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방송에 출연 중인 문국현 전 의원(위)과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아래 왼쪽), 이재화 변호사.
우리나라에서도 올 1월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소셜방송으로 연두기자회견을 했다. 김 장관은 실시간으로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해 들어오는 질문에 답변했다. 방송이 진행되는 동안 ‘#김성환’은 실시간 SNS 검색순위 1위였다. 김 장관의 소셜방송은 오바마보다 일주일 정도 앞선 참신한 시도였다.
‘hang out’은 ‘~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다’라는 뜻으로 ‘on air’가 붙어 ‘방송으로 많은 시간을 보낸다’로 직역할 수 있다. 이 말은 유명인사뿐 아니라 누구나 자유롭게 인터넷 생방송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통상 SNS 하면 트위터나 페이스북만 떠올리기 쉬운데, 이제 SNS는 소셜방송으로 급진화하고 있다.
소셜방송은 브로드밴드 통신망을 이용한 방송 서비스다. 이 때문에 정부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고, 당연히 규제도 없다. 그러니 정부가 주파수를 허락한다거나, 주파수를 정부로부터 허가받아 방송국을 차린다는 발상은 시대착오적이다.
‘주간동아’와 위키트리도 2012 대선주자와의 인터뷰를 소셜방송을 통해 실시간으로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야권에서는 정세균 후보, 여권에서는 임태희, 정몽준, 김문수, 이재오 후보가 소셜방송에 출연했다. 주간동아가 진행하는 대선주자 인터뷰는 평균 100만 건 이상 트위터에 노출됐다. 정몽준 후보는 방송이 끝나기가 무섭게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동영상을 링크해 트위터에 날렸다. 새누리당 정치인 가운데 SNS를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정평이 난 이재오 의원도 출연 전부터 자신의 소셜방송 출연을 예고하고 퍼나르는 데 열성을 보였다.
최근 위키트리 소셜방송의 단골 고객은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 문국현 전 의원, 정봉주 전 의원의 변호인인 이재화 변호사 등이다. 모두가 재미있어 한다. 그럼 이들은 왜 소셜방송에 출연할까.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젊은이들과 SNS로 실시간 진솔하게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무제한 무편집 생방송’이기 때문이다. 기존 방송의 자의적 편집과 시간 제약에 의한 왜곡에 속된 말로 데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날것의 목소리로 신나게 방송한다. 기존 방송이 폐쇄적일수록 열린 매체인 소셜방송은 더욱더 날개를 달 것이다. 권력은 방송 인사권을 장악하려 하고 노조는 공정방송을 외치며 극한투쟁을 벌이는 가운데, 방송민주화는 전혀 엉뚱한 곳에서 전혀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게 바로 과학철학자 토머스 쿤이 ‘과학혁명의 구조’(까치)에서 말한 패러다임 시프트다. SNS는 방송민주화 도구로 진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