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과장은 갈림길에 선 느낌이다. 오늘 고객사와 마지막 조건만 합의하면 한 달 동안 이어온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웬걸, 갑자기 고객사 측 담당자가 딴소리를 한다.
“제안 내용엔 만족합니다. 그런데 내부에서 비용이 너무 비싸다는 불만이 있네요. 가격을 15% 정도 낮춰주시면 바로 도입하겠습니다.”
15% 가격 인하라니, 방 과장에겐 말도 안 되는 얘기다. 그 가격으로 진행하면 남는 게 없다. 아니, 이 프로젝트에 매달리느라 놓친 다른 기회를 감안하면 손해를 보는 것일 수도 있다. 그 순간 방 과장 머릿속에 지난 한 달간 있었던 일들이 스쳐지나간다. 저녁 약속 하나 없이 주말도 반납한 채 매달린 프로젝트가 아니던가. 이렇게 끝내자니 너무 허무하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한 방 과장. 그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무더운 여름, 땡볕 아래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당신. 20분 넘게 기다려도 버스가 오지 않는다. “이러다 더위 먹는 거 아냐” 하며 한숨을 내쉬는 순간, 당신 앞으로 택시 한 대가 서서히 다가온다. 자,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택시”를 외치고 잡아 탄 뒤 시원한 에어컨을 쐬며 집으로 가겠는가, 아니면 ‘지금까지 기다린 시간이 있는데’ 하며 버스를 기다리겠는가.
만약 좀 더 기다려보기로 한다면 당신은 ‘매몰비용의 함정’에 빠진 것일지도 모른다. 매몰비용이란 ‘이미 지출돼 회수할 수 없는 비용’을 뜻한다. 카지노 등에서 돈을 잃은 사람이 ‘본전’을 찾겠다는 생각으로 계속 도박하는 것, 한번 ‘고시’의 세계에 발을 디딘 사람이 ‘기왕 투자한 시간’ 때문에 시험을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것 등이 바로 매몰비용의 사례다. 앞의 상황에선 ‘기다린 시간’이 바로 ‘비용’이다. 이건 무슨 수를 써도 회복되지 않는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그 ‘시간’ 때문에 선뜻 다른 선택을 하길 망설인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지금 당신에게 중요한 일은 ‘기다리는 게 힘들다’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1분을 기다렸든 한 시간을 기다렸든 지난 시간은 아무 상관없다. 문제 해결이 중요하다. 결국 현명한 선택은 ‘택시를 타는 것’이다.
매몰비용을 설명하는 또 다른 사례는 1960년대 초음속 여객기인 콩코드 개발사업에서 벌어진 일이다. 1947년 초음속 전투기를 개발한 후 미국, 영국, 프랑스는 이 기술을 여객기에 도입하려고 백방으로 노력했다. 하지만 연구를 진행할수록 많은 전문가가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엄청난 소음은 물론 막대한 연료 소비 같은 낮은 경제성이 걸림돌이었다.
이 상황에서 미국과 다른 나라의 선택이 엇갈렸다. 미국은 전문가들의 분석결과를 받아들이고 그때까지 진행해온 프로젝트를 정리했다. 하지만 영국과 프랑스는 달랐다. ‘되돌리기엔 이미 너무 많은 돈을 투입했다’며 초음속 여객기 개발사업을 밀어붙였다. ‘자존심 문제’라고도 했다. 하지만 결과는 어떤가. 손실만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그렇다면 매몰비용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의 시선을 과거가 아닌 ‘미래’에 맞춰야 한다. 버스를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면 ‘기다린 시간’이 아닌 ‘앞으로의 편안함’에, 방 과장은 ‘지난 한 달간의 투자’가 아닌 ‘앞으로의 기대이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러려면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 아무리 매몰비용의 함정을 강조해도 손해 본 것 같다고 느끼는 사람이 본전 생각을 버리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혹시 지금까지 쏟은 노력이 아까워 계속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있는가. 그렇다면 일의 진행 내용을 전혀 모르는 관련 전문가에게 한번 물어보라. “당신이라면 이 프로젝트를 하겠습니까”라고. 그 전문가의 대답이 ‘노(no)’라면 그 프로젝트는 ‘포기’가 답이다.
