 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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