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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윤석열 모두 공급 확대, 재건축 규제 완화 ‘닮은꼴’

부동산 분야 대선 공약… 임대차 3법은 “현행 유지” vs “과감히 철폐” 온도차

  •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이재명·윤석열 모두 공급 확대, 재건축 규제 완화 ‘닮은꼴’

[GETTYIMAGES, 동아DB]

[GETTYIMAGES, 동아DB]

이번 3·9 대선의 가장 큰 화두는 부동산이다. 대선 후보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이슈로 부동산정책을 꼽는 여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월 18~19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리서치가 ‘한국일보’ 의뢰로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대선 후보 선택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정책 이슈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부동산 대책 및 주거 안정 대책’이 45.4%로 가장 많았다(복수응답 허용.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p. 이하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그다음으로 △경제성장 방안(25.6%) △일자리 창출 및 고용정책(22.0%)이 뒤를 이었다. 부동산 및 주거 안정 대책에 대한 관심도는 40대(52.5%), 20대(50.4%), 30대(46.0%)에서 높게 나타났다.

‘부동산 문제 해결할 후보’ 여론조사도 박빙

이런 여론에 따라 두 후보도 부동산 민심 잡기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측은 부동산정책에서 문재인 정부와 ‘선긋기’로 차별화 전략을 택했다. 지난해 11월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 연설에서 “부동산 문제로 국민에게 고통과 좌절을 드렸다”며 “이재명 정부에서는 이런 일이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측은 여당의 ‘부동산 실정(失政)’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2월 17일 경기 용인시 유세 연설에서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보라. (부동산정책 발표를) 28번 한 것이 말이 되느냐”면서 “집값을 올려 집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가르고, 집 없는 사람은 민주당을 찍게 하려고 만든 것”이라고 주장하며 날을 세웠다.

유권자들은 어느 후보를 부동산 문제 해결 적임자로 볼까.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1월 15~17일 전국 유권자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현재 거론되는 부동산 문제를 가장 잘 다룰 후보는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이 후보(32%)와 윤 후보(33%)를 오차범위에서 엇비슷하게 지지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가 지지율 접전을 벌이는 것과 유사한 상황인 것이다. 전문가들은 “큰 틀에서 두 후보의 부동산 공약은 대동소이해 보이지만 비슷한 규모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하더라도 구체적으로 어느 지역에, 어떤 방식으로 추진할지 각론에서 차이를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 후보와 윤 후보의 부동산 공약을 △주택공급 △전월세대책 △과세 △재건축·재개발 △사회간접자본(SOC) 등을 중심으로 살펴봤다.

두 후보의 부동산정책 핵심은 공히 주택 공급 확대다. 이 후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10대 공약’에서 ‘311만 호 주택 공급으로 내 집 마련·주거 안정 실현, 함께 잘사는 균형 발전’을 공약 순위 4번으로 제시했다(표 참조). 현 정부의 공급 계획 물량 206만 호에 105만 호를 추가 공급하는 것이 뼈대다. 이 중 107만 호를 서울에 짓고 140만 호는 ‘기본주택’ 형태로 공급할 계획이다. 기본주택은 기본소득·기본금융과 함께 이 후보의 핵심 공약인 ‘3대 기본 시리즈’ 중 하나다. 소득·자산·연령 등 자격 요건을 갖춰야 입주할 수 있는 기존 임대주택과 달리 무주택자라면 누구나 살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30년 이상 임대할 수 있는 ‘장기임대형’과 ‘건물분양형’ ‘이익공유형’ 등 분양형 모델로 세분화했다. 이 후보는 공공이 보유한 택지에 분양가상한제와 분양원가 공개를 통한 ‘반값 아파트’도 공약했다.



