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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량한 차별주의자 外

선량한 차별주의자 外

책 읽기 만보
※만보에는 책 속에 ‘만 가지 보물(萬寶)’이 있다는 뜻과 ‘한가롭게 슬슬 걷는 것(漫步)’처럼 책을 읽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선량한 차별주의자 外
선량한 차별주의자 

김지혜 지음/ 창비/ 244쪽/ 1만5000원 


당신 눈에는 지금 차별이 보이는가. 우리 사회의 혐오와 차별은 마치 잡초와 같다. 조금만 방심해도 금세 무성해진다. 사람들은 때때로 아주 작은 차별은 무시해도 되고, 다수에게 유리한 차별은 합리적인 차등이라고 판단한다. 차별에 대한 문제제기나 시정 조치를 역차별이라고 공격하는 경우도 있다. 이로 인해 가끔은 타인이 웃자고 한 말에 죽자고 덤벼야 할 때가 있다. 하지만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모두 심각한 혐오주의자나 차별주의자는 아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평범한 우리 모두가 ‘선량한 차별주의자’일 수 있다. 

노예제 시대에는 노예를 자연스럽게 여겼고, 여성투표권이 없던 시대에는 그게 당연해 보였다. 우리 생각은 자칫하면 시야에 갇힐 수 있다. 이를 타계하기 위해 필요한 건 의심과 성찰의 시간이다. 그런 기회가 없다면 자연스러워 보이는 사회 질서를 무의식적으로 따라가며 차별에 가담하게 된다.
김지혜 강릉원주대 다문화학과 교수는 이주민, 성소수자, 홈리스 등 차별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직접 찾아가 연구하는 현장 활동가다. 현장 밀착형 연구자답게 일상에 숨겨진 혐오와 차별의 순간을 날카롭게 포착한다.


기울어진 세상에서 평등을 외치고 싶다면




책은 총 3부로 구성돼 있다. 저자는 먼저 1부에서 우리가 선량한 차별주의자가 되는 이유를 설명한다. 사람은 서로 가진 조건이 다르므로 아무리 공정하게 판단하려 해도 편향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가 보지 못하는 차별을 알아채려면 자신만의 특권을 발견해야 한다. 내게 불편함이 없는 제도나 구조물이 누군가에게는 장벽이 된다는 사실을 알 때 특권이 보인다. 더불어 우리가 때에 따라 특권을 가진 다수자가 되거나, 차별받는 소수자가 되는 교차성도 갖는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2부에서는 ‘우열반 수업’과 ‘노키즈 존’ 같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차별이 지워지거나 ‘공정함’으로 둔갑되는 메커니즘을 살핀다. 차별에 대한 이런 논리를 차근차근 해부하면서 역으로 질문을 던지고, 다양한 연구와 이론도 제시한다. 이 과정에서 독자들이 자연스레 평등과 차별을 탐구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마지막으로 3부에서는 차별과 혐오에 대응하는 자세를 살핀다.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대안부터 나아가야 할 방향까지 폭넓게 제시한다. 

모두가 평등을 바라지만 선량한 마음만으로는 평등이 이뤄지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선량한 차별주의자’가 되지 않으려면 질서 너머의 세상을 상상해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 메시지다. 차별을 당하면서도 작은 문제제기조차 하지 못하는 ‘소심러’부터 ‘프로불편러’까지, 차별과 혐오의 시대에 지친 당신에게 훌륭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선량한 차별주의자 外

달리기, 몰입의 즐거움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외 2인 지음/ 제효영 옮김/ 샘터/ 384쪽/ 1만8000원 


세계적인 심리학자이자 몰입이론의 창시자인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최신작. 몰입은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중요한 한 가지에 쏟아붓는 것을 말한다. 몰입을 통해 사람은 숨어 있던 능력의 날개를 펼치며, 인생을 좀 더 행복하고 즐겁게 살아갈 수 있다. 1970년대 몰입 현상을 규명하며 ‘몰입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저자는 ‘달리기는 몰입을 경험할 수 있는 훌륭한 수단’이라고 주장한다.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과 그들이 경험하는 몰입 현상에 초점을 맞춰 달리기와 몰입의 메커니즘을 과학적으로 제시한다. 유명 육상 선수들의 심층 인터뷰, 몰입을 도와줄 연습법, 복잡한 도심에서 달리기 좋은 장소 찾는 법 같은 실용적인 노하우도 가득하다.



선량한 차별주의자 外
생각을 빼앗긴 세계 

프랭클린 포어 지음/ 박상현·이승연 옮김/ 반비/ 324쪽/ 1만8000원 

이 책은 부제 ‘거대 테크 기업들은 어떻게 우리의 생각을 조종하는가’에 대한 물음과 해답이다. 우리는 아마존에서 쇼핑을 하고, 페이스북에서 친목을 다지며, 애플을 통해 여가를 즐기고, 구글에서 정보를 얻는다. 이들 기업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고 광고하지만 실상은 사람들을 편의성에 중독시키고, 불안정하면서 오류로 가득한 문화에 익숙하게 만든다. 결국 개인의 자율적인 사고와 성찰의 시간 같은 내적인 삶은 사라지게 만드는 것. 저자는 획일화와 자동화, 순응화의 세계에서 개인의 독창적인 사유를 지키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한다. 이와 함께 지식, 정보, 사상으로 이뤄진 ‘문화’라는 것을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선량한 차별주의자 外

건강의 배신 

바버라 에런라이크 지음/ 조영 옮김/ 부키/ 292쪽/ 1만6000원 

건강검진으로 우리는 더 건강하게, 더 오래 살게 됐을까. 그럴 수도 있지만, 때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2000년대 들어 미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여성이 받은 갑상샘암 수술 중 70~80%는 불필요했고, 한국도 90%에 이른다고 한다. 건강과 젊음을 돌려주겠다는 ‘안티에이징’은 또 어떤가. 젊어진 것이 아니라 ‘젊어 보이게’ 하려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하고 싶은 것 못 하고, 먹고 싶은 것 참으며 아까운 시간과 돈을 소비하고 있는가. 최근에는 몸 건강에 이어 마음 건강까지 챙겨야 한다며 마음 챙김 광풍이 불고 있다. 이 책은 생활을 잘 관리하면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는 현대 의학의 장밋빛 약속과 건강 열풍의 진실을 차분히 검증한다.






주간동아 2019.08.16 1202호 (p7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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