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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은 타협 몸에 밴 사람”

국민의힘 김용태 前 의원 “尹 군림하던 사람 … 李 품격·도덕성 심대한 문제”

  •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원희룡은 타협 몸에 밴 사람”

국민의힘 김용태 전 의원이 8월 23일 서울 영등포구 원희룡 선거캠프에서 ‘주간동아’와 인터뷰하고 있다. [조영철 기자]

국민의힘 김용태 전 의원이 8월 23일 서울 영등포구 원희룡 선거캠프에서 ‘주간동아’와 인터뷰하고 있다. [조영철 기자]

“대구를 방문했더니 ‘원희룡이라는 이름은 들어봤는데 대선에 출마한 사실은 처음 알았다’고 말하는 분이 많았다. 8월 31일 경선 후보 등록을 마치면 검증과 토론 기회가 숱하게 주어질 것이다. 링에 올라서면 지지율이 상승할 것이라고 본다.”

원희룡 선거캠프 총괄본부장을 맡은 국민의힘 김용태 전 의원의 진단이다. 3선 출신 김 전 의원은 보수 정당에서 쓴소리 내기를 주저하지 않아 이른바 소장파로 분류되곤 했다. 21대 총선 당시 내리 3선을 지낸 지역구 서울 양천을에서 불출마를 선언하며 “현역 40%를 물갈이해야 한다”고 직언하기도 했다.

8월 23일 서울 영등포구 원희룡 선거캠프에서 만난 김 전 의원은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민주 지도자로 알려졌지만 한국을 IT(정보기술) 강국으로 만든 장본인들이기도 하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의 관심사는 기후변화 대응과 인공지능 혁명이다. 30년 먹거리 산업을 만드는 데 관심이 크다. 실제로 제주를 수소차·전기차 메카로 만드는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국정운영, 고도의 정치력 필요”

많은 사람이 차기 대선을 이재명 - 윤석열 대결 구도로 본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보다 더 잘할 수 있느냐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이런 측면에서 혹독한 검증에 직면할 것이다. 국민은 차기 대통령에게 최소한의 품격과 도덕성도 요구한다. 문재인 정부보다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비전·철학·능력을 갖췄는지, 국민이 수용할 만한 품격과 도덕성을 가졌는지에 대한 평가가 시작되면 대선 구도는 급격하게 변동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재명을 이길 수 있는 후보는 원희룡뿐”이라고 말했는데.

“이 지사는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의 압도적 경기도의회 의석수를 바탕으로 일방통행식 도정을 펴왔다. 과감한 추진력을 보였다며 자랑 삼아 이야기하지만 민주당 도의원들의 압도적 지지가 없었다면 가능했겠나. 도정 방향도 미래를 대비하기보다 당장의 상황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돈 뿌리기로 일관했다. 이 지사가 향후 국정의 본령인, 고도의 정치력을 기반으로 한 대화와 타협으로 결과를 이끌어내는 데 현저하게 무능력을 드러낼 것이라고 본다. 이 지사의 품격과 도덕성에 대해 국민이 워낙 심대한 문제의식을 느끼는 만큼 향후 적절한 평가가 이뤄질 것이다.”



김 전 의원은 이 지사의 도정 성과를 비판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기도에서 성과를 냈다지만 살펴보면 돈 뿌리기다. 국민이 이에 대한 (구체적) 자료들을 모르는 상황이라 제대로 된 평가를 내리기에 어려움이 있다”며 “중요한 것은 원 전 지사와 이 지사가 처한 정치적 상황이 전혀 달랐다는 사실이다. 같은 행정 경험을 갖고 있다지만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尹, 대통령 기본 자격 요건 미비”

두 후보가 가진 ‘행정가로서 상황’은 어떻게 다른가.

“두 가지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 원 전 지사는 수소차와 전기차 등 제주의 ‘미래’를 바라보며 도정을 펼쳤다. 정치력에서도 차이가 크다. 원 전 지사는 극단적으로 불리한 환경에서 도정을 펼쳤다. 끈질긴 타협을 통해 결과를 이끌어냈다. 강력한 추진력을 가진 것으로 포장하지만 독단과 독선에 가까웠던 이 지사와 차이가 있다. 두 후보가 가진 행정 경험은 차원이 다르다.”

윤 전 총장이 이 지사를 이길 수 없다고 보나.

“윤 전 총장은 대통령이 갖춰야 할 기본 자격 요건이 미비하다. 국정의 본령은 풍부한 행정력과 고도의 정치력이다. 윤 전 총장은 문재인 정부보다 더 잘할 수 있느냐라는 질문을 아직 못 받았다. 질문을 일부 받자 많이 헤매고 있다. 경선 과정에 들어서면 윤 전 총장의 자질과 능력이 하나 둘씩 드러날 것이라고 본다. 얼마나 혹독한 네거티브가 벌어지겠나. 국민의힘 후보라면 민주당 후보에 대항해 압도적인 품격과 도덕성을 갖춰야 한다. 원 전 지사는 거리낄 게 전혀 없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줄곧 ‘품격’과 ‘도덕성’을 강조했다. 그는 “선거는 상대가 있는 게임이다. 극심한 네거티브가 펼쳐질 것이 뻔하다. 능력만큼 도덕성과 품성이 요구될 테고, 원 전 지사는 무한대의 검증을 자처하겠다고 이야기해왔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전 의원의 말이다.

