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88

2023.05.05

초보 집사가 준비해야 할 반려동물 용품 6가지

[최인영의 멍냥대백과] 울타리부터 이동장까지… 지인에게 중고품 물려받는 것도 방법

  • 최인영 러브펫동물병원장

    입력2023-05-11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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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반려견은 공간 분별력이 떨어지기에 울타리를 설치해 천천히 공간의 성격을 알아가도록 하는 게 좋다. [GETTYIMAGES]

    어린 반려견은 공간 분별력이 떨어지기에 울타리를 설치해 천천히 공간의 성격을 알아가도록 하는 게 좋다. [GETTYIMAGES]

    처음 방문한 집에 유아용 의자, 기저귀 등이 있다면 ‘어린아이를 키우는 집이구나’라고 유추할 수 있습니다. 영유아를 돌볼 때 필요한 몇 가지 필수 육아용품이 있기 때문이죠. 반려동물이 있는 집도 마찬가지입니다.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기 위해서는 집, 사료, 밥그릇(물그릇), 배변패드, 목줄(가슴줄) 같은 기본적인 용품이 필요합니다.

    처음 반려동물을 기르는 보호자라면 이 같은 용품을 미리 파악해 준비해놓는 것이 좋습니다. 입양된 반려동물은 낯선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데, 적응을 도와줄 용품이 없어 보호자가 우왕좌왕한다면 반려동물까지 덩달아 불안해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반려동물 용품을 전부 새로 살 필요는 없습니다. 주변에서 중고품을 물려받는 것도 방법입니다. 오늘은 다양한 반려동물 용품 중 ‘초보 집사’가 놓치지 쉬운 6가지를 소개하겠습니다.

    울타리

    어린 반려견은 공간 분별력이 떨어져서 거실 같은 넓은 공간에 적응하기가 힘듭니다. 어디서 잠을 자야 하는지, 어디에 볼일을 봐야 하는지 분간하지 못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때 필요한 게 울타리입니다. 처음부터 너무 넓은 곳에 풀어놓기보다 작게 울타리를 쳐놓으면 반려견이 공간의 성격을 천천히 알아갈 수 있습니다. 또 이빨이 자라나기 시작할 때 간지러움을 해소하려고 전선, 가구 다리 등을 갉아먹는 문제 행동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습니다.

    암모니아 분해 탈취제

    암모니아 분해 탈취제는 올바른 배변 훈련을 위해 필요합니다. 반려견의 후각은 사람보다 뛰어납니다. 반려견이 배변 실수를 했을 때 바닥에 남은 암모니아를 제대로 제거하지 않으면 이후 화장실과 화장실 아닌 곳을 구분하기가 더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보호자가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시판되는 일반 탈취제를 사용하는 건데요. 사람과 달리 반려견은 일반 탈취제 향기에 숨겨진 암모니아 냄새를 고스란히 느껴 유용하지 않습니다.

    눈 세정제, 귀 세정제

    사람이 매일 세수를 하듯이 반려견도 하루 한 번 세수를 시켜줘야 합니다. 반려견에게 세수란 콧속으로 흘러들어간 눈물(혹은 눈곱)이 누공을 막지 않도록 청소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눈 세정제를 두세 방울 넣고 눈두덩이를 슬며시 마사지해주면 됩니다. 이렇게 하면 반려견의 누공이 막혀 눈물이 넘치면서 악취가 생기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반려견 목욕은 일반적으로 1~2주에 한 번을 권장합니다. 목욕 후에는 귀를 청소해줘야 하는데, 이때 귀 세정제를 사용합니다. 반려견은 선천적인 귀 모양(처지거나 늘어진 귀) 등으로 귀지가 많이 생기고 질병도 자주 발생합니다. 목욕 후 면봉 등에 귀 세정제를 묻혀 청결하게 관리해주면 귀 안쪽에 생기는 질병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전용 빗

    반려견의 털을 빗길 전용 빗도 마련해야 한다. 빗질은 털이 엉키지 않도록 꼬리에서 얼굴 방향으로 한다. [GETTYIMAGES]

    반려견의 털을 빗길 전용 빗도 마련해야 한다. 빗질은 털이 엉키지 않도록 꼬리에서 얼굴 방향으로 한다. [GETTYIMAGES]

    일부 견종을 제외한 모든 반려견은 털이 있습니다. 이 털이 엉키지 않도록 잘 빗기고 관리해주는 건 아주 중요합니다. 장모종은 하루 한 번씩 털을 빗기는 게 좋습니다. 단모종의 경우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빗겨야 합니다. 반려견이 단모종이라면 장모종이 쓰는 빗보다 부드러운 실리콘 빗을 사용해도 괜찮습니다. 피부에 닿아도 자극적이지 않은 빗으로 빗질과 마사지를 동시에 해주면 피부 건강을 지키는 것은 물론, 보호자와 교감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처음 반려견을 기르는 보호자는 빗질을 어려워합니다. 하지만 한 번만 제대로 익혀두면 이후부터는 빗질이 쉽고 편하게 느껴질 겁니다. 보통 털은 꼬리에서 머리 쪽으로, 다리 아래에서 등 위쪽으로 빗깁니다. 털이 난 방향과 반대로 빗겨야 엉키지 않기에 그렇습니다.

    장난감

    반려견에게 장난감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려견이 혼자 있는 시간을 잘 보내게 하려면 장난감은 필수나 다름없습니다. 활발한 반려견에게 장난감을 주지 않는다면 소파, 화분, 신발 등을 장난감처럼 물어뜯으며 놀 가능성이 있습니다. 흥미로운 장난감이 있으면 이런 생활용품으로부터 자연히 관심이 멀어질 겁니다.

    장난감은 형태가 매우 다양합니다. 공을 굴릴 때마다 간식이 나오는 것도 있고, 오뚝이를 쓰러뜨리면 간식이 제공되는 것도 있습니다. 봉제인형이나 방석에 간식을 넣어놓으면 반려견이 후각과 앞발을 이용해 찾아 먹는 형태도 있습니다. 이런 재밌는 장난감을 하루 5~7개씩 매일 다르게 제공하면 반려견이 혼자서도 즐거운 하루를 보낼 수 있습니다(그렇다고 반려견을 매일 혼자 둬도 된다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이동장, 유모차

    이동장은 반려견을 데리고 외출할 때 필요한 용품입니다. 자가용으로 이동할 때는 반려견의 심신 안정을 위해, 대중교통을 탈 때는 다른 승객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이동장을 사용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반려견이 이동장 안에 들어가기를 꺼려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간식 등으로 몇 차례 ‘긍정 강화 훈련’을 하다 보면 “저기에 들어가면 맛있는 간식을 먹을 수 있다”는 인식이 생겨 이후 외출이 용이해집니다. 유모차의 경우 반려견이 어릴 때부터 구비해놓을 필요는 없습니다. 나이가 든 반려견이 산책 또는 외출을 버거워할 때 유모차를 활용하면 건강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함께 집 밖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최인영 수의사는…
    2003년부터 수의사로 활동한 반려동물 행동학 전문가다. 현재 서울 영등포구 러브펫동물병원 대표원장, 서울시수의사회 이사를 맡고 있으며 대표 저서로 ‘어서 와 반려견은 처음이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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