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을 수술로 치료한다는 말을 들어본 일반인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서울성모병원, 여의도성모병원을 비롯한 몇몇 병원에서는 수술로 당뇨병을 치료하고 있다. 배리아트릭(Bariatric.비만대사수술) 수술이 바로 그것.
위를 인위적으로 일정량 잘라내고 소장과 연결함으로써 먹는 음식의 양을 줄이는 이 수술은 원래 초고도 비만 환자(체질량지수 37kg/㎡ 이상)의 마지막 치료 수단으로 사용됐다. 하지만 뜻밖에도 당뇨병이 있는 수술 환자 중 80~90%에게서 당뇨병이 치료되는 효과가 나타나자 체질량지수가 32~37kg/㎡인 고도비만 환자의 당뇨병 치료에 쓰게 된 것.
최근 당뇨병 환자에 대한 임상수술을 진행한 서울성모병원 측은 이에 대해 커다란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비만외과 이상권 교수는 “고도비만 환자가 많은 서양에서는 1980년대 이후 비만대사수술을 시행하면서 체중 감소뿐 아니라 대사질환에도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더구나 예상치 못한 당뇨 완치 효과가 알려지면서, 비만한 당뇨 환자의 획기적인 치료 방안으로 떠올랐다”고 밝혔다. 이 병원은 제2형 당뇨병이 크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비만형 당뇨 환자의 치료에 이 수술이 희망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비만대사수술은 1980년대에 비만 치료를 위해 시행한 이후 수술 건수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으며, 비만치료 측면에서 볼 때 50~70%의 부가 체중감소 효과가 나타나 기존 치료법보다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욱이 비만과 동반돼 나타나는 성인병, 즉 고지혈증, 고혈압 등의 대사성 질환이 함께 개선되는 효과를 보이자 더욱 주목을 받게 됐다. 특히 제2형 당뇨병 완치 실적은 만성병, 즉 관리형 질병이라는 당뇨병의 개념 자체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수술 후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인슐린 저항성이 줄어드는 동시에 고지혈증, 고혈압이 호전되자 이런 기대는 더욱 커졌다.
수술 결과 섭취하는 음식섭취량이 줄어들자 비만이 해소되고 그 결과 당뇨병 등 대사성 질환이 호전됐다는 얘기다. 그런데 눈에 띄는 점은 수술 후 혈당 강하 효과가 체중 감소 현상 수일~수주 전에 일어난다는 사실. 이 때문에 비만 해결의 결과 혈당이 떨어진 게 아니라 비만 해결과는 다른 기전이 당뇨병 치료에 영향을 미쳤으리라는 추측이 제기됐다. 당뇨 환자와 체중을 줄인 당뇨 환자를 비교해본 결과, 수술을 한 당뇨병 환자의 혈당강하 효과가 더욱 극적인 것으로 나타나 이런 추측에 무게를 더했다.
살도 빼고 당뇨도 완치
임상연구 결과, 수술의 혈당강하 효과는 소장 점막에서 나오는 인크레틴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인크레틴은 음식이 들어가면 소장 점막에서 분비돼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호르몬의 일종(30쪽 기사 참조). 더욱이 인슐린 분비에 50~60%의 기여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 호르몬이다. 배리아트릭 수술 후의 급속한 혈당강하 효과는 수술로 음식물의 우회로를 만듦으로써 인크레틴의 주요 분비 장소인 소장에 음식물(영양분)이 더 빨리, 강하게 도달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런 기전은 아직 더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혈당강하 효과가 인크레틴의 작용 때문이며 당뇨병과 대사질환에 큰 효과가 있다는 사실만큼은 여러 동물실험과 임상실험으로 뒷받침된다. 이와 관련, 여의도성모병원은 7월28일 국내 최초로 당뇨병·비만 수술센터를 열었다.
이 센터에서 실시하는 배리아트릭 수술은 루와이 위 우회술, 조절형 위 밴드 삽입술 등으로 체중의 감소와 유지는 물론, 조절되지 않는 제2형 당뇨병을 외과적 수술로 치료한다.
