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톡소플라스마 원충의 숙주 구실을 하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 고령 출산은 태아와 산모 모두에게 위험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임신부 나이가 만 35세 이상이면 고령 임신으로 본다. 고령의 임신부는 염색체 기형 아이를 낳을 가능성이 20대 임신부보다 높다. 특히 다운증후군의 발생률은 임신부 나이에 정비례한다. 만 40세 이상 임신부 100명당 1명꼴이다. 임신 합병증도 문제다. 임신성 고혈압, 임신성 당뇨, 태아저체중증 등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남성이 나이가 많을 때도 태아의 다운증후군, 연골무형성증, 마르판증후군, 구순구개열(언청이), 심장 기형 발병률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걱정이 병을 만든다. 고령의 예비 엄마, 아빠도 자신의 몸 상태를 정확히 알고 꾸준히 관리하면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다.
△임신 중 염색이나 파마로 멋 내도 좋다?
의학 전문가들은 염색이나 파마를 할 때 사용하는 약물의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만큼 피할 것을 권장한다. 특히 염색약에 들어가는 화학성분 ‘파라페닐렌디아민’이 문제다. 이 성분은 염색이 잘되고 오래 유지되도록 돕는데, 자주 염색을 하는 사람에게는 암 발생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염색약과 기형아 출산의 관계를 연구한 결과는 아직 없지만, 입자가 작은 성분이 두피·손·코로 흡입돼 몸에서 돌다 장기에 쌓일 수도 있고 태아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 피해야 한다. 임신부는 몸이 예민해져 약품에 알레르기 반응도 일으킬 수 있다.
△ 애완동물은 임신에 나쁘다?
애완동물을 키워온 임신부라면 애완동물이 정서 안정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계속 키워도 좋다. 하지만 안 키우던 애완동물을 임신 중에 키우는 것은 좋지 않다. 임신부와 태아 모두 면역력이 약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계속 키우더라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고양이는 톡소플라스마 원충의 숙주 구실을 한다. 드문 경우지만 임신부가 톡소플라스마에 감염되면 태아에게 옮겨 유산될 가능성이 크고 태어난 아기에게도 저체중, 빈혈, 수두증, 정신지체, 시력상실 등이 일어날 수 있다. 예비 엄마, 아빠가 꼭 고양이를 키워야 한다면 바깥에서 키우는 것이 좋고 임신 전 톡소플라스마 항체검사를 받고, 고양이도 동물병원에 데려가 톡소플라스마 항체검사를 받게 한다.
△ 정력이 강해야 임신이 잘된다?
정력을 측정할 명확한 기준은 없다. 임신 가능성으로 보면, 성기능이 강한 남성보다 정자가 건강해 수정 능력이 뛰어난 남성이 정력이 세다. 다만 발기부전, 조루증 등 질환이 없는 건강한 남성이 임신 확률이 높은 만큼 정력과 임신은 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성기능을 떨어뜨리는 스트레스, 흡연, 비만, 과음 등은 수정 능력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정력에 목숨을 거는 한국 남성들은 정력 보강 음식을 섭취하기보다 생활습관부터 고쳐야 한다. 뱀탕, 해구신, 보신탕, 녹용 등이 정력을 강화하고 임신을 돕는다는 속설은 틀렸다. 비싼 정력제를 찾아다니는 노력을 생활습관 개선에 써야 한다.
△ 임신 중 감기약 복용은 절대 안 된다?
감기약이나 항생제를 먹은 뒤 뒤늦게 임신 사실을 안 임신부들은 기형아 출산을 걱정해 무턱대고 중절수술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의학 전문가들은 태아의 기관들이 만들어지는 4~10주를 피하면 큰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제일병원 산부인과 한정열 교수팀의 연구 결과에서도 임신 초기 약물 복용과 기형아 발생률은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드름약과 혈액응고 억제제 등은 시기와 관계없이 태아에 치명적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약물 복용에 대한 걱정 때문에 약을 먹어야 하는 상황에서도 거부하는 임신부가 많은데 이럴 필요는 없다. 감기약이나 소화제 등은 안전하며, 걱정이 될 때는 전문의의 상담을 받는 것이 걱정과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모래시계 몸매’가 임신이 더 잘된다?
가슴과 엉덩이는 풍만하고 허리는 잘록한 ‘모래시계 몸매’가 임신이 더 잘된다. 허리와 엉덩이 둘레 비율(WHR)이 0.7 정도인 여성은 다른 일반 여성보다 여성 생식호르몬 에스트라디올 수치가 30% 높고 임신 확률도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WHR 수치가 1이 넘는 비만 여성은 성호르몬의 불균형으로 배란장애가 올 수 있다. 특히 복부 체지방이 많은 ‘사과형 몸매’ 여성은 자연 임신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스트레스 또한 호르몬 균형에 변화를 일으켜 여성호르몬이 남성호르몬으로 바뀔 수 있다. 따라서 운동과 함께 생활 속 스트레스를 줄이는 노력이 중요하다.
△ 임신 중 운동을 하면 안 된다?
특별한 의학적 문제가 없다면 임신 중 적당한 운동은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운동은 요통과 근골격계 통증 완화, 산후우울증 예방, 태아의 뇌신경 발달 등에도 도움을 준다. 운동을 하지 않아 과도하게 체중이 증가하면 임신중독증이나 임신성 당뇨에 걸릴 확률이 높은 만큼 꾸준한 운동이 필요하다. 다만 격렬한 운동, 익숙하지 않은 운동은 피해야 한다. 태아의 무게에 따라 몸의 중심잡기가 어려워 넘어지거나 미끄러질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유산소 중심의 산책, 스트레칭, 수영, 요가 등이 좋다. 수영은 과체중 임신부에게 도움이 되고, 요가는 생식기로 들어가는 혈액의 흐름을 증가시켜 생식 기능을 돕는다. 장시간 운동을 할 경우 혈액이 근육에 모여 자궁으로 흐르는 혈액량이 줄어 태아에게 일시적인 저산소증이 생길 수 있다.
△ 임신 중 부부관계는 태아에게 해롭다?
임신 초기와 말기만 피하면 임신 중 성관계가 반드시 나쁘지는 않다. 초기에는 유산 확률이 높아서 피해야 하고, 말기에는 남성 성기가 자궁경부를 자극해 양수가 터질 수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일부에서는 임신 중 에스트로겐이 증가해 성욕이 높아진다는 견해도 있다. 참으면서 스트레스를 받기보다 성관계를 통해 친밀감과 안정감을 느끼면 태아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출산 시 필요한 골반근육 운동도 돕는다. 다만 성관계 때 체위를 고려해야 한다. 여성의 배를 압박하는 남성 상위는 피하고, 여성이 편하도록 옆으로 하거나 여성의 의견을 수렴하는 배려의 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