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됐던 도요타자동차(이하 도요타)의 재도약을 이끌 중형세단 캠리 7세대가 지난달 한국 시장에 상륙했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뉴 캠리’를 출시하면서 연간 6000대를 팔겠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내심 1만 대 이상을 기대하는 눈치다. 현대자동차의 그랜저·쏘나타, 혼다의 어코드 등과 치열하게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캠리는 1983년 미국에서 처음 출시된 이후 넓은 실내 공간과 편안한 승차감, 실용성을 무기로 30여 년간 세계에서 1400만 대 이상 팔린 베스트셀링카다. 5년마다 신차를 출시했는데 이번이 일곱 번째 모델이다.
#푸근한 ‘아저씨’에서 ‘젊은 오빠’로 변신
한국에 출시된 캠리는 최상위급 2.5 가솔린 XLE와 2.5 하이브리드 XLE 2개 모델.
지난달 말 신형 캠리 2개 모델을 번갈아 운전하며 부산에서 여수까지 총 257km를 달렸다. 부산을 출발해 거제까지 130km는 가솔린 모델로, 거제에서 여수까지 127km는 하이브리드 모델로 시승했다.
주차장에서 만난 신형 캠리 외관은 곳곳에서 변화가 엿보였다. 6세대가 둥근 곡선의 푸근한 ‘아저씨’였다면, 7세대는 직선과 볼륨을 강조한 ‘젊은 오빠’ 모습이다. 유키히로 오카네 도요타 제품기획본부 책임연구원은 “캠리의 편안함에 역동성을 더했다”고 디자인을 요약했다. 먼저 전체적으로 무난했던 기존 캠리와 비교해 전면은 낮고 넓게, 후면은 직선을 많이 써 역동적으로 표현했다. 앞에서 보면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 방향지시등을 일체형으로 연결해 더욱 넓고 낮아 보였다. 헤드램프 주위에 크롬도금을 입혀 날카로운 느낌이다.
#실내 공간 넓어지고 곳곳에 첨단기술 접목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사이드미러와 리어램프에 단 자그마한 ‘에어로 다이내믹 핀(Pin)’. 주행 중 공기가 핀을 통과하면 소용돌이가 발생해 공기 흐름이 빨라지고, 차체를 안으로 밀어 넣는 힘이 생겨 흔들림을 잡아준다. 도요타가 F1(포뮬러원) 경기를 치르면서 발전시킨 기술이다. 실제로 타보니 고속주행에서 차체 주변의 공기 흐름이 빨라져 풍절음이 줄고 진동이 덜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현대차에 익숙한 국내 운전자라면 실내는 약간 밋밋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대시보드와 계기판, 시트, 센터페시아 등이 거슬리지 않고 조화롭게 꽉 들어찬 느낌이다.
차체는 커지지 않았지만 실내 공간은 넓어졌다. 가속 페달은 최대한 앞으로 당기고 뒷좌석은 더욱 뒤로 밀었기 때문. 앞좌석 등받이와 뒷좌석 사이 무릎공간도 구형보다 15mm가량 넓혔다.
또 머리와 가까운 천장에 굴곡을 줘 공간을 확장시킨 덕에 시야가 넓어졌다. 다만 가죽시트의 미끈거리는 질감은 아쉬웠다. 5인승의 앞좌석은 전동식으로 조절되고 뒷좌석은 6대 4로 나눠 접을 수 있다. 시트에 메모리 기능은 없다.
#공인연비 23.6km/ℓ에 정숙성 뛰어나
캠리는 LG전자와 공동으로 개발한 한국형 3D 내비게이션을 장착했다. 한국 지형과 교통 환경에 최적화한 다양한 기능을 탑재해 길 찾기에 유용했다. 하지만 시속 20km가 넘으면 조작이 안 돼 불편했고 터치감도 떨어졌다.
가솔린 모델은 4기통 2.5ℓ DOHC 듀얼 VVT-i 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최고출력은 기존 175마력에서 181마력으로 높였고, 최대토크는 23.6kg·m을 발휘한다. 구형 모델보다 공차중량은 40kg가량 줄었다.
캠리의 전통적 장점인 정숙성은 그대로였다. 시속 100km를 넘어서도 동승자와 조용한 대화가 가능하고 풍절음이 거의 없었다. 서스펜션(현가장치)은 푹신하면서도 안락한 구형과 달리 탄탄하고 예리해졌다. 커브길에서도 차체가 출렁이지 않고 단단하게 자세를 잡았다.
