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40

2018.05.30

김작가의 음담악담(音談樂談)

방탄소년단의 ‘LOVE YOURSELF 轉 ‘ Tear’’

脫케이팝의 진정한 주역은 싸이가 아니라 방탄소년단

  • 입력2018-05-29 16:2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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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X]

    [REX]

    5월 18일 오후 6시 공개된 방탄소년단(BTS)의 ‘LOVE YOURSELF 轉 ‘Tear’ ’는 ‘학교 3부작’에 이은 ‘기승전결 4부작’의 정점이다. 그에 걸맞은 기록도 세우고 있다. 웬만한 A급 아이돌 컴백의 꼬리표처럼 돼버린 ‘음원차트 올 킬’을 빼고도 그렇다. 발매 한 시간 만에 음원사이트 ‘멜론’ 진입 이용자 수 역대 1위를 달성했다. 10만7885명이 한 사이트에서 그들의 새 앨범을 들었다. 나흘째인 21일까지 음반 85만 장이 팔려 나갔다. 역대 보이그룹 음반 초동 판매량 순위 경신이다. 

    해외 기록은 더욱 놀랍다. 아마존 예약이 시작된 이후 판매량 1, 2위를 넘나들며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켰다. 공개 다음 날인 19일 아이튠즈 앨범 차트에서 65개국 1위, ‘톱 송’ 차트에서는 52개국 1위에 올랐다. 세계 최대 스트리밍 사이트 ‘스포티파이’에서 전곡이 ‘글로벌 톱 200’에 진입했다. 뮤직비디오는 유튜브에 공개한 지 4시간 55분 만에 1000만 뷰를 달성했다. 24시간 달성 뷰는 3590만으로 2018년 유튜브 최고 기록이자 역대 3위 기록이다. 

    말 그대로 질풍노도다. 이 세계적 행보의 화룡점정은 5월 20일(현지시각) 열린 미국 빌보드 뮤직 어워드(BBMA)였다. 새 앨범 컴백 무대를 이 행사에서 가진 데 이어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에서도 수상했다. 그들은 지난해에도 이 상을 받았으니 2연패다. 

    방탄소년단의 광폭행보, 빌보드 뮤직 어워드 2연패가 의미하는 건 단순명쾌하다. 이제 그들을 케이팝(K-pop)의 신흥 대표주자로 분류하는 건 부족하다는 의미다. 그동안 케이팝의 주된 해외시장은 아시아권이었다. 중국과 동남아, 그리고 일본이 팬덤의 주류였다. EXO, 트와이스를 비롯한 많은 아이돌그룹이 결성 당시부터 다른 동양권 멤버를 포함한다는 사실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보이는 팬덤 역시 아시아권이 대다수를 차지한다는 사실 또한 이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방탄소년단 팬덤은 북미권 10대가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2016년 말 400만 명이던 트위터 팔로어 수는 1년 만에 1000만 명을 돌파했다. 그중 북미권 사용자, 즉 기존 케이팝에 관심 없던 층이 많은 지분을 차지했다. 이렇게 생성된 신규 팬덤은 ‘아미(Army)’라는 팬클럽 이름에 걸맞게 SNS에서 방탄소년단에게 엄호사격을 퍼부었다. 그들과 별 관련 없는 이슈에도 #BTS를 붙여가며 온라인에서 이슈 몰이를 도왔다. 그 결과가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 수상으로 이어졌으리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한국 특유의 충성도 높은 팬덤문화가 해외 팬들에게 확산된 결과다. 



    방탄소년단 이전, 케이팝의 카테고리를 넘어선 이는? 누구나 싸이를 떠올릴 것이다. 반은 맞다. 이 말은 곧 반은 그렇지 않다는 얘기다. 이유는? ‘탈케이팝’의 주인공은 싸이가 아니었다. ‘강남스타일’이었다. ‘원 히트 원더’였다. ‘Gentleman(젠틀맨)’을 비롯한 싸이의 어떤 후속곡도 ‘강남스타일’ 근처에 가지 못했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은 하나의 ‘히트곡’이 아닌, 그들 자신의 견고한 팬덤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LOVE YOURSELF 轉 ‘Tear’ ’의 파죽지세와 초반 성과는 ‘DNA’를 비롯한 지난 앨범을 넘어서고 있다. 빌보드 2위라는 기록적인 결과에도 싸이는 한 번도 갖지 못한 미국 주요 시상식의 트로피를 방탄소년단은 두 번 연속 차지했다. 저스틴 비버에 이은, 미국 10대의 대통령 자리를 안정적으로 굳히고 있는 것이다. 인종, 권위, 장르 등 기존 대중문화 산업을 구분 짓는 틀을 SNS와 해시태그로 뛰어넘는 세대의 포효를 연상케 한다. 세상은 이렇게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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