센터에 따르면 루와이 위 우회 수술을 받은 제2형 당뇨병 환자 대부분의 평균 혈당치와 당화혈색소치가 정상치에 가깝게 돌아왔다는 것. 이 센터에서 루와이 위 우회수술을 받은 제2형 당뇨병 환자 36명 중 31명이 모든 당뇨 경구약과 인슐린 주사를 끊게 됐는데, 이들은 수술 전 평균 혈당치 204mg/㎗, 당화혈색소치 8.8%에서 수술 12개월 후 각각 113mg/㎗, 6.5%(정상치 7%)가 됐다.
또한 조절형 위 밴드 삽입술을 받은 제2형 당뇨병 환자 17명 중 6명은 수술 약 3개월 후부터 당뇨 경구약과 인슐린 주사를 중단했으며, 수술 전 평균 혈당치 185mg/㎗, 당화혈색소치 8.3%가 수술 12개월 후 각각 116mg/㎗, 6.6%로 떨어졌다. 여의도성모병원 관계자는 “제2형 당뇨병으로 진단받은 지 5~10년 된 환자들의 경우 수술 후 혈당조절이 더 잘됐다”고 설명했다.
모두에게 가능한 수술은 아니다
이 두 수술은 전체를 개복하지 않고 복강경 수술로 시행할 수 있어 회복 속도가 빠르고 수술 후 통증이 적은 것이 큰 장점이다. 입원 기간은 수술 후 2~5일. 수술 다음 날부터 거동이 가능하고, 음식 섭취는 위와 소장을 연결해놓은 부위가 검사를 통해 온전한 것이 확인되면 바로 시작할 수 있는데 대개 수술한 다음 날부터 가능하다.
18~65세의 비만성 당뇨병 환자는 수술 대상이 되지만 비만을 초래하는 내분비 질환(고인슐린 혈증, 쿠싱증후군, 다낭성 난소증후군 등)이 있는 사람이나 심한 정신과적 질환이 있으면 수술이 불가능하다. 물론 전신마취가 불가능할 만큼의 성인병이 있는 사람이나 임신부도 수술이 불가능하다.
서울성모병원 이상권 교수는 “국내 성인의 9.8%에 해당하는 약 300만명이 제2형 당뇨병 환자로 추정되며 복부비만이 많아 대사성 질환의 위험도가 높은 한국인에게 대사성 질환 치료 및 합병증 예방에 획기적인 외과적 치료방법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내 성인 비만 유병률이 31.8%에 달한다는 점(20세 이상 기준, 2005년)과 서구와 비교해 당뇨 유병률이 높다는 점, 당뇨병 환자가 정상인보다 비만한 비율이 높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한국인 비만성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비만대사수술은 희소식이 될 듯하다.
위를 인위적으로 일정량 잘라내고 소장과 연결함으로써 먹는 음식의 양을 줄이는 이 수술은 원래 초고도 비만 환자(체질량지수 37kg/㎡ 이상)의 마지막 치료 수단으로 사용됐다. 하지만 뜻밖에도 당뇨병이 있는 수술 환자 중 80~90%에게서 당뇨병이 치료되는 효과가 나타나자 체질량지수가 32~37kg/㎡인 고도비만 환자의 당뇨병 치료에 쓰게 된 것.
최근 당뇨병 환자에 대한 임상수술을 진행한 서울성모병원 측은 이에 대해 커다란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비만외과 이상권 교수는 “고도비만 환자가 많은 서양에서는 1980년대 이후 비만대사수술을 시행하면서 체중 감소뿐 아니라 대사질환에도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더구나 예상치 못한 당뇨 완치 효과가 알려지면서, 비만한 당뇨 환자의 획기적인 치료 방안으로 떠올랐다”고 밝혔다. 이 병원은 제2형 당뇨병이 크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비만형 당뇨 환자의 치료에 이 수술이 희망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비만대사수술은 1980년대에 비만 치료를 위해 시행한 이후 수술 건수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으며, 비만치료 측면에서 볼 때 50~70%의 부가 체중감소 효과가 나타나 기존 치료법보다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욱이 비만과 동반돼 나타나는 성인병, 즉 고지혈증, 고혈압 등의 대사성 질환이 함께 개선되는 효과를 보이자 더욱 주목을 받게 됐다. 특히 제2형 당뇨병 완치 실적은 만성병, 즉 관리형 질병이라는 당뇨병의 개념 자체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수술 후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인슐린 저항성이 줄어드는 동시에 고지혈증, 고혈압이 호전되자 이런 기대는 더욱 커졌다.
