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고는 초·중등 자녀를 둔 부모들의 ‘로망’이다. 학업성적 상위 2% 이내의 학생들이 모이는 명문고에 자녀를 보내고 싶지 않은 부모는 없다. 하지만 누구나 다 보낼 수 없는 게 현실. 때문에 희망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학부모가 적지 않다. 그 속에서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은 가중되고 고민은 깊어간다.
특목고 입시준비 자녀를 둔 부모들이 쓰는 사교육비는 얼마나 될까? 또 언제부터 입시를 준비했고, 특목고 진학에 목을 매는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일까? ‘주간동아’와 특목고·영재교육원 전문입시기관 ‘하늘교육’은 특목고 입시준비 자녀를 둔 부모들을 대상으로 ‘특목고 입시준비 실태와 인식’에 대한 공동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는 7월13~17일 하늘교육 목동, 서초, 동부이촌동 3개 지역의 영재교육센터 특목고반 수강생 학부모 2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184명이 설문에 참여해 10% 미만의 매우 낮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하늘교육 임성호 이사는 “학부모들 사이에도 경쟁이 심해 소득수준이나 사교육비 지출규모 등 개인정보와 입시준비 실태 공개를 꺼린다”며 “이 또한 특목고 입시준비 학부모들의 성향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주간동아’와 ‘하늘교육’은 낮은 응답률에도 모집표본 대상이 특목고 입시준비 자녀를 둔 부모들로 한정돼 있어 이들의 전반적인 성향 및 특성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하기로 했다.
[조사대상 기본정보] 학부모 10쌍 중 3쌍이 맞벌이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특목고 입시준비 자녀를 둔 부모들의 연령대는 40대가 주를 이뤘다. 아버지는 45~49세가 45%로 가장 많았고 40~44세가 24%로 그 뒤를 이었다. 50~54세도 19%로 적지 않은 비율. 어머니는 40~44세가 41%, 45~49세가 34%로 대부분 40대였다.
아버지의 직업군은 회사원(38.6%)과 자영업자(20.7%)가 가장 많았다. 어머니는 대부분 주부(42.4%)였지만 회사원, 교직, 의료업, 자영업 등에 종사하는 경우도 31.6%였다. 어머니가 직업을 가진 경우는 맞벌이 부부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특목고 입시준비 자녀를 둔 부모 10쌍 중 3쌍이 맞벌이인 셈이다. 학부모들의 학력은 매우 높은 수준. 아버지는 대학원(12.5%)과 박사(1.6%)를 포함해 대졸 이상이 80%에 달했고, 어머니도 66%가 대졸 이상이었다. 연간 가계소득에 대해서는 무응답층이 40%일 정도로 많았다. 그만큼 개인정보 밝히기를 꺼린다는 방증이다. 응답한 60% 중에는 연간 가계소득 5000만~6000만원이라는 응답자(13.6%)와 6000만~7000만원이라는 응답자(10.3%)가 가장 많았다.
진학 목적은?
좋은 대학 진학과 우수한 교육환경 때문 87%
부모들이 자녀의 특목고 진학을 희망하는 목적은 결국 과열된 대학입시 경쟁이나 공교육의 붕괴 등 왜곡된 교육환경과 무관하지 않았다. 응답자의 절대다수인 85%의 부모들이 ‘좋은 대학 진학을 위해’(43%) 또는 ‘일반 학교보다 우수한 교과과정과 교육환경 때문’(43%)에 특목고 진학을 희망한다고 답한 것. 특목고의 설립취지에 맞는 ‘외국어나 과학 등 특수 분야에 대한 심화학습을 위해’ 보내고 싶다고 답한 부모는 10%에도 못 미쳤다.
누가 결정하나?
부모 일방적 희망 38% … 자녀와 갈등으로 이어져
자녀들이 특목고 진학 준비에 나선 것은 본인 스스로의 판단(27.2%)이나 부모와의 상의에 따라 결정(33.2%)한 것보다 부모의 희망으로 이뤄진 경우(38%)가 더 많았다. 문제는 일방적으로 특목고 진학을 희망한 부모들이 자녀의 특성이나 능력을 고려해 결정한 경우는 드물다(5.7%)는 점이다. 이들 학부모는 대부분 신문, 방송 등 언론매체를 통하거나(45.7%) 주변의 다른 부모들에게서 이야기를 듣고(28.6%) 결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들 학부모 중 ‘내 자녀가 특목고 진학을 원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답한 경우는 27%뿐이었다.
이는 결국 부모와 자녀 간의 갈등으로 이어진다. 특목고 입시준비를 하면서 자녀와 갈등을 겪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2.4%가 ‘자주 있다’(6.5%)거나 ‘가끔 있다’(35.9%)고 답했다. 그 이유는 ‘부모가 생각하는 적성과 자녀가 생각하는 적성에 차이’ ‘자녀가 특목고 진학을 원하지 않아서’ ‘구체적인 목표 없이 공부를 의무감으로 하기 때문’ 등.
