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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밟는 대로 쭉~쭉 역시 탐나는 스포츠카

포르쉐 911 카레라S

  •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입력2012-06-11 11: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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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밟는 대로 쭉~쭉 역시 탐나는 스포츠카
    옛 장수들은 명마(名馬)를 타고 전장을 종횡무진 누비는 것을 꿈꿨다면, 현대를 사는 터프가이들은 최고의 차를 타고 거침없이 질주하고픈 욕망을 갖고 있다. 더욱이 그 차가 고성능 스포츠카라면 더 말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포르쉐 7세대 911은 ‘스포츠카는 달리는 즐거움을 위해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타는 자동차’라는 기자의 평소 생각을 무참히 깨부쉈다.

    포르쉐 신형 911 카레라S를 타고 서울에서 춘천을 거쳐 강원도 일대를 돌아오는 왕복 480km를 달리고 난 뒤 기자는 그동안 고성능 스포츠카에 가졌던 ‘멋지고 운전은 재미있지만, 오래 타기 불편하고 기름을 많이 먹는다’는 선입견을 완전히 버려야 했다.

    #부품 개선하고 중량 줄여 효율 높여

    신형 911 카레라S는 최근 자동차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효율성과 편안함을 위해 부품 90%를 새로 설계하고 바꿨다. 차체가 커졌음에도 알루미늄과 마그네슘을 사용하고 플라스틱 트림을 최적화해 이전 모델보다 80kg가량 무게가 줄었다. 또한 동력계통을 바꾸고 새로운 서스펜션 시스템을 적용해 퍼포먼스를 개선하는 한편, 연료소비와 배기가스 배출량을 최대 16%까지 감소했다.



    외형은 멀리서 봐도 단번에 911임을 알 수 있을 정도로 패밀리 룩의 전통을 이었지만, 세밀히 살펴보면 곳곳을 뜯어고치고 다듬었다.

    그중에서 섀시를 완전히 새롭게 바꾼 것은 7세대의 가장 큰 변화다. 이전 모델보다 휠베이스(축간거리)가 100mm나 길어졌으나 차체 길이는 56mm만 더 길어졌다. 그 덕분에 오버행이 44mm(앞 32mm, 뒤 12mm) 짧아져 전체적으로 안정감이 느껴지고 실내도 넓어졌다. 전체 길이는 4.5m에 불과하고 너비는 1.8m를 유지해 동급 스포츠카 중 가장 콤팩트하다.

    엔진 커버가 리어 스포일러 구실까지 병행하던 이전 세대와 달리 별도의 리어 스포일러가 생겼고, 리어 램프는 납작하고 넓게 퍼져 안정감을 준다. 평소 숨어 있는 리어 스포일러는 시속 120km가 넘으면 자동으로 펼쳐졌다가 80km/h 이하로 줄이면 접힌다.

    #최고출력 400마력 슈퍼카에 근접

    실내는 이전 모습을 완전히 버렸다. 계기판과 대시보드 등은 전체적으로 포르쉐의 슈퍼카 카레라GT와 닮았고, 센터페시아는 스포츠 세단 파나메라처럼 화려하고 고급스러워졌다. 개인적으로 6세대보다 훨씬 보기 좋았다.

    그러나 인테리어의 변화와 달리 시트에 앉아 스티어링 휠을 접고 시동을 거는 순간 911의 본질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5개 원으로 된 계기판 중 오른쪽에서 두 번째 G-포스(forces) 창은 새롭게 추가한 재미있는 기능이다. 주행 중 차체에 가해지는 각 방향의 중력가속도를 수치로 표시해 급가속이나 감속, 좌우로 굽은 도로에서 코너링을 얼마나 과격하게 했는지 정확히 알 수 있다.