윤 후보의 부동산 공약은 ‘수요에 부응하는 주택 250만 호 이상 공급’이 뼈대다. ‘코로나 극복 긴급구조 및 포스트 코로나 플랜’ ‘지속가능한 좋은 일자리 창출’에 이은 공약 순위 3번이다. 임기 5년 동안 서울 50만 호를 포함해 수도권에 130만~150만 호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핵심이다. 공급 형태별로 살펴보면 민간분양주택(119만 호), 공공임대주택(50만 호) 등이 중심이다. 이 후보 공약에 비해 민간분양 비중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윤 후보는 주거 약자인 청년층을 대상으로는 ‘청년 원가주택’ 공약을 내놨다. 20, 30대 청년에게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주택을 분양하고 5년 이상 거주 후에는 국가에 팔아 차익 70%를 누릴 수 있게 한 정책이다.

1월 24일 경기 용인시 포은아트홀에서 이재명 대선 후보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신규 노선 추가 등 ‘수도권 30분대 생활권’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동아DB]

1월 24일 경기 용인시 포은아트홀에서 이재명 대선 후보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신규 노선 추가 등 ‘수도권 30분대 생활권’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동아DB]

지난해 12월 13일 서울 강북지역 주택 재건축 정비구역을 찾은 윤석열 대선 후보. [동아DB]

지난해 12월 13일 서울 강북지역 주택 재건축 정비구역을 찾은 윤석열 대선 후보. [동아DB]

재건축 규제 완화 한목소리

두 후보의 재건축·재개발 공약도 시장의 큰 관심사다. 인허가 등 규제가 완화되면 도심에 대규모 주택을 비교적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현 정부의 재건축·재개발 정책 기조는 ‘규제 강화’였다. 노무현 정부 때 처음 도입된 후 시행 유예기를 거쳐 사실상 사장됐으나, 문재인 정부 들어 부활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가 대표적이다. 재초환의 핵심은 재건축 조합원 인당 평균 3000만 원 이상 개발 이익을 얻을 경우 그중 최대 50%를 환수하는 것이다. 정부의 도시 재정비 규제 기조에 따라 정밀안전진단 허들도 높아졌다.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주요 재건축 단지의 사업 진행이 더딜 수밖에 없었다.
이 후보의 현 정부 부동산정책과 거리두기는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에서 뚜렷이 드러난다. 이 후보는 △4종 주거지역을 신설해 500% 용적률 적용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개선 △노후 신도시 특별법 제정으로 재건축·리모델링 활성화를 공약했다. 이 중 4종 주거지역 신설 공약은 재건축 조합의 수익을 높여 사업 진행에 탄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재건축에 따른 부동산 수익을 억제한 현 정부 기조와 대조되는 공약이다. 현재 상업시설을 포함한 준주거지역(용적률 최대 500%)을 제외하고 1~3종 일반주거지역의 용적률은 100~300%이다.

윤 후보도 도시 재정비를 통한 주택 공급에 적극적이다. 250만 호 주택 공급 공약을 뜯어보면 이 중 47만 호가 재건축·재개발을 통한 것이다. 윤 후보의 경우 용적률 제고를 주거 취약계층 지원과 연계했다. 역세권 민간 재건축 용적률을 현행 300%에서 500%로 높이되 추가 용적률 중 50%를 기부채납 형식으로 청년·신혼부부 ‘역세권 첫 집’으로 활용하겠다고 공약했다. 그 외에도 재초환 완화, 30년 이상 공동주택 정밀안전진단 면제 등도 윤 후보의 재건축 촉진 공약이다.

부동산 관련 세율과 금융정책에서도 두 후보는 규제 완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 후보는 이번 정부 들어 추진한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는 계획대로 추진하되 1주택 저소득층·고령층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납부를 연기할 방침이다. 일시적 2주택 보유자, 상속 지분에 따른 다주택 보유자의 경우도 종부세 납부를 유예할 전망이다. 생애 첫 내 집 마련의 경우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최대 90%까지 완화하는 등 금융 지원 확대도 공약했다.

