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눈썹에 입꼬리가 시원하게 올라가는 미소가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웃게 만든다. 중·저음의 목소리와 구릿빛 피부는 섹시한 야성미를 내뿜는다. 게다가 객석을 향해 120도로 허리 굽혀 인사하는 무대 매너까지 갖췄다. 이러니 어느 여자가 이 남자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으랴.
지난해 드라마 ‘해를 품은 달’과 영화 ‘도둑들’로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모두 제패한 배우 김수현(25)이 데뷔 후 처음 주연을 맡은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로 극장가를 후끈 달구고 있다. 6월 5일 개봉한 이 영화는 ‘국내 개봉작 가운데 사전예매 관객수 1위, 역대 최단 기간인 개봉 36시간 만에 100만 관객 돌파’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올 상반기 최고 흥행작 ‘아이언맨 3’나 역대 오프닝스코어 최고기록을 가진 ‘트랜스포머 3’도 100만 고지를 넘는 데 사흘이 걸렸다.
촬영 전 액션스쿨서 무술 연습
누적 조회수 2만5000건에 달하는 인기 웹툰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살인병기로 길러진 북한 최고 엘리트 요원들이 우리나라 달동네에 위장 잠입해 행복의 의미를 깨달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김수현의 극중 배역은 북한 특수공작부대 조장 원류환. 각종 무술과 사격, 5개 국어에 능통한 최정예 요원이다. 김수현은 “원류환이 남한으로 단독 출정 명령을 받는데 잠행 임무가 어이없게도 달동네 슈퍼 집 바보 동구로 사는 거다. 달동네에서 매일 동네 꼬마들에게 당하면서도 오로지 당의 명령만 기다리며 살아가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 ‘해를 품은 달’과 ‘도둑들’로 많은 사랑을 받아 출연 제의가 빗발쳤을 텐데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가 뭔가.
“북한 최고 정예 요원과 바보라는 극단의 캐릭터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작품이라서 끌렸다. 잠자던 도전 욕구를 자극했다고나 할까. 지난해 워낙 큰 사랑을 받아서 차기작을 고르기가 쉽지 않았는데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안 하면 후회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작품이었다. 원작 웹툰의 탄탄하고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영화로 만들면 어떤 느낌일지도 궁금했다. 원작을 아주 재미있게 봤다.”
▼ 1인2역이나 다름없는데 힘들지 않았나.
“크게 힘든 건 없었다. 촬영 들어가기 전 몇 달 동안 액션스쿨에 다녔다. 액션스쿨에서 무술 연습을 하며 안 쓰던 근육을 쓰다 보니 처음엔 육체적 고통이 지속됐는데, 일정 수준을 넘어서니까 괜찮아졌다. 액션 신에서 손발을 맞추는, 합을 짜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몸이 마음 같지 않아서 조금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처음 해보는 작업이어서 신기했다. 바보 연기를 할 땐 관객이 편히 볼 수 있게 힘을 뺐다. 사투리도 나한테 주어진 숙제 중 하나였는데 현장에서 손현주 선배님 대사를 계속 흉내 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입에 붙었다.”
▼ 액션 신의 강도가 높아 촬영 현장에 구급차가 대기했다던데.
“전북 전주에서 며칠간 연속해서 액션 신을 찍었다. 비를 맞으며 촬영하다 보니 배우만이 아니라 스태프 가운데 누가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 다치진 않았나.
“큰 부상은 없었다. 누군가에게 맞고 구르고 하는 장면이 많았는데, 날이 춥고 건조해지는 바람에 살이 긁히고 트고 찢어지는 정도였다.”
액션 신을 찍은 후 김수현은 고생한 스태프들을 한우로 ‘통 크게’ 몸보신시켰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이날 그가 쓴 회식비가 1000만 원에 달한다고 귀띔했다.
▼ 심하게 망가지는 캐릭터라 부담스러웠을 법도 한데.
“바보 연기로 망가지는 게 그다지 겁나진 않았다. 오히려 한번 시원하게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컸다. 동구를 연기하면서 목표로 했던 것이 계단에서 수없이 넘어지고 콧물을 질질 흘리며 아이들이 돌을 던져도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편한 바보였다. 사람들은 누구나 바보 같은 면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내 마음속에도 동구가 있다. 그것을 끄집어내는 데 집중하면서 부담 없이 즐겁게 촬영했다.”
1000만 관객 땐 동구 분장으로 인사
▼ 바보 연기를 위해 참고한 것이 있나.