*문제 해결을 위한 맞춤형 기업교육 전문기관인 휴먼솔루션그룹 R·D 센터장으로, 기업의 협상력 향상과 갈등 해결을 돕는다.
“제안 내용엔 만족합니다. 그런데 내부에서 비용이 너무 비싸다는 불만이 있네요. 가격을 15% 정도 낮춰주시면 바로 도입하겠습니다.”
15% 가격 인하라니, 방 과장에겐 말도 안 되는 얘기다. 그 가격으로 진행하면 남는 게 없다. 아니, 이 프로젝트에 매달리느라 놓친 다른 기회를 감안하면 손해를 보는 것일 수도 있다. 그 순간 방 과장 머릿속에 지난 한 달간 있었던 일들이 스쳐지나간다. 저녁 약속 하나 없이 주말도 반납한 채 매달린 프로젝트가 아니던가. 이렇게 끝내자니 너무 허무하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한 방 과장. 그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무더운 여름, 땡볕 아래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당신. 20분 넘게 기다려도 버스가 오지 않는다. “이러다 더위 먹는 거 아냐” 하며 한숨을 내쉬는 순간, 당신 앞으로 택시 한 대가 서서히 다가온다. 자,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택시”를 외치고 잡아 탄 뒤 시원한 에어컨을 쐬며 집으로 가겠는가, 아니면 ‘지금까지 기다린 시간이 있는데’ 하며 버스를 기다리겠는가.
만약 좀 더 기다려보기로 한다면 당신은 ‘매몰비용의 함정’에 빠진 것일지도 모른다. 매몰비용이란 ‘이미 지출돼 회수할 수 없는 비용’을 뜻한다. 카지노 등에서 돈을 잃은 사람이 ‘본전’을 찾겠다는 생각으로 계속 도박하는 것, 한번 ‘고시’의 세계에 발을 디딘 사람이 ‘기왕 투자한 시간’ 때문에 시험을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것 등이 바로 매몰비용의 사례다. 앞의 상황에선 ‘기다린 시간’이 바로 ‘비용’이다. 이건 무슨 수를 써도 회복되지 않는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그 ‘시간’ 때문에 선뜻 다른 선택을 하길 망설인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지금 당신에게 중요한 일은 ‘기다리는 게 힘들다’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1분을 기다렸든 한 시간을 기다렸든 지난 시간은 아무 상관없다. 문제 해결이 중요하다. 결국 현명한 선택은 ‘택시를 타는 것’이다.
매몰비용을 설명하는 또 다른 사례는 1960년대 초음속 여객기인 콩코드 개발사업에서 벌어진 일이다. 1947년 초음속 전투기를 개발한 후 미국, 영국, 프랑스는 이 기술을 여객기에 도입하려고 백방으로 노력했다. 하지만 연구를 진행할수록 많은 전문가가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엄청난 소음은 물론 막대한 연료 소비 같은 낮은 경제성이 걸림돌이었다.
이 상황에서 미국과 다른 나라의 선택이 엇갈렸다. 미국은 전문가들의 분석결과를 받아들이고 그때까지 진행해온 프로젝트를 정리했다. 하지만 영국과 프랑스는 달랐다. ‘되돌리기엔 이미 너무 많은 돈을 투입했다’며 초음속 여객기 개발사업을 밀어붙였다. ‘자존심 문제’라고도 했다. 하지만 결과는 어떤가. 손실만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그렇다면 매몰비용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의 시선을 과거가 아닌 ‘미래’에 맞춰야 한다. 버스를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면 ‘기다린 시간’이 아닌 ‘앞으로의 편안함’에, 방 과장은 ‘지난 한 달간의 투자’가 아닌 ‘앞으로의 기대이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러려면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 아무리 매몰비용의 함정을 강조해도 손해 본 것 같다고 느끼는 사람이 본전 생각을 버리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혹시 지금까지 쏟은 노력이 아까워 계속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있는가. 그렇다면 일의 진행 내용을 전혀 모르는 관련 전문가에게 한번 물어보라. “당신이라면 이 프로젝트를 하겠습니까”라고. 그 전문가의 대답이 ‘노(no)’라면 그 프로젝트는 ‘포기’가 답이다.
*문제 해결을 위한 맞춤형 기업교육 전문기관인 휴먼솔루션그룹 R·D 센터장으로, 기업의 협상력 향상과 갈등 해결을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