하지만 부모들은 자녀의 특목고 입시준비를 하면서 ‘자녀와의 갈등’(11.5%)보다는 ‘자녀의 성적’(45.4%) 때문에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한 경우가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일관성 없는 정부정책’(25.2%)이 꼽혔다. 반면 ‘경제력’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학부모는 14.5%에 그쳤다. 특목고 입시를 준비하는 학부모들의 경우 일반고를 준비하는 학부모들보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것으로 유추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입시 준비는 언제부터?
특목고 준비생 10명 중 2명은 초등학교 때부터
어제오늘 이야기는 아니지만, 특목고 입시열풍 앞에선 초등학교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다. 자녀의 특목고 입시준비를 언제부터 시작했느냐는 질문에 ‘중학교 입학 이후’라는 응답자가 77.7%에 달했지만, 초등학교 4~6학년 때부터 했다는 부모도 20.7%나 됐다. 응답자 자녀 10명 중 2명은 초등학교 때부터 준비했다는 얘기다.
입시준비는 ‘학교 수업을 충실히 들으면서 학원에서 보충한다’는 답변이 66.3%로 가장 많았고, ‘학원에만 의존한다’(22.3%)거나 ‘개인 또는 그룹과외와 해외연수를 통해 준비한다’(11.4%)고 답한 경우도 33.7%나 됐다. 공교육이 학부모나 학생들에게서 신뢰를 잃은 결과다.
한편 특목고 입시열풍에는 특목고에 대한 학부모들의 잘못된 인식도 한몫하고 있다. 특목고를 ‘좋은 대학 입시에 유리한 명문 고등학교’로 알고 있다는 응답자가 60.4%인 반면 ‘특수 분야의 전문적인 교육을 위한 고등학교’라고 제대로 알고 있다는 응답자는 34.8%에 그쳤다.
사교육비는 얼마나? 학원비+과외비= 월평균 90만~110만원
학원비와 개인과외비, 해외연수비 등이 사교육비에 해당한다. 학원비로 월평균 60만~70만원을 쓰고, 이와는 별도인 과외비로 30만~40만원을 부담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학원비와 과외비를 합하면 월평균 90만~110만원을 사교육비로 지출하는 것. 중산층이라 해도 무척 부담스러운 액수다.
하지만 이보다 많은 사교육비를 부담하는 학부모도 적지 않다. 학원비로 월 200만원 이상을 지출한다(0.5%)거나 100만원 이상을 과외비로 쓴다(0.5%)는 학부모도 있다. 여기에 해외연수비 등을 합하면 액수는 더 늘어난다. 일례로 목동에 거주하는 40대 초반의 한 맞벌이 부부는 학원비 200만원, 과외비 40만원 등 매달 240만원을 사교육비로 지출한다고 답했다. 여기에 자녀의 해외연수비용으로 1600만원을 쓴 것까지 합하면 한 해에 약 4500만원을 사교육비로 부담한다는 얘기. 웬만한 중견기업 10년차 직장인 연봉과 맞먹는 액수다.
엄청난 사교육비를 들여 어렵사리 특목고에 진학해도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은 쉽게 사라질 것 같지 않다. 응답자의 10.9%만이 특목고 진학 후 ‘전적으로 학교 교육에 맡길 것’이라고 답했을 뿐 나머지 89%는 학원(54.9%)이나 개인과외(10.9%), 혹은 학원과 개인과외를 병행(21.7%)할 것이라고 답했다.
특목고 열풍 잡으면 사교육비가 줄어들까? 달라지지 않을 것 65%, 절감될 것 21.7%
정부는 사교육비 대책의 하나로 특목고 입시정책을 건드렸다. 사교육비의 주범인 특목고 열풍을 잡으면 사교육비 경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리라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특목고 열풍을 잡는다고 사교육비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하는 학부모는 그리 많지 않다. ‘지금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자가 65%, ‘오히려 사교육비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응답자가 10.3%나 됐다.
설문에 응답한 학부모 75.3%가 부정적으로 전망한 것. ‘사교육비 부담을 절감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낸 응답자는 21.7%에 그쳤다. 한편 자녀가 특목고 입시에서 탈락하거나 합격이 어려울 경우 ‘일반계 고등학교로 진학할 것’이라는 학부모가 56%에 이른 점은 눈길을 끈다. ‘자립형 사립고나 자율형 사립고 등 다른 형태의 고교로 방향을 전환하겠다’(38%)는 학부모보다 많기 때문이다. 공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기대가 아직은 남아 있는 것으로 풀이한다면 ‘꿈보다 해몽이 좋다’일까?