“동구 캐릭터를 연구하면서 처음 생각난 게 영구와 맹구였다. 영화 ‘7번방의 선물’에서 류승룡 선배님의 바보 연기도 인상 깊게 봤다. 이 캐릭터들을 보고 바보는 입버릇 같은 것이 하나씩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난 뭘 하면 좋을까 하다가 여느 바보 캐릭터와 달리 긴장이 풀려 있는 몸짓을 많이 연구했다. 어린이가 봐도 우스꽝스러울 만한 몸짓 말이다.”
나사가 몇 개는 풀린 바보 연기도 일품이지만 그가 노출 신에서 선보인 반전 매력도 놓쳐선 안 될 볼거리로 꼽힌다. 장철수 감독은 “김수현 씨가 웃통을 벗고 촬영할 때 같은 남자인데도 몸을 보면서 숨이 멎을 것 같았다”며 “근육질의 뇌쇄적인 몸을 보고 남녀 스태프가 이구동성으로 탄성을 내질렀다”고 전했다.
▼ 대체 몸 만들기를 어떻게 했기에.
“이번 영화에서는 부피를 키워 멋들어지게 보이는 근육이 아니라 안으로 단단해 보이는 몸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근육 선이 갈라진 탄탄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두 달 가까이 식욕을 억누르고 풀과 단백질만 먹었다. 고생한 만큼 근육이 자연스럽게 갈라져서 기뻤다(웃음).”
영화 시사회 현장에서 “100만 관객을 돌파하면 무대 인사를 다니며 귀요미송을 부르겠다”고 공언한 김수현은 6월 6일 오후 달동네에 남파된 다른 두 요원을 연기한 박기웅과 이현우, 장 감독과 함께 그 약속을 지켰다.
원작의 탄탄한 스토리 라인에 배우들의 호연이 어우러진 이 영화는 개봉 나흘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연일 흥행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관계자는 “70%대의 높은 예매율과 지금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최단 기간 1000만 고지 돌파도 가능하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렇다면 주연배우 김수현이 예상하는 흥행 성적은 얼마일까.
“이왕이면 전작인 ‘도둑들’만큼 나오면 좋겠다.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면 극중에서 연기한 동구 분장을 하고 무대 인사를 돌겠다는 공약을 걸었다. 그 공약이 꼭 실현되기를 고대한다.”
▼ 극중 대사처럼 다음 생애에 다시 태어난다면 뭘 하고 싶나.
“깊이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다음 생애에는 여배우로 태어나고 싶다. 남자이기에 할 수 없는 연기를 여배우가 돼서 해보고 싶다(웃음).”
지난해 드라마 ‘해를 품은 달’과 영화 ‘도둑들’로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모두 제패한 배우 김수현(25)이 데뷔 후 처음 주연을 맡은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로 극장가를 후끈 달구고 있다. 6월 5일 개봉한 이 영화는 ‘국내 개봉작 가운데 사전예매 관객수 1위, 역대 최단 기간인 개봉 36시간 만에 100만 관객 돌파’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올 상반기 최고 흥행작 ‘아이언맨 3’나 역대 오프닝스코어 최고기록을 가진 ‘트랜스포머 3’도 100만 고지를 넘는 데 사흘이 걸렸다.
촬영 전 액션스쿨서 무술 연습
누적 조회수 2만5000건에 달하는 인기 웹툰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살인병기로 길러진 북한 최고 엘리트 요원들이 우리나라 달동네에 위장 잠입해 행복의 의미를 깨달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김수현의 극중 배역은 북한 특수공작부대 조장 원류환. 각종 무술과 사격, 5개 국어에 능통한 최정예 요원이다. 김수현은 “원류환이 남한으로 단독 출정 명령을 받는데 잠행 임무가 어이없게도 달동네 슈퍼 집 바보 동구로 사는 거다. 달동네에서 매일 동네 꼬마들에게 당하면서도 오로지 당의 명령만 기다리며 살아가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 ‘해를 품은 달’과 ‘도둑들’로 많은 사랑을 받아 출연 제의가 빗발쳤을 텐데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가 뭔가.
“북한 최고 정예 요원과 바보라는 극단의 캐릭터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작품이라서 끌렸다. 잠자던 도전 욕구를 자극했다고나 할까. 지난해 워낙 큰 사랑을 받아서 차기작을 고르기가 쉽지 않았는데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안 하면 후회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작품이었다. 원작 웹툰의 탄탄하고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영화로 만들면 어떤 느낌일지도 궁금했다. 원작을 아주 재미있게 봤다.”
▼ 1인2역이나 다름없는데 힘들지 않았나.
