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인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부산 북강서갑·48)이 요즘처럼 각광받은 적도 없을 것이다. 국회 정무위원회(정무위) 여당 간사인 그가 맡은 정무위 법안심사소위원장은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의 산파역이나 마찬가지다. 그의 손을 거치지 않고서는 아무리 좋은 경제민주화법안이라도 법으로 태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당연히 경제민주화법안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재계는 말할 것도 없고, 언론도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놓치지 않으려 한다. ‘주간동아’도 4월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그를 만났다.
▼ 경제민주화법안을 놓고 재계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주목한다.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경제를 뒤흔드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고, 너무 앞서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 목소리도 있다.
“재계의 걱정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논쟁은 팩트를 놓고 당당하게 해야 한다. 재계에선 기업 투자활동이 위축된다, 기업 활동을 옥죄는 법안을 자꾸 만든다고 이야기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경제민주화법안의 핵심은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인데, 사실 공정거래법안의 경우 아직 심사에 착수하지도 않은 상태다. 그런데 속도 조절론, 경제민주화 의지 후퇴 같은 말까지 나돌았다. 솔직한 심정으로, ‘국회의 경제민주화법안 심사 작업이 개혁 성향의 의원 몇 명이 기업을 옥죄려고 분위기를 몰아간다’는 이미지를 국민에게 심어주려는 재계의 선전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출처도, 내용도 분명치 않은 이미지만 만들어가는 건 정당하지 않다.
재계 민감 반응은 전략 전술
또 하나 안전행정위원회에서 진행하는 대체휴일제,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진행하는 정년연장, 국세청에서 진행하는 세무조사 확대 등을 정무위원회의 경제민주화법안과 뭉뚱그려 마치 정부가 기업의 건전한 투자, 자유로운 투자를 제한하려고 법안을 제정하는 것처럼 생각하는 듯하다. 하지만 대체휴일제, 정년연장은 고용 및 임금체계와 관련된 것이지 직접적으로 경제민주화법안과 관련된 것이 아니다. 경제민주화 법안은 대기업의 전횡, 일탈행위를 교정하자는 것이다.
▼ 재계가 일감 몰아주기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볼 수 있는데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일감 몰아주기, 순환출자, 금산분리 등 메인 이벤트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이런 것을 사전에 무디게 하려는 전술이 아닌가 싶다.”
▼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재벌 오너의 이해에 가장 반하기 때문이라는 말도 있던데.
“그 말도 맞다. 결국 메인 이벤트도 재벌 오너십과 지배구조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일감 몰아주기는 편법승계 수단으로 많은 비판을 받아왔고, 대기업 순환출자도 오너십과 직접 관련된 것이다. 재계 처지에선 가장 걱정스럽고 단속을 미리 해놓아야 할 주제일 것이라 생각한다.”
▼ 앞으로 일정이 궁금하다.
“세부적인 내용을 말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지만, 어쨌든 법안 심사라는 것이 고스톱 룰처럼 재미로 만드는 것과는 다르지 않나. 법안 심사는 대기업, 중소기업, 국민 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중차대한 일일 뿐 아니라, 내 지역구의 국보시장이라는 전통시장 좌판에서 나물을 파는 할머니 인생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 때문에 법안은 기본적으로 숙성을 잘해야 한다. 전기밥솥 플러그를 꽂고 시간을 재듯 30분 안에 법안이 통과돼야 한다는 식으로 봐선 안 되는 문제지 않나. 충분히 숙성하면 6월이든 7월이든 자연스럽게 결론이 날 것이다.
물론 정권 초기 법안 심사를 마쳐야 한다는 건 현실 정치 프로그램상 당연한 이야기다. 그러나 6인협의체다, 무슨 협의체다 해서 상임위원회의 법안심사권에도 개입해 왈가불가할 일은 아니다. 여야 의원 모두 이 부분에 대해선 상당한 문제제기를 했다. 법안 심사는 어디까지나 상임위 고유 권한이다. 소위원회를 하면서 법안 심사가 건설적이고 생산적으로 이뤄진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 시기가 늦어지면 처음의 개혁 의지가 실종되는 것 아니냐는 불필요한 오해가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
“조급증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지만, 법안 심사의 중요성을 생각한다면 그런 것에 위축돼선 안 된다고 본다.”
▼ 일감 몰아주기의 30% 룰 부분에 대해선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건가.
“30% 룰이라는 건 예컨대 대기업 총수가 실제로 일감 몰아주기를 지시하고 관여했다 해도 재판 과정에서 이를 입증하기 어려울 게 빤하므로, 총수가 계열사 지분을 30% 이상 가진 경우 그가 지시했다고 추정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헌법상, 아무리 죄질이 나쁘다 해도 재판을 통해 확증된 내용이 없다면 죄를 추정할 수 없다.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뜻이다. 우리가 보기에 죄를 충분히 유추할 수 있다 해도 적법절차를 거치지 않는다면 그것은 유죄추정 아닌가. 이 부분에 대해선 진보학계에서도 문제를 제기한다.”
땅 짚고 헤엄치기 반드시 근절을
▼ 박 의원이 주장하는 경제민주화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과 조율을 마쳤나.
