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여름, 한국은 불신으로 가득했다.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는 정부 주장보다 위험하다는 일부 언론과 시민단체 주장이 사람들에게 더 설득력을 얻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에 맞춰 원산지표시제가 소규모 식당에까지 확대 도입됐지만 사람들은 쉽게 믿지 않았다. 원산지 표시를 어길 시 신고 포상금 1억 원, 고급 승용차 등을 제공하겠다는 식당들의 약속도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공포를 거두지는 못했다.
2년이 지난 오늘 미국산 쇠고기는 얼마나 유통됐을까. 미국육류수출협회에 따르면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은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통관기준 약 2만t으로 호주산 약 3만t에 이어 점유율 30%로 2위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산 수입쇠고기 중 65%는 식당과 대형급식소 등 요식업계, 25%는 대형유통업체에 납품되며 10%는 쇠고기 가공품, 양념육 완제품 등으로 소비되고 있다.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죠. 우리 집은 아이가 3명인데 혹시나 무슨 일 생길까 미국산 쇠고기는 안 먹이죠. 하지만 엄마들끼리 모임이 있으면 안 가리고 먹어요.”
5월 17일 용산의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주부 김모(43) 씨는 미국산 쇠고기 코너는 그냥 지나쳤다. 그동안 미국산 쇠고기와 관련해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 걱정은 줄었지만 여전히 아이에게는 먹이지 않기 때문. 장을 보던 67세 할머니도 “나야 늙은 사람이니 먹지만 손자들은 먹이지 않는다”고 거들었다.
“쇠고기 불신 해소 정부 더 고민해야”
반면 손기문(68) 씨는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광우병 걸린다는 건 거짓말이라고 나오지 않았느냐. 미국산에 만족하며 먹는다”고 말했다. 서울역의 대형마트 수입육 판매원은 “쇠고기 팩을 집었다가 미국산임을 알고 도로 놓고 가는 손님도 있지만, 미국산만 찾는 손님도 있다”고 전했다. 식당도 대형마트와 분위기가 비슷했다. 용산의 한 숯불갈비집 사장은 “메뉴판을 보고 미국산이라고 표시가 돼 있으면 주문을 꺼리는 손님이 있다”고 말했다.
원산지표시 단속 현장에서도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불신의 흔적은 남아 있다. 경기도 광역특별사법경찰은 4월 26일부터 일주일간 도내 모범음식점 중 육류 전문 취급업소 329개를 단속해 쇠고기, 돼지고기 등의 원산지 허위 표시 15건을 적발했다. 직접 현장 단속을 나갔던 경찰 관계자는 “원산지표시제가 정착되고 있지만 여전히 불신은 남아 있다. 특히 가족 단위로 외식할 때 미국산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최근 청와대가 국무회의에서 “많은 억측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음에도 당시 (촛불집회에) 참여했던 지식인과 의학계 인사 어느 누구도 반성하는 사람이 없다”고 말한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가 위험하다는 말도 다 믿기 어렵지만 정부의 대응 방식도 미숙하다는 것. 특히 촛불집회에 참여했던 사람들에게 마치 반성을 요구하는 듯한 말을 한 것이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구경화(48) 씨는 “나는 미국산 쇠고기를 먹는다. 하지만 위험하다고 했던 사람들을 매도할 것이 아니라 쇠고기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더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시민모임 김재옥 회장도 “2년 동안 괜찮았다는 주장만으로는 의혹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누가 잘했느냐 못했느냐를 가리기보다 수입쇠고기가 안전한지 꼼꼼하게 따져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2년이 지난 오늘 미국산 쇠고기는 얼마나 유통됐을까. 미국육류수출협회에 따르면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은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통관기준 약 2만t으로 호주산 약 3만t에 이어 점유율 30%로 2위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산 수입쇠고기 중 65%는 식당과 대형급식소 등 요식업계, 25%는 대형유통업체에 납품되며 10%는 쇠고기 가공품, 양념육 완제품 등으로 소비되고 있다.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죠. 우리 집은 아이가 3명인데 혹시나 무슨 일 생길까 미국산 쇠고기는 안 먹이죠. 하지만 엄마들끼리 모임이 있으면 안 가리고 먹어요.”
5월 17일 용산의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주부 김모(43) 씨는 미국산 쇠고기 코너는 그냥 지나쳤다. 그동안 미국산 쇠고기와 관련해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 걱정은 줄었지만 여전히 아이에게는 먹이지 않기 때문. 장을 보던 67세 할머니도 “나야 늙은 사람이니 먹지만 손자들은 먹이지 않는다”고 거들었다.
“쇠고기 불신 해소 정부 더 고민해야”
반면 손기문(68) 씨는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광우병 걸린다는 건 거짓말이라고 나오지 않았느냐. 미국산에 만족하며 먹는다”고 말했다. 서울역의 대형마트 수입육 판매원은 “쇠고기 팩을 집었다가 미국산임을 알고 도로 놓고 가는 손님도 있지만, 미국산만 찾는 손님도 있다”고 전했다. 식당도 대형마트와 분위기가 비슷했다. 용산의 한 숯불갈비집 사장은 “메뉴판을 보고 미국산이라고 표시가 돼 있으면 주문을 꺼리는 손님이 있다”고 말했다.
원산지표시 단속 현장에서도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불신의 흔적은 남아 있다. 경기도 광역특별사법경찰은 4월 26일부터 일주일간 도내 모범음식점 중 육류 전문 취급업소 329개를 단속해 쇠고기, 돼지고기 등의 원산지 허위 표시 15건을 적발했다. 직접 현장 단속을 나갔던 경찰 관계자는 “원산지표시제가 정착되고 있지만 여전히 불신은 남아 있다. 특히 가족 단위로 외식할 때 미국산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최근 청와대가 국무회의에서 “많은 억측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음에도 당시 (촛불집회에) 참여했던 지식인과 의학계 인사 어느 누구도 반성하는 사람이 없다”고 말한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가 위험하다는 말도 다 믿기 어렵지만 정부의 대응 방식도 미숙하다는 것. 특히 촛불집회에 참여했던 사람들에게 마치 반성을 요구하는 듯한 말을 한 것이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구경화(48) 씨는 “나는 미국산 쇠고기를 먹는다. 하지만 위험하다고 했던 사람들을 매도할 것이 아니라 쇠고기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더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시민모임 김재옥 회장도 “2년 동안 괜찮았다는 주장만으로는 의혹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누가 잘했느냐 못했느냐를 가리기보다 수입쇠고기가 안전한지 꼼꼼하게 따져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