“크게 힘든 건 없었다. 촬영 들어가기 전 몇 달 동안 액션스쿨에 다녔다. 액션스쿨에서 무술 연습을 하며 안 쓰던 근육을 쓰다 보니 처음엔 육체적 고통이 지속됐는데, 일정 수준을 넘어서니까 괜찮아졌다. 액션 신에서 손발을 맞추는, 합을 짜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몸이 마음 같지 않아서 조금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처음 해보는 작업이어서 신기했다. 바보 연기를 할 땐 관객이 편히 볼 수 있게 힘을 뺐다. 사투리도 나한테 주어진 숙제 중 하나였는데 현장에서 손현주 선배님 대사를 계속 흉내 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입에 붙었다.”
▼ 액션 신의 강도가 높아 촬영 현장에 구급차가 대기했다던데.
“전북 전주에서 며칠간 연속해서 액션 신을 찍었다. 비를 맞으며 촬영하다 보니 배우만이 아니라 스태프 가운데 누가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 다치진 않았나.
“큰 부상은 없었다. 누군가에게 맞고 구르고 하는 장면이 많았는데, 날이 춥고 건조해지는 바람에 살이 긁히고 트고 찢어지는 정도였다.”
액션 신을 찍은 후 김수현은 고생한 스태프들을 한우로 ‘통 크게’ 몸보신시켰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이날 그가 쓴 회식비가 1000만 원에 달한다고 귀띔했다.
▼ 심하게 망가지는 캐릭터라 부담스러웠을 법도 한데.
“바보 연기로 망가지는 게 그다지 겁나진 않았다. 오히려 한번 시원하게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컸다. 동구를 연기하면서 목표로 했던 것이 계단에서 수없이 넘어지고 콧물을 질질 흘리며 아이들이 돌을 던져도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편한 바보였다. 사람들은 누구나 바보 같은 면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내 마음속에도 동구가 있다. 그것을 끄집어내는 데 집중하면서 부담 없이 즐겁게 촬영했다.”
1000만 관객 땐 동구 분장으로 인사
▼ 바보 연기를 위해 참고한 것이 있나.
“동구 캐릭터를 연구하면서 처음 생각난 게 영구와 맹구였다. 영화 ‘7번방의 선물’에서 류승룡 선배님의 바보 연기도 인상 깊게 봤다. 이 캐릭터들을 보고 바보는 입버릇 같은 것이 하나씩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난 뭘 하면 좋을까 하다가 여느 바보 캐릭터와 달리 긴장이 풀려 있는 몸짓을 많이 연구했다. 어린이가 봐도 우스꽝스러울 만한 몸짓 말이다.”
나사가 몇 개는 풀린 바보 연기도 일품이지만 그가 노출 신에서 선보인 반전 매력도 놓쳐선 안 될 볼거리로 꼽힌다. 장철수 감독은 “김수현 씨가 웃통을 벗고 촬영할 때 같은 남자인데도 몸을 보면서 숨이 멎을 것 같았다”며 “근육질의 뇌쇄적인 몸을 보고 남녀 스태프가 이구동성으로 탄성을 내질렀다”고 전했다.
▼ 대체 몸 만들기를 어떻게 했기에.
“이번 영화에서는 부피를 키워 멋들어지게 보이는 근육이 아니라 안으로 단단해 보이는 몸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근육 선이 갈라진 탄탄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두 달 가까이 식욕을 억누르고 풀과 단백질만 먹었다. 고생한 만큼 근육이 자연스럽게 갈라져서 기뻤다(웃음).”
영화 시사회 현장에서 “100만 관객을 돌파하면 무대 인사를 다니며 귀요미송을 부르겠다”고 공언한 김수현은 6월 6일 오후 달동네에 남파된 다른 두 요원을 연기한 박기웅과 이현우, 장 감독과 함께 그 약속을 지켰다.
원작의 탄탄한 스토리 라인에 배우들의 호연이 어우러진 이 영화는 개봉 나흘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연일 흥행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관계자는 “70%대의 높은 예매율과 지금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최단 기간 1000만 고지 돌파도 가능하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렇다면 주연배우 김수현이 예상하는 흥행 성적은 얼마일까.
“이왕이면 전작인 ‘도둑들’만큼 나오면 좋겠다.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면 극중에서 연기한 동구 분장을 하고 무대 인사를 돌겠다는 공약을 걸었다. 그 공약이 꼭 실현되기를 고대한다.”
▼ 극중 대사처럼 다음 생애에 다시 태어난다면 뭘 하고 싶나.
“깊이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다음 생애에는 여배우로 태어나고 싶다. 남자이기에 할 수 없는 연기를 여배우가 돼서 해보고 싶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