“경제민주화는 헌법 제119조 2항에 명시된 헌법적 가치이자 시대의 화두다. 정치 슬로건, 인기영합적 슬로건이 결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 옷 옆의 액세서리, 화장발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경제민주화에 대한 인식을 다시 해야 한다.”
▼ 그런데 박 대통령은 ‘속도조절론’을 거론했는데.
“경제민주화에 대한 박 대통령의 의지는 아주 단호하다. 이는 비단 나만 느끼는 게 아니다. 최근 속도조절론 이야기가 나돌 때도 대통령은 납품 단가를 후려친다, 기술을 탈취한다부터 모기업의 광고행태 등 구체적 사안까지 거론하면서 ‘이렇게 하면 중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아무리 열심히 해도 보람이나 희망을 못 느끼지 않느냐, 이것은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 많은 사람이 대통령의 진심이 무엇인지에 촉각을 세울 때였다. 그런 점에서 박 대통령의 속도조절론은 잘못 알려진 거다. 내가 봤을 때는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의지는 앞으로 5년 임기 내내 일관되게 유지될 것이다.
지금 경제민주화 핵심은 그동안 일탈돼왔던 것을 교정하자는 것이고, 이것은 결과적으론 대기업에도 이득이 될 것이다.”
▼ 지금까지 역대 정권이 재벌개혁 등 경제민주화 정책을 시행하려 했지만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는 지적도 있는데.
“이번 대통령선거(대선) 국면처럼 경제민주화가 중심 화두가 됐던 적은 없는 듯하다. 역대 정부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김대중 정부나 노무현 정부는 초기 경제민주화 정책을 시행하려 했지만 점차 규제를 풀어주는 쪽으로 돌아섰다. 결과적으로 경제민주화 정책을 실현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 아니겠나. 다행히 지금은 경제민주화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으니 의미 있는 산출물을 기대할 수 있을 듯하다. 대선 국면에서도 경제민주화 문제는 모든 대선후보가 거론했던 것이고, 큰 틀에선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였다.”
▼ 대기업 임원 연봉공개 목적은 무엇인가.
“나도 처음엔 찬성하지 않았다. 공약 사항도 아니었고, 왜 국가가 남의 지갑까지 들여다보려 하느냐는 지적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리먼브라더스 사태 때 회사는 망해가는데 이사들 월급은 수천만 달러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나. 미국, 일본, 영국, 독일 등 선진국은 우리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사기업 임원의 연봉을 공개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총수가 기업 등기이사에서 빠지면 권한은 여전히 막강하지만 연봉공개 대상은 아니게 된다. 직함과 관계없이 연봉 기준선을 두고, 얼마 이상은 무조건 공개하도록 법적 체계를 갖춘 해외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안다. 그에 비해 우리는 제한적 범위의 실험 단계라 할 수 있다.”
▼ 경제민주화법안을 놓고 재계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주목한다.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경제를 뒤흔드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고, 너무 앞서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 목소리도 있다.
“재계의 걱정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논쟁은 팩트를 놓고 당당하게 해야 한다. 재계에선 기업 투자활동이 위축된다, 기업 활동을 옥죄는 법안을 자꾸 만든다고 이야기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경제민주화법안의 핵심은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인데, 사실 공정거래법안의 경우 아직 심사에 착수하지도 않은 상태다. 그런데 속도 조절론, 경제민주화 의지 후퇴 같은 말까지 나돌았다. 솔직한 심정으로, ‘국회의 경제민주화법안 심사 작업이 개혁 성향의 의원 몇 명이 기업을 옥죄려고 분위기를 몰아간다’는 이미지를 국민에게 심어주려는 재계의 선전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출처도, 내용도 분명치 않은 이미지만 만들어가는 건 정당하지 않다.
재계 민감 반응은 전략 전술
또 하나 안전행정위원회에서 진행하는 대체휴일제,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진행하는 정년연장, 국세청에서 진행하는 세무조사 확대 등을 정무위원회의 경제민주화법안과 뭉뚱그려 마치 정부가 기업의 건전한 투자, 자유로운 투자를 제한하려고 법안을 제정하는 것처럼 생각하는 듯하다. 하지만 대체휴일제, 정년연장은 고용 및 임금체계와 관련된 것이지 직접적으로 경제민주화법안과 관련된 것이 아니다. 경제민주화 법안은 대기업의 전횡, 일탈행위를 교정하자는 것이다.
▼ 재계가 일감 몰아주기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볼 수 있는데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일감 몰아주기, 순환출자, 금산분리 등 메인 이벤트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이런 것을 사전에 무디게 하려는 전술이 아닌가 싶다.”
▼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재벌 오너의 이해에 가장 반하기 때문이라는 말도 있던데.
“그 말도 맞다. 결국 메인 이벤트도 재벌 오너십과 지배구조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일감 몰아주기는 편법승계 수단으로 많은 비판을 받아왔고, 대기업 순환출자도 오너십과 직접 관련된 것이다. 재계 처지에선 가장 걱정스럽고 단속을 미리 해놓아야 할 주제일 것이라 생각한다.”
▼ 앞으로 일정이 궁금하다.
