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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세령-임상민 후계 경쟁 본격화? “자매 사이 돈독해 다툼 없을 것”

맏언니, 대주주 동생 제치고 대상그룹 경영 전면 등장

  •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임세령-임상민 후계 경쟁 본격화? “자매 사이 돈독해 다툼 없을 것”

임세령 부회장(왼쪽)의 경영 보폭이 넓어짐에 따라 당초 대상그룹의 유력한 후계자로 지목되던 동생 임상민 전무와의 승계구도가 어떻게 변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 제공 · 대상그룹]

임세령 부회장(왼쪽)의 경영 보폭이 넓어짐에 따라 당초 대상그룹의 유력한 후계자로 지목되던 동생 임상민 전무와의 승계구도가 어떻게 변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 제공 · 대상그룹]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장녀 임세령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대상그룹도 본격적으로 3세 경영 시대를 준비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세령 부회장의 경영 보폭이 넓어짐에 따라 당초 대상그룹의 유력한 후계자로 지목되던 동생 임상민 전무와의 승계 구도는 어떻게 변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1977년생인 임 부회장은 연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뒤 미국 뉴욕대에서 심리학을 공부했다. 1998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결혼했으나 2009년 이혼했다. 이후 2012년 대상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직책을 맡아 처음으로 경영에 뛰어들었다. 식품 부문 브랜드 매니지먼트, 기획, 마케팅, 디자인 등을 총괄했고 2016년 전무 승진 후 대상 마케팅담당 중역을 맡았다. 그러다 올해 3월 대상홀딩스 부회장, 대상 부회장으로 승진해 대상홀딩스 전략담당 중역과 대상 마케팅담당 중역 보직을 동시에 수행하게 됐다.

해외사업 비중 확대, 넘어야 할 산

임 부회장은 승진 후 첫 행보로 축산물 유통 등 신사업 확장을 택했다. 업계에 따르면 임 부회장은 축산물 유통·플랫폼업체와 고부가가치 식품업체에 대한 인수·투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대상홀딩스는 1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2005년 대상으로부터 인적분할돼 회사를 설립한 이래 첫 회사채 발행이다.

대상홀딩스는 앞서 2019년 수입육 유통회사 글로벌미트(현 디에스앤)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최근 30년간 인당 육류 소비량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 그 연장선상에서 사업성이 좋고 재무건전성이 양호한 축산물업체에 추가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투자처를 물색하는 단계로 투자 금액과 시기 등은 조만간 정해질 예정이다.

대상이 현재 공을 들이는 사업은 HMR(가정식 대체식품)와 온라인 전문 브랜드다. 임 부회장은 승진 전까지 식품 부문에서 성과를 보여온 만큼 앞으로도 해당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상은 최근 3년에 걸쳐 실적이 꾸준히 상승했다. 따라서 임 부회장 앞에 떨어진 우선 과제는 식품 부문 호실적을 계속 이어가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상은 지난해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 3조1130억 원과 영업이익 1740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5.1%, 34.8% 신장한 것. 당기순이익은 1302억 원으로 19.6% 늘었다. 코로나19 사태로 HMR 수요가 늘었고 신선식품과 소스류도 매출이 크게 올랐다. 대상그룹의 사업 부문별 비중은 식품 70%, 소재 30%이다.

식품 부문 매출 증대를 위해 온라인 채널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 전문 브랜드 ‘집으로ON’과 ‘라이틀리’를 통해 HMR 제품을 높은 ‘가성비’로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최근에는 개인 맞춤형 김치 서비스인 ‘김치공방’을 출시했다. 주문과 동시에 바로 김치를 담가 당일 배송해준다.

대상은 내수에 너무 의존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HMR 사업 등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지만 매출에서 내수 비중이 90%에 달해 해외사업 부문 확장이 과제로 지목된다. 식품 부문의 장류와 조미료 등은 지난해 내수 매출액이 1조6605억 원에 달한 반면, 수출액은 1699억 원에 머물렀다. 특히 HMR 사업과 온라인 식품 채널이 포화를 이룬 상태에서 매출 범위를 넓히기 위해서는 해외 진출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주로 B2C(기업 대 소비자) 구조로 운영되는 사업을 B2B(기업 대 기업)로 확대하는 과제도 앞에 놓여 있다.

승계구도 바뀔지 관건

임 부회장이 향후 동생 임상민 전무와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할지도 관심사다. 당초 대상그룹의 유력한 후계자는 임 부회장이 아닌 임 전무였다. 하지만 이번 인사에서 임 전무는 승진에서 제외됐다. 따라서 임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향후 대상그룹의 승계구도가 어떻게 바뀔지 관심이 쏠린다.

임 전무는 2007년 대상그룹 계열 투자사인 UTC인베스트먼트의 투자심사부 차장으로 입사해 경영 수업을 받아왔다. 지분 승계도 임 전무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현재 임 전무는 지주사인 대상홀딩스 지분 36.7%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임세령 부회장의 지분율은 20.41%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를 기점으로 자매가 자신이 맡은 역할을 수행하다 추후 계열사를 분리해 각자 경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대상 측은 “아직 승계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시기가 오지 않았다”며 “자매 사이가 돈독해 일부 기업에서 보이는 형제간 다툼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임세령 전무의 등기이사 선임은 회사 경영에 참여하면서 법적 책임도 함께 지는 책임경영의 일환”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임 부회장의 경영 능력과 관련해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2014년 청정원 리뉴얼, 2016년 ‘안주야(夜)’ 출시, 2017년 온라인 전문 브랜드 ‘집으로ON’ 론칭 등이 주요 업적으로 꼽히긴 하나, 그동안 임 부회장의 성과가 크게 부각된 적은 많지 않다. 그에 비해 사생활 관련 이슈가 화제를 모으곤 한다. 임 부회장은 배우 이정재와 오랜 연인 사이로, 결혼 관련 소식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두 사람은 2015년 1월 교제 중이라는 사실을 인정한 이후 레스토랑이나 공항, 미술관 등에서 데이트하는 모습이 종종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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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288호 (p36~37)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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