수술 결과 섭취하는 음식섭취량이 줄어들자 비만이 해소되고 그 결과 당뇨병 등 대사성 질환이 호전됐다는 얘기다. 그런데 눈에 띄는 점은 수술 후 혈당 강하 효과가 체중 감소 현상 수일~수주 전에 일어난다는 사실. 이 때문에 비만 해결의 결과 혈당이 떨어진 게 아니라 비만 해결과는 다른 기전이 당뇨병 치료에 영향을 미쳤으리라는 추측이 제기됐다. 당뇨 환자와 체중을 줄인 당뇨 환자를 비교해본 결과, 수술을 한 당뇨병 환자의 혈당강하 효과가 더욱 극적인 것으로 나타나 이런 추측에 무게를 더했다.
살도 빼고 당뇨도 완치
임상연구 결과, 수술의 혈당강하 효과는 소장 점막에서 나오는 인크레틴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인크레틴은 음식이 들어가면 소장 점막에서 분비돼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호르몬의 일종(30쪽 기사 참조). 더욱이 인슐린 분비에 50~60%의 기여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 호르몬이다. 배리아트릭 수술 후의 급속한 혈당강하 효과는 수술로 음식물의 우회로를 만듦으로써 인크레틴의 주요 분비 장소인 소장에 음식물(영양분)이 더 빨리, 강하게 도달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가톨릭의대 여의도성모병원 당뇨병·비만 수술센터의 당뇨병수술 장면.
이 센터에서 실시하는 배리아트릭 수술은 루와이 위 우회술, 조절형 위 밴드 삽입술 등으로 체중의 감소와 유지는 물론, 조절되지 않는 제2형 당뇨병을 외과적 수술로 치료한다.
센터에 따르면 루와이 위 우회 수술을 받은 제2형 당뇨병 환자 대부분의 평균 혈당치와 당화혈색소치가 정상치에 가깝게 돌아왔다는 것. 이 센터에서 루와이 위 우회수술을 받은 제2형 당뇨병 환자 36명 중 31명이 모든 당뇨 경구약과 인슐린 주사를 끊게 됐는데, 이들은 수술 전 평균 혈당치 204mg/㎗, 당화혈색소치 8.8%에서 수술 12개월 후 각각 113mg/㎗, 6.5%(정상치 7%)가 됐다.
또한 조절형 위 밴드 삽입술을 받은 제2형 당뇨병 환자 17명 중 6명은 수술 약 3개월 후부터 당뇨 경구약과 인슐린 주사를 중단했으며, 수술 전 평균 혈당치 185mg/㎗, 당화혈색소치 8.3%가 수술 12개월 후 각각 116mg/㎗, 6.6%로 떨어졌다. 여의도성모병원 관계자는 “제2형 당뇨병으로 진단받은 지 5~10년 된 환자들의 경우 수술 후 혈당조절이 더 잘됐다”고 설명했다.
모두에게 가능한 수술은 아니다
이 두 수술은 전체를 개복하지 않고 복강경 수술로 시행할 수 있어 회복 속도가 빠르고 수술 후 통증이 적은 것이 큰 장점이다. 입원 기간은 수술 후 2~5일. 수술 다음 날부터 거동이 가능하고, 음식 섭취는 위와 소장을 연결해놓은 부위가 검사를 통해 온전한 것이 확인되면 바로 시작할 수 있는데 대개 수술한 다음 날부터 가능하다.
18~65세의 비만성 당뇨병 환자는 수술 대상이 되지만 비만을 초래하는 내분비 질환(고인슐린 혈증, 쿠싱증후군, 다낭성 난소증후군 등)이 있는 사람이나 심한 정신과적 질환이 있으면 수술이 불가능하다. 물론 전신마취가 불가능할 만큼의 성인병이 있는 사람이나 임신부도 수술이 불가능하다.
서울성모병원 이상권 교수는 “국내 성인의 9.8%에 해당하는 약 300만명이 제2형 당뇨병 환자로 추정되며 복부비만이 많아 대사성 질환의 위험도가 높은 한국인에게 대사성 질환 치료 및 합병증 예방에 획기적인 외과적 치료방법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내 성인 비만 유병률이 31.8%에 달한다는 점(20세 이상 기준, 2005년)과 서구와 비교해 당뇨 유병률이 높다는 점, 당뇨병 환자가 정상인보다 비만한 비율이 높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한국인 비만성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비만대사수술은 희소식이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