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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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 실천해야 할 다섯 가지 행동

‘오늘은 세상에 이별하기 좋은 날’

  • 왕상한 서강대 법학부 교수 shwang@sogang.ac.kr

    입력2009-10-16 10: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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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기 전 실천해야 할 다섯 가지 행동

    존 이조 지음/ 박윤정 옮김/ 랜덤하우스코리아 펴냄/ 320쪽/ 1만8000원

    가을이다. 주위를 보면 가을 타는 사람이 여럿 있다. 사색에 잠기고 좀 센티멘털해지는 건 남녀노소 불문하고 똑같은 것 같다. 만남과 이별은 다반사로 일어난다. 지나고 보면 다 그게 그거고 새삼스러울 게 전혀 없다. 그런데도 새로운 만남에 설레고, 헤어짐 앞에 마음 아픈 건 여전하다. 가을은 이별의 계절이다.

    북미에서 화제를 모은 TV 프로그램이 책으로 출간됐다. ‘오늘은 세상에 이별하기 좋은 날’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책의 원제는 ‘당신이 죽기 전에 반드시 발견해야 할 다섯 가지 비밀(The Five Secrets You Must Discover Before You Die)’이다. ‘당신에게 최고의 깨달음을 준 인생의 스승은 누구입니까’라는 질문으로 성공한 기업가, 시골 이발사부터 주부, 목사, 시인, 홀로코스트 생존자, 호주 원주민 추장까지 미국 전역에서 추천받은 235명 인생 선배의 값진 경험과 지혜를 담았다.

    PBS와 바이오그래피 채널에서 방영한 프로그램을 토대로 만든 책으로, 의미 있고 행복한 삶의 다섯 가지 비밀을 들려준다. 10분의 장례식과 10시간의 장례식, 그 차이는 무엇일까. 찾아온 조문객 하나 없이 쓸쓸하게 세상을 떠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며칠에 걸쳐 무수히 많은 사랑하는 이들의 축복 속에 세상과 이별하는 사람도 있다. 삶의 마지막 순간을 후회로 맞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따뜻하고 행복한 기운에 휩싸여 기분 좋게 눈을 감는 사람도 있다.

    어떻게 하면 의미 있게 살다가 행복하게 죽을 수 있을까. 여행을 떠나기 전 가이드북을 찾아보듯 우리 모두가 맞닥뜨린 삶이라는 험난한 여정에 볼 가이드북이 있다면 성공적인 인생을 계획하고 실패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보다 앞서 걸어간, 삶의 위기를 현명하게 극복해낸 인생 선배들의 경험과 지혜가 최고의 가이드북이 되지 않을까. 저자는 이 같은 생각을 바탕으로 전국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삶의 의미와 행복을 발견한 사람’을 찾아 그들의 생생한 경험을 기록하기 시작한 것이다. 59세부터 106세까지, 시골 이발사에서 홀로코스트 생존자, 주부, 목사, 원주민 추장, 성공한 경영인에 이르기까지 235명의 진솔한 인생 이야기는 텔레비전을 통해 미국과 캐나다에 방송돼 큰 화제를 모으며 수많은 사람을 울고 웃게 했다. 저자는 미국과 캐나다에 거주하는 1만5000명에게 ‘당신의 삶에 영향을 끼친 인생의 스승은 누구입니까’라는 질문지를 보냈다.



    질문에 답신이 쇄도했고 그렇게 추천을 받은 인물은 1000명에 달했다. 예비 인터뷰로 다양한 집단을 대변할 수 있는 235명을 선정했는데, 그들은 민족, 문화, 종교, 지리적 조건, 직업상의 지위 등이 다양했다. 그리고 일부러 유명한 사람을 찾으려 한 것은 아니었지만 대부분 삶에서 커다란 성공을 거둔 이들이었다. 책은 크게 4부분으로 구성됐다.

    첫 번째 부분에는 대상자 선정과 인터뷰 진행과정이 소개된다. 두 번째에서는 지혜로운 인생 선배들에게 배운 다섯 가지 비밀을 그들의 목소리와 저자의 해설로 상세히 들을 수 있다. 세 번째 부분에는 이 비밀들을 현실에서 구체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쉽고 효과적인 실천 방법이 제시된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는 실제로 인터뷰에 사용한 질문지가 수록돼 있어 독자들이 스스로에게, 가르침을 얻고 싶은 인생 선배에게 같은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행복하고 의미 있는 삶을 찾고자 하는 젊은이들에게 딱 한마디로 조언을 해준다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대한 최고의 답변도 ‘인생의 스승들에게 직접 듣는 삶의 비밀들’에서 만나볼 수 있다. 책에 수록된 ‘가슴이 시키는 대로 살아라’ ‘후회를 남기지 말라’ ‘스스로 사랑이 돼라’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받기보다 주는 데 힘써라’는 다섯 가지 ‘비밀’은 그다지 새롭게 들리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동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하루하루 경험에서 건져올렸기에, 그들의 입으로 전해지기에 이 가르침은 특별한 울림을 갖는다. 지혜는 꼭 나이가 들어야 깨칠 수 있는 건 아니다. 가르침에 귀 기울이고 그것을 자신의 삶에서 통합할 때 우리는 인생의 행복과 의미를 좀더 빨리 찾을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삶의 모든 단계에 있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 하겠다.

    이제 막 삶의 여정을 시작한 젊은이들은 선배들의 경험을 나침반 삼아 인생의 바다를 항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삶의 힘든 고비를 넘고 있는 중년들은 지나온 길을 돌아보고 더 늦기 전에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노년들에게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다음 세대에게 지혜를 전하는 방법을 찾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남은 시간을 행복하게 마무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영감을 얻는 기회도 될 것이다. 이 책에 수록된 다섯 가지 비밀은 충만하고 의미 있는 삶의 원천이며, 지혜롭게 살아온 이들이 아직도 꾸역꾸역 산을 오르는 우리에게 주는 값을 헤아릴 수 없는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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