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니아 유저들이 ‘뿔’났다. 삼성전자가 애플 아이폰의 대항마라며 야심차게 내놓았던 그 ‘옴니아2’ 유저들이다. 옴니아2는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탄생했고, 당시 100만 원에 가까운 고가임에도 77만 명의 유저를 확보했다. 그런 옴니아폰을 구매했던 사용자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온라인 사이트에선 서명운동까지 벌이며 ‘보상’ 또는 ‘업그레이드’를 요구한다. 유례가 없는 일이다. 수십 개의 서명운동 카테고리가 생겨났으며, 서명운동에 동참한 사람이 수천 명을 넘어섰다.
보상 요구는 나아가 삼성 불매운동으로 번질 정도다. 네이버의 스마트폰 공식 웹사이트에서는 ‘옴니아 보상 청원’에 이어 ‘삼성 불매운동’ 글이 급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나 SKT는 뾰족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어떤 대응을 해야 할지 고민하면서도 쉽게 답을 내지 못하는 이유는 이것이 간단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온라인 서명운동 유례없는 요구
옴니아는 ‘전지전능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그만큼 삼성이 자신 있게 내놓았으며 홍보도 대대적으로 했다. 아이폰과 견주어 터치스크린을 비롯한 하드웨어 스펙도 떨어지지 않았다. 그랬던 옴니아지만 곧 찬밥 신세로 전락했다. 삼성전자가 주력 운용체계(OS)를 안드로이드로 바꾸면서다. 윈도모바일을 탑재한 옴니아는 더는 삼성의 주력제품이 아니었다.
그뿐 아니다. 출시 이후 잦은 결함 발견으로 도마에 올랐다. 아이폰에 대항하는 스마트폰을 서둘러 내놓은 탓이다. 기본 속도도 느린 데다 업데이트 일정마저 나오지 않고,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개발자들이 윈도모바일용은 개발하지 않아 카카오톡 등 인기 앱도 내려받을 수 없게 됐다.
결정적으로 ‘웹서핑’ 앱 서비스 중단이 불을 지폈다. 최근 SKT는 옴니아2 스마트폰과 아우라폰, 캐치폰 등에 기본 탑재된 웹서핑을 서비스 제공사(오페라)와의 계약 만료에 따라 4월 30일부로 종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웹서핑은 이용자가 SKT 서버가 제공하는 이미지에 가상으로 접속함으로써 다른 브라우저보다 빠르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SKT는 웹서핑이 활용도가 낮고 오류가 다수 발생해 서비스를 종료할 예정이라면서, 이후에는 모바일웹 또는 다른 브라우저로 인터넷을 이용해달라고 안내했다.
반응속도가 아이폰, 안드로이드에 비해 느린 옴니아2에서 그나마 빠르게 인터넷을 탐색할 수 있었던 웹서핑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것은 이용자들이 그동안 참아왔던 불만을 터뜨리게 한 계기가 됐다. 여기에 삼성전자의 무책임한 대응도 이용자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삼성전자 신종균 사장은 1월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1 소비자 가전 전시회’(CES)에서 “옴니아 구매자들의 불만을 잘 안다”며 “회사 차원에서 옴니아 고객들에 대한 견해가 잘 정리되면 이를 공식적으로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옴니아 사용자들은 일종의 보상이나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기대했지만, 삼성전자는 한 달이 넘도록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소비자 피해 고려한 전략 필요
옴니아 유저들의 불만과 집단행동에 대한 비판 의견도 있다. 가격이 얼마든, 홍보를 어떻게 했든 전자제품은 늘 새로운 제품에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는 비단 전자제품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구매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보다 신제품이 나오고 해당 제품 가격이 떨어질 때 소비자들은 ‘속았다’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런 이치대로라면 매번 이러한 항의가 나왔어야 하거나, 늘 그렇듯 불만 정도로 그쳤어야 했다. 이번 일이 특별한 것은 새로운 패러다임이 나오면서 이에 대해 공급자가 제대로 대비하지 못한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스마트폰 이전에도 구형 휴대전화나 신형 휴대전화에 대한 불만은 있었다. 완벽한 제품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피처폰에서는 이 같은 일이 불거지지 않았던 이유는 기기의 문제가 생겼을 때 제조사나 서비스 공급자가 애프터서비스(AS)를 해줄 수 있었고, 실제 그렇게 했다는 데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으로 건너가면서 문제는 달라졌다. 스마트폰에 대한 접근 자체가 잘못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스마트폰을 PC의 축소판으로만 여기고, e메일을 주고받고 PC와 연동해 문서 파일을 열 수 있는 기능을 가진 장치로만 생각했다. 스마트폰이라고 하면 앱 마켓에서 자유롭게 앱을 내려받아 다양한 기능을 즐기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 무선으로 인터넷을 쓸 수 있는 환경을 갖춘 휴대전화가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지 않았던 과거에는 옴니아2가 전지전능했지만, 현재는 스마트폰으로선 기능을 하지 못하는 불운한 휴대전화가 된 것이다. 생태계에 대한 문제도 거론된다. 과거에는 휴대전화 제조상의 문제인지, 서비스의 문제인지가 비교적 명확했다. 신형 휴대전화에 문제가 생기면 그것을 바로잡을 수 있었다.
