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왼쪽)가 3월 17일 청와대에서 열린 3자 회동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인사말을 들으며 메모하고 있다. 문 대표는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은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실패했다”며 “소득 주도의 성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사 외에도 박 대통령은 올 들어 과거와 다른 다양한 행보를 선보이고 있다. 국무회의나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장관과 수석비서관들이 대통령의 말을 일방적으로 받아쓰던 모습 대신, 회의에 앞서 찻잔을 손에 들고 담소를 나누는 ‘티타임’을 가졌다.
3월 13일에는 중동 순방을 다녀온 박 대통령이 순방 성과를 설명하겠다며 취임 2년 만에 처음으로 정의화 국회의장, 양승태 대법원장,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이인복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이완구 국무총리 등 5부 요인을 청와대로 초청했다. 2년 만에 이뤄진 회동이라 그런지 ‘흐뭇한 광경’이라며 ‘만남’ 자체가 더 화제가 됐다. 17일에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3자 회동도 가졌다. 박 대통령이 여야 대표와 청와대에서 회동한 것은 2013년 9월 이후 1년 6개월 만의 일이다.
티타임을 갖고 전에 없던 여러 만남의 자리를 만드는 등 올 들어 달라진 박 대통령의 ‘소통’ 행보에 대해 “예전 같으면 하지 않았을 이런 노력은 평가받을 만하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그러나 “만나는 자리만 만들었을 뿐 소통하려는 의지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는 부정적 시각이 우세하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제대로 된 소통이 이뤄지려면 쌍방향이어야 하는데, 여전히 일방향 성격이 짙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박 대통령이 친박근혜계 인사 3인을 정무특보로 임명하고, 국회에서 ‘겸임’ 논란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특보 임명장을 수여한 것은 여전히 ‘일방향 정치’를 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3자 회동 이후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 및 해법을 놓고 청와대 반박과 야당의 재반박이 이어지며 논란은 더 커졌다. 소통하려고 마련한 청와대 회동이 오히려 여야 이견만 증폭시켜 불통만 키운 꼴이 된 것. 한 정치평론가는 “진정성을 갖고 상대방 얘기를 귀담아들어야 소통이 가능한데, 지금 박 대통령의 소통 방식은 무늬는 분명 소통인데, 진정성과 상대에 대한 배려가 부족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