이명박 정부의 입시정책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 평가가 긍정적 평가 4배
학부모들이 느끼는 특목고 열풍은 어느 정도일까? 그리고 정부는 어떤 태도를 취하는 것이 필요할까? 이에 대해서는 학부모들 간에 의견이 갈린다. ‘지나치게 과도해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51.6%로 우세하지만 ‘과도한 측면은 있지만 정부가 나설 정도는 아니다’는 의견도 39.7%나 됐다.
그렇다면 정부의 특목고 입시정책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긍정적으로 평가한다’(9.8%)는 응답자보다 ‘부정적으로 평가한다’(38%)는 응답자가 훨씬 많았다. 다만 ‘보통’(36.4%)이라고 평가한 응답자와 ‘잘 모르겠다’(13.6%)고 평가를 유보한 응답자가 절반이 넘는 만큼 아직은 긍정적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남아 있다.
하지만 최근 정부의 고교다양화 정책에 발맞춰 추진되고 있는 고교선택제에 대한 학부모들의 평가는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등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는 응답자는 27.2%에 그친 반면, ‘학부모와 학생들의 혼란을 초래하고 사교육비 부담을 늘릴 우려가 있다’는 응답자가 42.4%에 달했다. 많은 수는 아니지만 일부 학부모는 ‘고교별 차별화를 심화시킬 우려가 있어 과거처럼 고교평준화로 돌아가야 한다’(4.3%)고 답하기도 했다.
특목고 입시준비 자녀를 둔 부모들이 쓰는 사교육비는 얼마나 될까? 또 언제부터 입시를 준비했고, 특목고 진학에 목을 매는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일까? ‘주간동아’와 특목고·영재교육원 전문입시기관 ‘하늘교육’은 특목고 입시준비 자녀를 둔 부모들을 대상으로 ‘특목고 입시준비 실태와 인식’에 대한 공동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는 7월13~17일 하늘교육 목동, 서초, 동부이촌동 3개 지역의 영재교육센터 특목고반 수강생 학부모 2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184명이 설문에 참여해 10% 미만의 매우 낮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하늘교육 임성호 이사는 “학부모들 사이에도 경쟁이 심해 소득수준이나 사교육비 지출규모 등 개인정보와 입시준비 실태 공개를 꺼린다”며 “이 또한 특목고 입시준비 학부모들의 성향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주간동아’와 ‘하늘교육’은 낮은 응답률에도 모집표본 대상이 특목고 입시준비 자녀를 둔 부모들로 한정돼 있어 이들의 전반적인 성향 및 특성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하기로 했다.
[조사대상 기본정보] 학부모 10쌍 중 3쌍이 맞벌이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특목고 입시준비 자녀를 둔 부모들의 연령대는 40대가 주를 이뤘다. 아버지는 45~49세가 45%로 가장 많았고 40~44세가 24%로 그 뒤를 이었다. 50~54세도 19%로 적지 않은 비율. 어머니는 40~44세가 41%, 45~49세가 34%로 대부분 40대였다.
아버지의 직업군은 회사원(38.6%)과 자영업자(20.7%)가 가장 많았다. 어머니는 대부분 주부(42.4%)였지만 회사원, 교직, 의료업, 자영업 등에 종사하는 경우도 31.6%였다. 어머니가 직업을 가진 경우는 맞벌이 부부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특목고 입시준비 자녀를 둔 부모 10쌍 중 3쌍이 맞벌이인 셈이다. 학부모들의 학력은 매우 높은 수준. 아버지는 대학원(12.5%)과 박사(1.6%)를 포함해 대졸 이상이 80%에 달했고, 어머니도 66%가 대졸 이상이었다. 연간 가계소득에 대해서는 무응답층이 40%일 정도로 많았다. 그만큼 개인정보 밝히기를 꺼린다는 방증이다. 응답한 60% 중에는 연간 가계소득 5000만~6000만원이라는 응답자(13.6%)와 6000만~7000만원이라는 응답자(10.3%)가 가장 많았다.
진학 목적은?
좋은 대학 진학과 우수한 교육환경 때문 87%
부모들이 자녀의 특목고 진학을 희망하는 목적은 결국 과열된 대학입시 경쟁이나 공교육의 붕괴 등 왜곡된 교육환경과 무관하지 않았다. 응답자의 절대다수인 85%의 부모들이 ‘좋은 대학 진학을 위해’(43%) 또는 ‘일반 학교보다 우수한 교과과정과 교육환경 때문’(43%)에 특목고 진학을 희망한다고 답한 것. 특목고의 설립취지에 맞는 ‘외국어나 과학 등 특수 분야에 대한 심화학습을 위해’ 보내고 싶다고 답한 부모는 10%에도 못 미쳤다.
누가 결정하나?
