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04

2005.10.04

침과 약으로 무릎 통증 ‘말끔’

연골 손상 심한 경우도 수술 없이 치료 … 자체 개발 쾌통침법과 한약 ‘효과 탁월’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05-09-30 09: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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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과 약으로 무릎 통증 ‘말끔’

    무릎 근육에 침을 놓는 이호준 원장.

    퇴행성 관절염으로 고생해오던 하꽃님(75) 할머니는 최근 병원에서 연골 손상이 심해 인공관절을 넣는 수술 외에는 치료법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당뇨, 고혈압 등 성인병이란 성인병은 모두 가지고 있는 하 할머니에게 마취를 해야 하는 수술은 ‘그림의 떡’일 뿐이다. 수백만원에 이르는 수술 비용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만도 없는 상황이다. 연골 손상으로 인해 다리는 O자형으로 바뀌어갔고, 무릎 통증 때문에 제대로 걷는 것조차 힘들었기 때문. 게다가 다리를 쭉 펴지도 못하고 계단을 오르려면 기다시피 해야 해 그녀는 앉은뱅이가 될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이런 하 할머니가 찾은 곳이 노인성 무릎질환을 한방으로 치료한다는 쾌통한의원(서울 강남구 논현동)이었다. 쾌통한의원의 이호준 원장은 하 할머니에게 귀가 번쩍 뜨이는 이야기를 했다. ‘연골을 재생하거나 인공관절을 넣지 않아도 침과 약만 잘 쓰면 충분히 걸을 수 있다’는 것. 이 원장이 하 할머니의 다리 곳곳에 침을 놓자 하 할머니는 다리 근육이 쫙 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침 맞고 약 먹기를 2주일, 하 할머니는 드디어 계단을 똑바로 서서 오를 수 있게 되었다. 통증도 말끔히 사라졌다. 한번 쪼그려 앉으려면 바닥을 짚고 털썩 주저앉아야 했지만 이제는 다리만의 힘으로 충분히 앉고 설 수 있는 상태가 됐다. 치료를 시작한 지 석 달이 지나자 하 할머니는 닳은 연골 부위에 약간의 불편함만 느낄 뿐, 걷고 앉는 등 일상생활을 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어졌다.

    통증 원인을 근육과 인대에 맞춰 치료

    침과 약으로 무릎 통증 ‘말끔’

    테이핑 요법으로 치료하는 모습.

    한 주라도 등산을 안 하면 몸살이 난다는 등산광 김시민(47) 씨도 쾌통한의원에서 치료를 받고 삶의 활기를 되찾은 경우. 김 씨는 지난해 어느 날 산에서 내려오는데 무릎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무리를 해서 그런가’ 하고 그냥 지나친 뒤 다음 주 또 산을 갔으나 이번에는 부축을 받지 않으면 내려오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했다. 그래서 병원을 찾아 검사를 해봤지만 연골과 인대 등에는 이상이 없었다. 이런저런 치료도 받아봤지만 그 역시 모두 허사. 1월에는 시큰거리는 통증 때문에 지하철 계단도 다리의 힘만으론 내려가지 못하는 상태가 됐다. 평지를 걸을 때는 이상이 없던 무릎이 내리막에서는 늘 문제를 일으켰다. 이 원장은 자신이 개발한 쾌통침법과 테이핑 요법, 한약 등으로 그의 무릎을 정상 상태로 돌린 뒤 일단 6개월가량 등산을 금지시켰다. 그리고 6개월이 지난 뒤 김 씨는 낮은 산부터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처음 걸음마를 배우듯 조심스럽게 시작해 지금은 아무리 높은 산을 오르내려도 전혀 통증이 없는 상태가 됐다. 김 씨는 “이 원장이 가르켜준 혈자리 지압을 한 뒤 산을 오르면 내려와서도 통증이 전혀 없다”고 자랑한다.

    침과 약으로 무릎 통증 ‘말끔’

    점선 안의 숫자 부위는 실제 눌러서 아픈 곳, 그외의 숫자 부위는 무릎 통증을 없애기 위해 눌러야 할 지압점. 예를 들어 점선 안의 ①이 아프면 점선 밖의 ①에 해당하는 부위를 다 눌러준다. 지압 원리를 설명하고 있는 이 원장(오른쪽).

