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지방자치단체에 근무하는 40대 여성 공무원 A씨가 애완견 문제로 이웃을 허위 고소했다가 무고 혐의로 되레 형을 선고받았다는 기사가 주요 언론에 실렸다.
사건 개요는 이랬다. 개를 극도로 싫어하는 A씨는 옆집 애완견을 어떻게 응징할까 고민하다가 애완견이 달려들어 뒤로 넘어져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며 개 주인을 고소했다. 하지만 검찰은 신빙성이 없다며 ‘혐의 없음’으로 처분했다.
그러자 이번엔 개 주인이 A씨를 무고 혐의로 고소했다. 지검에서 무혐의 처분이 나자 개 주인은 다시 항고해 서울고검이 재기수사를 벌였다. 검찰은 결국 A씨를 불구속 기소했고, 법원도 A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의 가볍지 않은 선고를 내렸다. 이웃사촌의 따뜻한 정은 그저 옛이야기일 뿐이라는 현실을 일깨운 씁쓸한 사건이었다.
그런데 이 짧은 기사에 익숙지 않은 법률용어가 무수히 등장한다. ‘고소’ ‘무고’ ‘항고’ ‘기소’ 등 한 글자씩 바꾸어가며 알 듯 모를 듯 한 단어가 거듭 나타난다. 여기에 ‘고발’ ‘항소’ ‘약식기소’ 등까지 겹치면 일반인으로서는 그 차이를 정확히 짚어내기 어렵다.
고소(告訴)는 범죄의 피해자나 법에 의해 고소권을 가진 사람이 범죄 사실을 수사기관에 신고해 처벌을 요구하는 것이다. 고발(告發)은 피해자나 고소권자가 아닌 제3자가 수사기관에 신고하는 경우를 말한다. 흔히 말하는 ‘친고죄’는 고소가 있어야만 처벌할 수 있는 범죄다. 제3자의 고발로는 범죄자를 처벌할 수 없다.
항고(抗告)는 법원 및 검찰의 결정이나 명령을 수긍할 수 없을 때 상급 법원 및 상급 검찰청에 이를 취소하거나 변경해줄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항소(抗訴)는 1심 판결에 불복해 2심 법원에 다시 판결을 요구해 상소(上訴)하는 것을 말한다. 법원의 ‘결정이나 명령’이냐, 아니면 ‘판결’이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2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소하는 것은 상고(上告)라 한다. 글자 하나씩이 바뀌면서 다른 의미를 갖게 되니 법률 문언이 해독하기 어렵다는 비판을 받는다.
무고(誣告)는 사실이 아닌 일을 거짓으로 꾸며서 남을 처벌해달라고 공공기관에 신고할 때 성립하는 범죄다. 처벌에는 형사처벌뿐 아니라 징계처분을 받게 하려는 것도 포함한다. 이 때문에 무고죄는 수사기관에 고소나 고발하는 경우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기소(起訴)는 검사가 어떤 사람에 대한 범죄 사실을 들어 법원에 형사재판을 요구하는 일이다. 검찰의 힘은 이러한 기소권을 독점하는 데서 비롯된다. 기소에는 정식기소와 약식기소가 있는데 실무상 구공판, 구약식이라 표현하기도 한다. 정식기소는 법정에서 공판을 열어 심리하며, 약식기소는 공판을 열지 않고 서면으로만 심리한다. 단, 약식기소는 벌금형까지 선고할 수 있는 가벼운 범죄만 대상이다.
약식절차에 따라 제대로 된 재판을 받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피고인은 정식재판을 청구할 수 있다. 이때 정식재판에서는 약식재판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하지 못한다. 국민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지만, 법원과 검찰은 이 조항 때문에 정식재판 청구가 남발해 업무가 가중된다는 불만이 있다.
이런 의견을 수용해 이번 2월 임시국회 때 한나라당 이한성 의원이 대표 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서 이 조항을 삭제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부결됐다. 여야 합의에도 본회의에서 부결된 유일한 법안이었다. 서민의 재판청구권을 보장해달라는 소수 야당 대표의 호소가 의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결과다.