    카레라S는 7단 수동변속기와 포르쉐 듀얼 클러치변속기인 PDK를 함께 사용하며 3.8ℓ수평대향 6기통 직분사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400마력, 최대토크 44.9kg·m의 힘을 낸다. 스포츠카에서 400마력은 슈퍼카 수준에 근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지에서 100km/h까지는 일반 모드에서 4.5초가 걸리고 최고속도는 302km/h다.

    #가속페달 밟는 순간 몸이 시트에 파묻혀

    밟는 대로 쭉~쭉 역시 탐나는 스포츠카
    포르쉐 마니아들은 911의 ‘포르쉐 노트’(포르쉐 엔진음)에 열광한다. 이들은 고유의 엔진음을 즐기려고 일부러 오디오를 끄고 주행하기도 한다. 신차의 엔진음은 이전 모델보다 작아진 느낌이지만,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자 여전한 엔진음이 가슴을 울렸다. 인공적으로 엔진음을 만들지 않고 박서 엔진의 기계적이면서도 독특한 엔진음을 그대로 실내에 전달한다.

    구불구불한 국도에서 코너링을 즐기다 고속도로에 올라섰다. 반듯한 도로에서 주변에 차들이 없는 틈을 타 가속페달을 깊숙이 밟았다. 속도계가 순식간에 오른쪽으로 기울며 몸이 시트에 파묻혔다. 어느덧 최고속도에 근접해가지만 차는 지면에 바짝 붙어 달린다. 이런 높은 수준의 접지력이 고속주행과 코너링에서 안정감을 주고 토크의 급격한 변화에도 차체를 흔들림 없이 유지해준다.

    신차의 스티어링이 유압식에서 전동식으로 바뀌어 민감도 저하가 우려됐으나, 실제로 경험한 신형 911 카레라S는 더욱 자연스럽고 견고해진 느낌이다.

    신형 911 카레라S는 뉘르부르크링(Nurburgring) 서킷을 이전 모델보다 14초 앞당긴 7분40초에 주파해 성능을 공식적으로 입증했다. ‘모터레이싱의 성지’라고 부르는 뉘르부르크링은 독일 중서부 지방 뉘르부르크에 있는 장거리 서킷(20.81km)으로, 해마다 포뮬러1 등 국제대회를 여는 곳으로 유명하다.

    #개선된 성능으로 피로감 크게 줄어

    스포츠카를 타고 500km 가까이 주행하면 일반 세단과는 차원이 다른 피로감을 느낀다. 아무래도 운전의 긴장감이 더크고 노면의 충격을 온몸으로 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형 911 카레라S는 확실히 이전 모델보다 피로감이 덜했다. 길어진 휠베이스와 개선된 섀시, 새로운 서스펜션이 안락함을 높였기 때문이다. 또 다른 강점은 획기적인 연비 개선이다. 공인연비를 15%나 향상시켜 8.2km/ℓ를 달성했다. 8km/ℓ대는 고성능 스포츠카로는 대단한 수치다. 고연비 달성은 경량화에 성공하고, 주행 중 차가 멈춰서면 시동이 꺼졌다가 출발할 때 자동으로 걸리는 스톱 앤드 스타트 기능을 과감하게 채택한 덕분이다. 또한 탄력주행으로 연비를 절감하는 ‘코스팅(coasting)’ 기능을 탑재했는데, 코스팅은 주행 중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순간적으로 변속기의 연결이 끊어져 공회전 상태로 계속 주행하며 연료를 아껴준다.

    이 밖에 전동식 선루프와 드라이빙 라이트 어시스트, 정면 및 후방 파크 어시스트, 전동식 사이드 미러, 웰컴홈 조명 등을 새롭게 추가했다. 판매가격은 기본형 1억4460만 원, 코리안 프리미엄 패키지를 적용하면 1억6880만 원이다.

    밟는 대로 쭉~쭉 역시 탐나는 스포츠카

    포르쉐 911 카레라S의 실내는 전투기 콕핏을 닮은 파나메라와 비슷한 형태로 진보했다(왼쪽). 기계적이고 독특한 엔진음을 실내로 전달하는 박서 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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