반면 스마트폰은 제조사-이동통신사-OS 개발자로 생태계가 만들어지면서 문제가 더욱 복잡해졌다. 삼성전자든 SKT든 MS든, 그 누구도 옴니아2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런 문제는 안드로이드 버전 업그레이드 문제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한국, 유럽 등에 판매한 갤럭시S의 OS를 ‘프로요’(안드로이드2.2 버전)로 업그레이드해왔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업그레이드가 늦어져 2011년 1월부터 시작했다. 그사이 미국의 갤럭시 사용자들은 업그레이드 연기에 이의를 제기하며 집단소송을 준비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나 통신사 T모바일은 업그레이드 일정이 미국에서만 늦춰진 이유에 대해 ‘최적화를 위한 것’이었다며 기술적인 문제를 들었다.
이처럼 OS 업그레이드 문제는 제조사-통신사-OS 개발사 3자가 맞물려 돌아가기 때문에 쉽지 않다. 아이폰의 경우 제조사-OS 개발사가 동일해 업그레이드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 편이지만, AS 문제는 세계적으로 골칫거리다. 이런 상황이라면 아이폰도 옴니아2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이제 MS도 윈도7, 윈도8 등 새로운 모바일 OS를 내놓으면서 다시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할 태세를 갖췄다. 휴대전화 제조사들은 안드로이드, 윈도 등 다양한 OS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 라인업을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 생태계를 분석하는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업그레이드와 AS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제 스마트폰 전략을 세울 때부터 소비자의 피해를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런 대응책은 스마트폰이나 서비스 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래저래 쉽지 않은 문제인 것만은 분명하다.
보상 요구는 나아가 삼성 불매운동으로 번질 정도다. 네이버의 스마트폰 공식 웹사이트에서는 ‘옴니아 보상 청원’에 이어 ‘삼성 불매운동’ 글이 급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나 SKT는 뾰족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어떤 대응을 해야 할지 고민하면서도 쉽게 답을 내지 못하는 이유는 이것이 간단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온라인 서명운동 유례없는 요구
옴니아는 ‘전지전능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그만큼 삼성이 자신 있게 내놓았으며 홍보도 대대적으로 했다. 아이폰과 견주어 터치스크린을 비롯한 하드웨어 스펙도 떨어지지 않았다. 그랬던 옴니아지만 곧 찬밥 신세로 전락했다. 삼성전자가 주력 운용체계(OS)를 안드로이드로 바꾸면서다. 윈도모바일을 탑재한 옴니아는 더는 삼성의 주력제품이 아니었다.
그뿐 아니다. 출시 이후 잦은 결함 발견으로 도마에 올랐다. 아이폰에 대항하는 스마트폰을 서둘러 내놓은 탓이다. 기본 속도도 느린 데다 업데이트 일정마저 나오지 않고,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개발자들이 윈도모바일용은 개발하지 않아 카카오톡 등 인기 앱도 내려받을 수 없게 됐다.
결정적으로 ‘웹서핑’ 앱 서비스 중단이 불을 지폈다. 최근 SKT는 옴니아2 스마트폰과 아우라폰, 캐치폰 등에 기본 탑재된 웹서핑을 서비스 제공사(오페라)와의 계약 만료에 따라 4월 30일부로 종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웹서핑은 이용자가 SKT 서버가 제공하는 이미지에 가상으로 접속함으로써 다른 브라우저보다 빠르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SKT는 웹서핑이 활용도가 낮고 오류가 다수 발생해 서비스를 종료할 예정이라면서, 이후에는 모바일웹 또는 다른 브라우저로 인터넷을 이용해달라고 안내했다.