“세부적인 내용을 말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지만, 어쨌든 법안 심사라는 것이 고스톱 룰처럼 재미로 만드는 것과는 다르지 않나. 법안 심사는 대기업, 중소기업, 국민 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중차대한 일일 뿐 아니라, 내 지역구의 국보시장이라는 전통시장 좌판에서 나물을 파는 할머니 인생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 때문에 법안은 기본적으로 숙성을 잘해야 한다. 전기밥솥 플러그를 꽂고 시간을 재듯 30분 안에 법안이 통과돼야 한다는 식으로 봐선 안 되는 문제지 않나. 충분히 숙성하면 6월이든 7월이든 자연스럽게 결론이 날 것이다.
물론 정권 초기 법안 심사를 마쳐야 한다는 건 현실 정치 프로그램상 당연한 이야기다. 그러나 6인협의체다, 무슨 협의체다 해서 상임위원회의 법안심사권에도 개입해 왈가불가할 일은 아니다. 여야 의원 모두 이 부분에 대해선 상당한 문제제기를 했다. 법안 심사는 어디까지나 상임위 고유 권한이다. 소위원회를 하면서 법안 심사가 건설적이고 생산적으로 이뤄진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 시기가 늦어지면 처음의 개혁 의지가 실종되는 것 아니냐는 불필요한 오해가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
“조급증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지만, 법안 심사의 중요성을 생각한다면 그런 것에 위축돼선 안 된다고 본다.”
▼ 일감 몰아주기의 30% 룰 부분에 대해선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건가.
“30% 룰이라는 건 예컨대 대기업 총수가 실제로 일감 몰아주기를 지시하고 관여했다 해도 재판 과정에서 이를 입증하기 어려울 게 빤하므로, 총수가 계열사 지분을 30% 이상 가진 경우 그가 지시했다고 추정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헌법상, 아무리 죄질이 나쁘다 해도 재판을 통해 확증된 내용이 없다면 죄를 추정할 수 없다.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뜻이다. 우리가 보기에 죄를 충분히 유추할 수 있다 해도 적법절차를 거치지 않는다면 그것은 유죄추정 아닌가. 이 부분에 대해선 진보학계에서도 문제를 제기한다.”
땅 짚고 헤엄치기 반드시 근절을
▼ 박 의원이 주장하는 경제민주화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과 조율을 마쳤나.
“경제민주화는 헌법 제119조 2항에 명시된 헌법적 가치이자 시대의 화두다. 정치 슬로건, 인기영합적 슬로건이 결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 옷 옆의 액세서리, 화장발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경제민주화에 대한 인식을 다시 해야 한다.”
▼ 그런데 박 대통령은 ‘속도조절론’을 거론했는데.
“경제민주화에 대한 박 대통령의 의지는 아주 단호하다. 이는 비단 나만 느끼는 게 아니다. 최근 속도조절론 이야기가 나돌 때도 대통령은 납품 단가를 후려친다, 기술을 탈취한다부터 모기업의 광고행태 등 구체적 사안까지 거론하면서 ‘이렇게 하면 중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아무리 열심히 해도 보람이나 희망을 못 느끼지 않느냐, 이것은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 많은 사람이 대통령의 진심이 무엇인지에 촉각을 세울 때였다. 그런 점에서 박 대통령의 속도조절론은 잘못 알려진 거다. 내가 봤을 때는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의지는 앞으로 5년 임기 내내 일관되게 유지될 것이다.
지금 경제민주화 핵심은 그동안 일탈돼왔던 것을 교정하자는 것이고, 이것은 결과적으론 대기업에도 이득이 될 것이다.”
▼ 지금까지 역대 정권이 재벌개혁 등 경제민주화 정책을 시행하려 했지만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는 지적도 있는데.
“이번 대통령선거(대선) 국면처럼 경제민주화가 중심 화두가 됐던 적은 없는 듯하다. 역대 정부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김대중 정부나 노무현 정부는 초기 경제민주화 정책을 시행하려 했지만 점차 규제를 풀어주는 쪽으로 돌아섰다. 결과적으로 경제민주화 정책을 실현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 아니겠나. 다행히 지금은 경제민주화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으니 의미 있는 산출물을 기대할 수 있을 듯하다. 대선 국면에서도 경제민주화 문제는 모든 대선후보가 거론했던 것이고, 큰 틀에선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였다.”
▼ 대기업 임원 연봉공개 목적은 무엇인가.
“나도 처음엔 찬성하지 않았다. 공약 사항도 아니었고, 왜 국가가 남의 지갑까지 들여다보려 하느냐는 지적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리먼브라더스 사태 때 회사는 망해가는데 이사들 월급은 수천만 달러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나. 미국, 일본, 영국, 독일 등 선진국은 우리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사기업 임원의 연봉을 공개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총수가 기업 등기이사에서 빠지면 권한은 여전히 막강하지만 연봉공개 대상은 아니게 된다. 직함과 관계없이 연봉 기준선을 두고, 얼마 이상은 무조건 공개하도록 법적 체계를 갖춘 해외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안다. 그에 비해 우리는 제한적 범위의 실험 단계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