“원 전 지사는 공직자로서 됨됨이가 여타 후보들과 다르다. 2014년 제주도지사가 되자 서울 목동 아파트를 팔고 제주로 내려갔다. 다른 사람들은 그러지 못한다는 사실을 봐오지 않았나(웃음). 지역구 역시 마찬가지다. 당에서는 여러 정치적 이유로 주기적으로 지역구 물갈이를 한다. 서울 강남과 영남 같은 지역의 경우 제 손으로 내놓는 사람이 없다. 대부분 버티다 강제로 쫓겨난다. 원 전 지사는 스스로 자신의 지역구를 내놨다. 홍준표 의원을 보라. 솔직히 황교안 전 당대표를 욕할 처지가 아니다. 황 전 대표는 20대 총선 당시 강남에 출마할 수 있었지만 서울 종로로 나섰다. 홍 의원은 험지에 나가지 않고 대구에 출마했다.”

정책 비전 이외에 윤 전 총장에게 부족해 보이는 부분은 또 뭐가 있나.

“윤 전 총장은 검찰총장으로서 지시하고 군림하던 사람이다. 원 전 지사는 지시가 아닌 위임, 군림이 아닌 타협을 체화한 사람이다. 향후 펼쳐질 수 있는 불리한 국정 여건에서도 극한 대립에 빠지지 않고 어떻게든 결과를 이끌어내는 리더십을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야권은 정권심판을 강조하고 있다.

“문재인 정권에서 우후죽순 자라 사회 곳곳에 뿌리내린 586 운동권 카르텔을 깨야 한다. 이러한 작업 없이는 새싹이 돋을 수 없다. 그렇다면 청산을 누가 잘할 수 있느냐는 물음이 나온다. 원 전 지사다. 과거에 얽힌 문제가 없다. 윤 전 총장이 (현 정권) 청산에 나설 경우 당사자들이 수용할 수 있겠나. 문재인 정권에서 추진한 극심한 적폐청산보다 더 큰 혼란이 펼쳐질 게 뻔하다.”

“원 전 지사가 당내 분열을 일으켰다”는 지적도 있다.

“어떠한 불이익과 오해를 받더라도 원칙을 양보할 생각이 없는 사람이 원희룡이다. 제왕적 총재, 특정 계파의 전횡에 맞서 당내 민주화를 위해 싸워온 사람이다. 핵심은 당헌과 당규대로 하자는 것이다. 흥행이라는 미명 아래 꼼수를 쓰면서 경선을 추진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불이익과 오해를 감수해가며 대응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구성돼 공정하게 경선을 관리한다면 더는 신경 안 쓴다. 인기 있는 당대표 아이디어니까 그냥 따르자? 이런 식은 안 된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8월 19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소상공인, 자영업자 여러분 미안합니다’라는 글귀가 적힌 손팻말을 든 채 사과하고 있다. [뉴시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8월 19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소상공인, 자영업자 여러분 미안합니다’라는 글귀가 적힌 손팻말을 든 채 사과하고 있다. [뉴시스]

“원희룡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대구를 방문했다. 민심은 어떻던가.

“원 전 지사의 1호 공약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담대한 100조 원 지원이다. 이 지사의 ‘기본소득 나눠주기’와 전혀 다른 방식이다. 문재인 정부의 ‘재난지원금 돈 뿌리기’와도 다르다. 코로나19는 일종의 자연재해다. 국가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자영업자에게 명령을 내렸고, 자영업자들은 어마어마한 피해를 입었다. 국가 명령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보상하는 데 50조 원을 사용하자는 내용이다. 50조 원 보상금만으로는 자영업자들이 되살아나지 못한다. 자영업자들을 위한 재건 계획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데 50조 원을 더 지출할 계획이다. 대구 시민들에게 미안하다면서 공약을 말하니 ‘당신이 미안해할 게 뭐가 있나. 우리를 좀 살려달라, 같이 살자’고 하더라.”

재원 100조 원은 어떻게 마련하나

“원 전 지사의 제1 원칙은 ‘국민에게 거짓말하지 않는다’이다. 어영부영 예산 조정하고 아껴 쓰면 된다는 식으로 거짓말하지 않겠다. 세금을 더 걷을 수밖에 없다. 50조 원 규모의 보상금은 특별목적세를 거두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빚을 내서라도 자영업자들이 당장 숨통을 틀 수 있도록 꼭 도와야 한다. 나머지 50조 원은 5년 동안 10조 원씩 투입되는 구조조정 기금이다. 이는 예산 조정으로 가능하다. 당연히 빚이 생기겠지만 경제를 살려놓으면 향후 세수가 더 들어오리라고 확신한다.”





주간동아 1304호 (p16~18)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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