가속페달은 즉답식이 아니라서 약간 느린 느낌이지만, 패밀리카 성격을 감안할 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동력장치는 힘을 키우기보다 효율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공인연비는 12.8km/ℓ로 이전 모델보다 약간 향상됐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4기통 2.5ℓ 앳킨슨 사이클 엔진에 무단자동변속기(e-CVT)를 탑재했다. 엔진출력 158마력에 전기모터 출력 143마력을 더해 최고출력 201마력, 최대토크 21.6kg·m을 발휘한다.
하이브리드에 올라 시동을 거니 일정한 속도에 오르기 전까지 시동이 걸렸는지 알지 못할 정도로 실내가 조용했다. 가속페달의 반응 속도가 가솔린 차보다 빠르고 고속주행에서 치고 나가는 가속감도 좋았다. 하지만 두 모델을 비교할 때 그렇다는 것이지 패밀리세단의 한계는 분명히 존재했다.
동급의 하이브리드 세단 가운데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공인연비는 23.6km/ℓ. 경쟁모델인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21km/ℓ보다 약간 앞선다. 실제로 시승에서는 15.5km/ℓ를 기록했는데, 급출발과 급가속 등 거친 운전을 감안할 때 나쁘지 않다.
#도요타 ‘염가(廉價) 정책’ 한국에서 통할까
안전을 빼놓고 캠리를 말할 수 없다. 조수석 무릎에어백과 뒷좌석 사이드에어백을 포함해 모두 10개의 에어백을 장착했다. 또한 추돌 시 탑승자의 머리를 보호하는 경추손상방지 시트를 갖췄다. 국내에 들여오는 뉴 캠리는 전량 미국 켄터키 공장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현지에서 요구하는 고장력 강판을 사용했다. 뉴 캠리는 최근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의 종합안전성 검사에서 최고 등급인 별 다섯 개를 받았다.
나카바야시 히사오 한국토요타자동차 사장은 “고객 요구를 최대한 반영해 만든 수준 높은 차다. 뉴 캠리가 한국에서 그만큼도(연간 6000대) 안 팔리면 도요타는 정말 안 된다”고 말했다. 미국산과 약간 차이는 있지만 일본산 뉴 캠리의 일본 내 판매가격은 5500만 원(380만 엔)이 넘는다. 살인적인 엔고 속에 어쩔 수 없이 미국산을 선택한 도요타의 ‘염가(廉價) 정책’이 한국에서 통할지 궁금하다. 국내 판매가격은 가솔린모델 3390만 원, 하이브리드모델 4290만 원이다.
캠리는 1983년 미국에서 처음 출시된 이후 넓은 실내 공간과 편안한 승차감, 실용성을 무기로 30여 년간 세계에서 1400만 대 이상 팔린 베스트셀링카다. 5년마다 신차를 출시했는데 이번이 일곱 번째 모델이다.
#푸근한 ‘아저씨’에서 ‘젊은 오빠’로 변신
한국에 출시된 캠리는 최상위급 2.5 가솔린 XLE와 2.5 하이브리드 XLE 2개 모델.
지난달 말 신형 캠리 2개 모델을 번갈아 운전하며 부산에서 여수까지 총 257km를 달렸다. 부산을 출발해 거제까지 130km는 가솔린 모델로, 거제에서 여수까지 127km는 하이브리드 모델로 시승했다.
주차장에서 만난 신형 캠리 외관은 곳곳에서 변화가 엿보였다. 6세대가 둥근 곡선의 푸근한 ‘아저씨’였다면, 7세대는 직선과 볼륨을 강조한 ‘젊은 오빠’ 모습이다. 유키히로 오카네 도요타 제품기획본부 책임연구원은 “캠리의 편안함에 역동성을 더했다”고 디자인을 요약했다. 먼저 전체적으로 무난했던 기존 캠리와 비교해 전면은 낮고 넓게, 후면은 직선을 많이 써 역동적으로 표현했다. 앞에서 보면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 방향지시등을 일체형으로 연결해 더욱 넓고 낮아 보였다. 헤드램프 주위에 크롬도금을 입혀 날카로운 느낌이다.
#실내 공간 넓어지고 곳곳에 첨단기술 접목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사이드미러와 리어램프에 단 자그마한 ‘에어로 다이내믹 핀(Pin)’. 주행 중 공기가 핀을 통과하면 소용돌이가 발생해 공기 흐름이 빨라지고, 차체를 안으로 밀어 넣는 힘이 생겨 흔들림을 잡아준다. 도요타가 F1(포뮬러원) 경기를 치르면서 발전시킨 기술이다. 실제로 타보니 고속주행에서 차체 주변의 공기 흐름이 빨라져 풍절음이 줄고 진동이 덜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현대차에 익숙한 국내 운전자라면 실내는 약간 밋밋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대시보드와 계기판, 시트, 센터페시아 등이 거슬리지 않고 조화롭게 꽉 들어찬 느낌이다.