    무릎 질환으로 고생해본 사람이나 관절염 때문에 여러 병원을 다녀본 사람은 이 두 환자의 사례를 쉬 믿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원장의 ‘근육 인대론’을 알고 나면 의혹이 하나 둘씩 풀리며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 원장의 ‘근육 인대론’의 핵심은 무릎 질환과 거기서 오는 통증의 대부분은 관절, 즉 연골 자체의 문제에서 비롯됐다기보다는 뼈와 뼈를 연결하는 근육과 인대, 근육의 마지막 부분인 건(腱)의 이상에서 발생한다는 것. 이 원장은 “무릎이 아프면 대부분 연골의 이상과 염증을 의심하게 되지만 무릎이 아픈 것은 연골이 닳은 것보다는 근육이나 인대 관절의 염증으로 인해 아픈 경우가 훨씬 많다”고 말한다.



    연골이 찢어지거나 파열되어 수술해야 할 경우에는 당연히 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고 연골이 조금 닳았거나 정상이라고 하는데 무릎이 아픈 경우는 근육과 인대, 관절 내의 염증을 제거하고 나면 대부분은 좋아진다는 이야기다.

    하 할머니가 연골이 많이 닳았음에도 계단을 오르내릴 수 있게 된 까닭은 근육과 인대, 관절 내에 생긴 염증을 침과 한약, 봉약침 등으로 해소시켰기 때문이다.

    관절에 생긴 염증은 봉약침으로 호전시킬수가 있는데, 벌침을 직접 놓는 것이 아니라 벌독을 채취해 정부 허가를 받은 봉약침을 사용하게 된다. 농도에 따라 강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약한 것부터 시작해 서서히 농도를 올려서 염증을 제거한다.

    일반 침법과 달리 아시혈에 침 놔

    이 원장은 “근육과 인대는 자신에게 병이 생기면 뭉치려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는 뭉침으로써 약해진 근육을 더 이상 손상당하지 않으려는 본능”이라며 “하지만 뭉친 근육은 스스로 해야 할 일은 하지 않고 뼈를 필요 이상으로 잡아당김으로써 몸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결국 통증을 유발한다”고 통증의 기전을 설명했다.

    쾌통한의원의 무릎 질병 치료법도 바로 여기에서 출발한다. 뭉쳐지면서 짧아진(단축) 근육과 인대를 침과 한약, 테이핑을 통해 풀어줘 정상으로 회복되게 하는 것이다. 통증의 원인이 근육과 인대에 있으니 그것을 해결하면 통증이 없어진다는 원리. 특히 이 원장이 개발한 쾌통침법은 일반 침법이 경혈에 침을 놓는 것과 달리, 직접 눌러봤을 때 통증이 있는 부위(근육이나 인대), 즉 아시혈(눌러서 아픈 곳)에 침을 놓는 게 특징이다. 이 원장은 “아시혈은 침의 원시적인 형태지만 실전에 사용되면 뛰어난 효과를 발휘한다”며 “쾌통침법으로 침을 놓으면 근육이 쫙 펴지면서 경련이 일어나는 것을 환자와 의사 모두가 느낄 수 있을 정도”라고 말한다. 테이핑도 아시혈이나 근육 부위를 테이프로 압박해 근육과 인대의 뭉침과 단축 현상을 제거한 점에서는 침과 마찬가지지만, 털이 많은 사람에겐 사용하기 힘든 단점이 있다. 반대로 침 맞기를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테이핑을 권한다. 쾌통한의원에선 무릎 질환에 쑥뜸도 사용한다. 무릎 전체를 감싸는 기계를 무릎 위에 올려놓고 쑥을 태우면 연기는 호스를 통해 나가고 40℃ 정도의 따뜻한 열이 무릎에 퍼져서 단축된 근육과 인대가 정상화되는 원리. 이런 물리적 치료와 함께 순수 한약재인 가미거풍습탕을 먹으면 관절의 염증이 사라지고 근육과 인대에 힘이 돌아오게 되는 것.

    이 원장은 “무릎은 근육이 먼저 병이 나고 다음에 인대, 그리고 관절 내부의 연골에 병(염증)이 난다. 근육과 인대의 병은 쉬어주면 금세 좋아져 다 나은 줄 알고 많이 사용하다 결국 연골에 손상을 주게 된다”며 근본적인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결국 무릎 질환은 근육과 인대 부위에서 생기므로 그곳에 침을 놓고 뜸을 뜨고 보약을 먹으면 낫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 원장은 “가벼운 무릎 통증은 아시혈 자리의 지압만으로도 풀 수 있다”(그림 참조)며 평상시 근육과 인대 관리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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