윤 후보도 청년·신혼부부 LTV를 최대 80%까지 완화하는 등 내 집 마련 자금 융통에 적극적이다. 다만 부동산 세금정책에 대해선 이 후보보다 큰 폭의 개편을 예고했다. 과세 기준인 올해 공시가격을 2020년 수준으로 되돌리고 종부세를 재산세로 통폐합하겠다는 것이 뼈대다. 세율을 낮춰 부동산시장에 매물이 풀리게끔 하겠다는 것이다. 양도소득세는 중과세율 적용을 한시적으로 미뤄 다주택자의 주택 매각을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수도권 30분 생활권’ 공통점

다만 두 후보는 현 정부의 대표적 전월세 대책인 ‘임대차 3법’(전월세신고제·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에 대해선 극명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이 후보는 1월 24일 언론 인터뷰에서 “지금은 (임대차 3법 시행) 초기라서 혼란이 있기는 한데 (부동산정책을) 원상 복귀했을 때 혼란이 더 클 것 같다”며 “제도 정착을 보고 진짜 문제가 있으면 바꾸는 것을 고민하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반면 윤 후보는 임대차 3법 대수술을 예고했다. 그는 임대차 3법을 “문재인 정부의 오만과 독선이 부른 부동산 인재(人災)”라고 비판하면서 “대통령이 되면 꽉 막힌 (부동산) 대출을 풀고 임대차 3법의 맹점과 부작용을 면밀히 살펴 주거 안정에 방해되는 요소는 과감히 철폐하겠다”(지난해 11월 20일 페이스북)고 말했다.

사회간접자본(SOC) 부문의 핫이슈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건설이다. GTX 노선이 건설되는 서울·경기·인천 인구를 합하면 2600만 명이 넘는다. 대선 승리의 교두보라고 할 수 있는 수도권 표심 확보를 위해 반드시 챙겨야 하는 공약인 것이다. 이 후보와 윤 후보 모두 GTX 노선을 기존 계획보다 연장하겠다고 나섰다. 이 후보는 ‘GTX 플러스(+) 프로젝트’를 통해 GTX-A·B·C 노선 연장 및 D·E·F 노선 신설 계획을 내놨다. 윤 후보도 1기 GTX 노선을 연장하고 3개 노선을 신설하겠다고 공약했다. 노선별 시·종점 등 디테일에 차이가 있을 뿐 ‘수도권 30분 생활권’ 공약이라는 점에서 닮은꼴이다. 국토 개발 방향에 대해선 이 후보는 수도·중부·호남·대경·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제주·강원·전북 새만금 특별자치도 설치 같은 청사진을 내놓았다. 윤 후보는 중부권 신산업벨트 구축 등 ‘균형 발전’을 제시했다.

대동소이한 두 후보의 부동산정책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어떨까.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최근 들어 두 후보의 부동산 공약이 기본적으로 비슷해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주택 공급 방식에서 이 후보는 공공 주도로, 윤 후보는 민간 주도로 추진하려는 것에서 차이점이 드러난다”고 말했다. 심 교수는 “이 후보는 당초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계승하는 것처럼 보였으나 최근 규제 완화로 선회했다”면서 “아직 시장에는 정책 취지가 실제로 바뀐 것인지 의구심이 남아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윤 후보에 대해선 “부동산 관련 세율을 낮추는 등 제도를 손보겠다는데, 현재 여당이 다수인 국회에서 추진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수백만 호 주택 공급, 현실성 떨어져”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도시계획전공 교수는 “1기 신도시 건설 과정만 들여다봐도 계획부터 완성까지 10년이 걸렸다는 점에서 두 후보의 수백만 호 주택 공급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플랜”이라며 “서로 지기 싫어 대규모 주택 공급을 공약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느 부지에 건설한 것인지도 불명확하다”고 말했다. 부동산정책 방향에 대해 김 교수는 “중산층과 서민의 주거복지 향상에 주력해야 한다”면서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LTV를 완화하고 장기적으론 고정이자율 금융 상품을 통해 내 집 마련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간동아 1328호 (p14~17)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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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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