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맹녕의 golf around the world

12홀로 줄이고, 홀컵 크기 3배 늘려

미국, 일본의 골프 쇠퇴 해법 찾기

  •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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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2018-12-24 11: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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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CNS는 일본 야마구치현 미네시 등의 폐골프장 4곳을 사들여 태양광발전소로 운영하고 있다.
 [사진 제공 · 김맹녕]

    LG CNS는 일본 야마구치현 미네시 등의 폐골프장 4곳을 사들여 태양광발전소로 운영하고 있다. [사진 제공 · 김맹녕]

    미국과 일본에서 골프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골프장들이 경영 악화나 폐업에 내몰리고 있다. 2017년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골프장은 3만2500여 개, 골프 인구는 5800만 명이다. 이 가운데 골프장 최다 보유국은 미국으로 1만6000여 개이고, 골프 인구는 3200만 명에 이른다. 

    하지만 미국 골프 인구는 2015년을 기점으로 정체됐고 매년 3~5%씩 줄어드는 추세다. 이런 추세라면 2030년 골프장은 1만3000여 개, 골프 인구는 2500만 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도 비슷하다. 일본 골프경영자협회 통계를 보면 올해 골프장 16개가 문을 닫았고, 353개(37%)는 매출이 줄어들었다. 최근 한국 기업에 골프장을 매각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지방 골프장들은 한국인 경영자를 고용하는 등 한국 골퍼를 유치하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처럼 미국과 일본에서 골프가 사양길에 접어든 이유는 뭘까. 골프 한 라운드를 하려면 4~5시간이 걸리고 오가는 시간까지 고려하면 하루를 다 써야 한다. 또 한 라운드를 위한 그린피, 교통비 등을 합하면 최소 100달러(약 11만 원) 이상이 필요한 데다, 골프클럽 구매 및 연습 비용도 적잖게 들어간다. 게다가 스크린골프까지 등장했다. 이런 이유들로 20, 30대가 골프에 관심을 보이지 않다 보니 신규 골프 인구 유입이 줄고 있는 것이다. 경영난으로 폐쇄된 골프장은 태양광발전소나 대규모 요양리조트, 어린이 위락시설, 주택 단지, 과수원, 특수작물 재배지 등으로 바뀌고 있다. 

    모리셔스 헤리티지 골프클럽은 골퍼들의 흥미를 돋우고자 홀컵 크기를 15~50인치로 늘렸다. [사진 제공 · 김맹녕]

    모리셔스 헤리티지 골프클럽은 골퍼들의 흥미를 돋우고자 홀컵 크기를 15~50인치로 늘렸다. [사진 제공 · 김맹녕]

    최근 미국골프협회(USGA)는 골프 인구를 늘리고자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먼저 아마추어 골퍼도 편안히 즐길 수 있도록 드라이버 거리가 짧은 여성과 시니어 골퍼를 위한 코스를 개발하고, 9홀과 12홀 코스를 만들어 라운드 소요 시간을 줄였다. 그린의 홀컵 크기를 현행 4.25인치에서 15인치로 3배 늘리고, 페어웨이를 넓게 하며, OB(Out of Bounds)와 해저드, 벙커도 없애고 있다. 그리고 내년부터 복잡한 골프룰이 대폭 간소화된다. 

    미국 ‘니클라우스디자인’은 12홀 골프 코스를 기존 코스에 부설로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골프 코스 설계자로 변신한 호주 그레그 노먼은 6홀짜리 골프를 주장한다. 그는 멕시코에서는 12홀짜리, 호주에서는 4홀 및 8홀짜리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다. 



    또 테일러메이드와 아디다스가 후원하는 해크골프(HackGolf)재단은 “골프를 어떻게 하면 누구나 재미있게 할까(How Do We Make Golf More Fun For Everyone?)”를 연구 중이다. 

    필자가 11월 방문한 모리셔스 헤리티지 골프클럽은 9홀짜리 골프장을 부설했다. 그린이 넓고 홀컵 크기를 15~50인치로 해놓아 인기가 높다. 때로는 발 골프장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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