사건 개요는 이랬다. 개를 극도로 싫어하는 A씨는 옆집 애완견을 어떻게 응징할까 고민하다가 애완견이 달려들어 뒤로 넘어져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며 개 주인을 고소했다. 하지만 검찰은 신빙성이 없다며 ‘혐의 없음’으로 처분했다.
그러자 이번엔 개 주인이 A씨를 무고 혐의로 고소했다. 지검에서 무혐의 처분이 나자 개 주인은 다시 항고해 서울고검이 재기수사를 벌였다. 검찰은 결국 A씨를 불구속 기소했고, 법원도 A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의 가볍지 않은 선고를 내렸다. 이웃사촌의 따뜻한 정은 그저 옛이야기일 뿐이라는 현실을 일깨운 씁쓸한 사건이었다.
그런데 이 짧은 기사에 익숙지 않은 법률용어가 무수히 등장한다. ‘고소’ ‘무고’ ‘항고’ ‘기소’ 등 한 글자씩 바꾸어가며 알 듯 모를 듯 한 단어가 거듭 나타난다. 여기에 ‘고발’ ‘항소’ ‘약식기소’ 등까지 겹치면 일반인으로서는 그 차이를 정확히 짚어내기 어렵다.
고소(告訴)는 범죄의 피해자나 법에 의해 고소권을 가진 사람이 범죄 사실을 수사기관에 신고해 처벌을 요구하는 것이다. 고발(告發)은 피해자나 고소권자가 아닌 제3자가 수사기관에 신고하는 경우를 말한다. 흔히 말하는 ‘친고죄’는 고소가 있어야만 처벌할 수 있는 범죄다. 제3자의 고발로는 범죄자를 처벌할 수 없다.
항고(抗告)는 법원 및 검찰의 결정이나 명령을 수긍할 수 없을 때 상급 법원 및 상급 검찰청에 이를 취소하거나 변경해줄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항소(抗訴)는 1심 판결에 불복해 2심 법원에 다시 판결을 요구해 상소(上訴)하는 것을 말한다. 법원의 ‘결정이나 명령’이냐, 아니면 ‘판결’이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2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소하는 것은 상고(上告)라 한다. 글자 하나씩이 바뀌면서 다른 의미를 갖게 되니 법률 문언이 해독하기 어렵다는 비판을 받는다.
무고(誣告)는 사실이 아닌 일을 거짓으로 꾸며서 남을 처벌해달라고 공공기관에 신고할 때 성립하는 범죄다. 처벌에는 형사처벌뿐 아니라 징계처분을 받게 하려는 것도 포함한다. 이 때문에 무고죄는 수사기관에 고소나 고발하는 경우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기소(起訴)는 검사가 어떤 사람에 대한 범죄 사실을 들어 법원에 형사재판을 요구하는 일이다. 검찰의 힘은 이러한 기소권을 독점하는 데서 비롯된다. 기소에는 정식기소와 약식기소가 있는데 실무상 구공판, 구약식이라 표현하기도 한다. 정식기소는 법정에서 공판을 열어 심리하며, 약식기소는 공판을 열지 않고 서면으로만 심리한다. 단, 약식기소는 벌금형까지 선고할 수 있는 가벼운 범죄만 대상이다.
약식절차에 따라 제대로 된 재판을 받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피고인은 정식재판을 청구할 수 있다. 이때 정식재판에서는 약식재판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하지 못한다. 국민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지만, 법원과 검찰은 이 조항 때문에 정식재판 청구가 남발해 업무가 가중된다는 불만이 있다.
이런 의견을 수용해 이번 2월 임시국회 때 한나라당 이한성 의원이 대표 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서 이 조항을 삭제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부결됐다. 여야 합의에도 본회의에서 부결된 유일한 법안이었다. 서민의 재판청구권을 보장해달라는 소수 야당 대표의 호소가 의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