차체는 커지지 않았지만 실내 공간은 넓어졌다. 가속 페달은 최대한 앞으로 당기고 뒷좌석은 더욱 뒤로 밀었기 때문. 앞좌석 등받이와 뒷좌석 사이 무릎공간도 구형보다 15mm가량 넓혔다.
또 머리와 가까운 천장에 굴곡을 줘 공간을 확장시킨 덕에 시야가 넓어졌다. 다만 가죽시트의 미끈거리는 질감은 아쉬웠다. 5인승의 앞좌석은 전동식으로 조절되고 뒷좌석은 6대 4로 나눠 접을 수 있다. 시트에 메모리 기능은 없다.
#공인연비 23.6km/ℓ에 정숙성 뛰어나
캠리는 LG전자와 공동으로 개발한 한국형 3D 내비게이션을 장착했다. 한국 지형과 교통 환경에 최적화한 다양한 기능을 탑재해 길 찾기에 유용했다. 하지만 시속 20km가 넘으면 조작이 안 돼 불편했고 터치감도 떨어졌다.
가솔린 모델은 4기통 2.5ℓ DOHC 듀얼 VVT-i 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최고출력은 기존 175마력에서 181마력으로 높였고, 최대토크는 23.6kg·m을 발휘한다. 구형 모델보다 공차중량은 40kg가량 줄었다.
캠리의 전통적 장점인 정숙성은 그대로였다. 시속 100km를 넘어서도 동승자와 조용한 대화가 가능하고 풍절음이 거의 없었다. 서스펜션(현가장치)은 푹신하면서도 안락한 구형과 달리 탄탄하고 예리해졌다. 커브길에서도 차체가 출렁이지 않고 단단하게 자세를 잡았다.
가속페달은 즉답식이 아니라서 약간 느린 느낌이지만, 패밀리카 성격을 감안할 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동력장치는 힘을 키우기보다 효율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공인연비는 12.8km/ℓ로 이전 모델보다 약간 향상됐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4기통 2.5ℓ 앳킨슨 사이클 엔진에 무단자동변속기(e-CVT)를 탑재했다. 엔진출력 158마력에 전기모터 출력 143마력을 더해 최고출력 201마력, 최대토크 21.6kg·m을 발휘한다.
하이브리드에 올라 시동을 거니 일정한 속도에 오르기 전까지 시동이 걸렸는지 알지 못할 정도로 실내가 조용했다. 가속페달의 반응 속도가 가솔린 차보다 빠르고 고속주행에서 치고 나가는 가속감도 좋았다. 하지만 두 모델을 비교할 때 그렇다는 것이지 패밀리세단의 한계는 분명히 존재했다.
동급의 하이브리드 세단 가운데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공인연비는 23.6km/ℓ. 경쟁모델인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21km/ℓ보다 약간 앞선다. 실제로 시승에서는 15.5km/ℓ를 기록했는데, 급출발과 급가속 등 거친 운전을 감안할 때 나쁘지 않다.
#도요타 ‘염가(廉價) 정책’ 한국에서 통할까
안전을 빼놓고 캠리를 말할 수 없다. 조수석 무릎에어백과 뒷좌석 사이드에어백을 포함해 모두 10개의 에어백을 장착했다. 또한 추돌 시 탑승자의 머리를 보호하는 경추손상방지 시트를 갖췄다. 국내에 들여오는 뉴 캠리는 전량 미국 켄터키 공장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현지에서 요구하는 고장력 강판을 사용했다. 뉴 캠리는 최근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의 종합안전성 검사에서 최고 등급인 별 다섯 개를 받았다.
나카바야시 히사오 한국토요타자동차 사장은 “고객 요구를 최대한 반영해 만든 수준 높은 차다. 뉴 캠리가 한국에서 그만큼도(연간 6000대) 안 팔리면 도요타는 정말 안 된다”고 말했다. 미국산과 약간 차이는 있지만 일본산 뉴 캠리의 일본 내 판매가격은 5500만 원(380만 엔)이 넘는다. 살인적인 엔고 속에 어쩔 수 없이 미국산을 선택한 도요타의 ‘염가(廉價) 정책’이 한국에서 통할지 궁금하다. 국내 판매가격은 가솔린모델 3390만 원, 하이브리드모델 4290만 원이다.
뉴 캠리에 적용한 181마력의 2.5ℓ DOHC 듀얼 VVT-i 엔진(왼쪽), 그리고 LG전자와 공동 개발한 한국형 3D 내비게이션을 장착한 실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