반응속도가 아이폰, 안드로이드에 비해 느린 옴니아2에서 그나마 빠르게 인터넷을 탐색할 수 있었던 웹서핑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것은 이용자들이 그동안 참아왔던 불만을 터뜨리게 한 계기가 됐다. 여기에 삼성전자의 무책임한 대응도 이용자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삼성전자 신종균 사장은 1월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1 소비자 가전 전시회’(CES)에서 “옴니아 구매자들의 불만을 잘 안다”며 “회사 차원에서 옴니아 고객들에 대한 견해가 잘 정리되면 이를 공식적으로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옴니아 사용자들은 일종의 보상이나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기대했지만, 삼성전자는 한 달이 넘도록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소비자 피해 고려한 전략 필요
옴니아 유저들의 불만과 집단행동에 대한 비판 의견도 있다. 가격이 얼마든, 홍보를 어떻게 했든 전자제품은 늘 새로운 제품에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는 비단 전자제품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구매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보다 신제품이 나오고 해당 제품 가격이 떨어질 때 소비자들은 ‘속았다’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런 이치대로라면 매번 이러한 항의가 나왔어야 하거나, 늘 그렇듯 불만 정도로 그쳤어야 했다. 이번 일이 특별한 것은 새로운 패러다임이 나오면서 이에 대해 공급자가 제대로 대비하지 못한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스마트폰 이전에도 구형 휴대전화나 신형 휴대전화에 대한 불만은 있었다. 완벽한 제품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피처폰에서는 이 같은 일이 불거지지 않았던 이유는 기기의 문제가 생겼을 때 제조사나 서비스 공급자가 애프터서비스(AS)를 해줄 수 있었고, 실제 그렇게 했다는 데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으로 건너가면서 문제는 달라졌다. 스마트폰에 대한 접근 자체가 잘못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스마트폰을 PC의 축소판으로만 여기고, e메일을 주고받고 PC와 연동해 문서 파일을 열 수 있는 기능을 가진 장치로만 생각했다. 스마트폰이라고 하면 앱 마켓에서 자유롭게 앱을 내려받아 다양한 기능을 즐기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 무선으로 인터넷을 쓸 수 있는 환경을 갖춘 휴대전화가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지 않았던 과거에는 옴니아2가 전지전능했지만, 현재는 스마트폰으로선 기능을 하지 못하는 불운한 휴대전화가 된 것이다. 생태계에 대한 문제도 거론된다. 과거에는 휴대전화 제조상의 문제인지, 서비스의 문제인지가 비교적 명확했다. 신형 휴대전화에 문제가 생기면 그것을 바로잡을 수 있었다.
반면 스마트폰은 제조사-이동통신사-OS 개발자로 생태계가 만들어지면서 문제가 더욱 복잡해졌다. 삼성전자든 SKT든 MS든, 그 누구도 옴니아2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런 문제는 안드로이드 버전 업그레이드 문제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한국, 유럽 등에 판매한 갤럭시S의 OS를 ‘프로요’(안드로이드2.2 버전)로 업그레이드해왔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업그레이드가 늦어져 2011년 1월부터 시작했다. 그사이 미국의 갤럭시 사용자들은 업그레이드 연기에 이의를 제기하며 집단소송을 준비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나 통신사 T모바일은 업그레이드 일정이 미국에서만 늦춰진 이유에 대해 ‘최적화를 위한 것’이었다며 기술적인 문제를 들었다.
이처럼 OS 업그레이드 문제는 제조사-통신사-OS 개발사 3자가 맞물려 돌아가기 때문에 쉽지 않다. 아이폰의 경우 제조사-OS 개발사가 동일해 업그레이드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 편이지만, AS 문제는 세계적으로 골칫거리다. 이런 상황이라면 아이폰도 옴니아2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이제 MS도 윈도7, 윈도8 등 새로운 모바일 OS를 내놓으면서 다시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할 태세를 갖췄다. 휴대전화 제조사들은 안드로이드, 윈도 등 다양한 OS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 라인업을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 생태계를 분석하는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업그레이드와 AS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제 스마트폰 전략을 세울 때부터 소비자의 피해를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런 대응책은 스마트폰이나 서비스 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래저래 쉽지 않은 문제인 것만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