부모 일방적 희망 38% … 자녀와 갈등으로 이어져
자녀들이 특목고 진학 준비에 나선 것은 본인 스스로의 판단(27.2%)이나 부모와의 상의에 따라 결정(33.2%)한 것보다 부모의 희망으로 이뤄진 경우(38%)가 더 많았다. 문제는 일방적으로 특목고 진학을 희망한 부모들이 자녀의 특성이나 능력을 고려해 결정한 경우는 드물다(5.7%)는 점이다. 이들 학부모는 대부분 신문, 방송 등 언론매체를 통하거나(45.7%) 주변의 다른 부모들에게서 이야기를 듣고(28.6%) 결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들 학부모 중 ‘내 자녀가 특목고 진학을 원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답한 경우는 27%뿐이었다.
이는 결국 부모와 자녀 간의 갈등으로 이어진다. 특목고 입시준비를 하면서 자녀와 갈등을 겪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2.4%가 ‘자주 있다’(6.5%)거나 ‘가끔 있다’(35.9%)고 답했다. 그 이유는 ‘부모가 생각하는 적성과 자녀가 생각하는 적성에 차이’ ‘자녀가 특목고 진학을 원하지 않아서’ ‘구체적인 목표 없이 공부를 의무감으로 하기 때문’ 등.
하지만 부모들은 자녀의 특목고 입시준비를 하면서 ‘자녀와의 갈등’(11.5%)보다는 ‘자녀의 성적’(45.4%) 때문에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한 경우가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일관성 없는 정부정책’(25.2%)이 꼽혔다. 반면 ‘경제력’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학부모는 14.5%에 그쳤다. 특목고 입시를 준비하는 학부모들의 경우 일반고를 준비하는 학부모들보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것으로 유추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입시 준비는 언제부터?
특목고 준비생 10명 중 2명은 초등학교 때부터
어제오늘 이야기는 아니지만, 특목고 입시열풍 앞에선 초등학교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다. 자녀의 특목고 입시준비를 언제부터 시작했느냐는 질문에 ‘중학교 입학 이후’라는 응답자가 77.7%에 달했지만, 초등학교 4~6학년 때부터 했다는 부모도 20.7%나 됐다. 응답자 자녀 10명 중 2명은 초등학교 때부터 준비했다는 얘기다.
입시준비는 ‘학교 수업을 충실히 들으면서 학원에서 보충한다’는 답변이 66.3%로 가장 많았고, ‘학원에만 의존한다’(22.3%)거나 ‘개인 또는 그룹과외와 해외연수를 통해 준비한다’(11.4%)고 답한 경우도 33.7%나 됐다. 공교육이 학부모나 학생들에게서 신뢰를 잃은 결과다.
한편 특목고 입시열풍에는 특목고에 대한 학부모들의 잘못된 인식도 한몫하고 있다. 특목고를 ‘좋은 대학 입시에 유리한 명문 고등학교’로 알고 있다는 응답자가 60.4%인 반면 ‘특수 분야의 전문적인 교육을 위한 고등학교’라고 제대로 알고 있다는 응답자는 34.8%에 그쳤다.
사교육비는 얼마나? 학원비+과외비= 월평균 90만~110만원
학원비와 개인과외비, 해외연수비 등이 사교육비에 해당한다. 학원비로 월평균 60만~70만원을 쓰고, 이와는 별도인 과외비로 30만~40만원을 부담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학원비와 과외비를 합하면 월평균 90만~110만원을 사교육비로 지출하는 것. 중산층이라 해도 무척 부담스러운 액수다.
하지만 이보다 많은 사교육비를 부담하는 학부모도 적지 않다. 학원비로 월 200만원 이상을 지출한다(0.5%)거나 100만원 이상을 과외비로 쓴다(0.5%)는 학부모도 있다. 여기에 해외연수비 등을 합하면 액수는 더 늘어난다. 일례로 목동에 거주하는 40대 초반의 한 맞벌이 부부는 학원비 200만원, 과외비 40만원 등 매달 240만원을 사교육비로 지출한다고 답했다. 여기에 자녀의 해외연수비용으로 1600만원을 쓴 것까지 합하면 한 해에 약 4500만원을 사교육비로 부담한다는 얘기. 웬만한 중견기업 10년차 직장인 연봉과 맞먹는 액수다.
엄청난 사교육비를 들여 어렵사리 특목고에 진학해도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은 쉽게 사라질 것 같지 않다. 응답자의 10.9%만이 특목고 진학 후 ‘전적으로 학교 교육에 맡길 것’이라고 답했을 뿐 나머지 89%는 학원(54.9%)이나 개인과외(10.9%), 혹은 학원과 개인과외를 병행(21.7%)할 것이라고 답했다.
특목고 열풍 잡으면 사교육비가 줄어들까? 달라지지 않을 것 65%, 절감될 것 21.7%
정부는 사교육비 대책의 하나로 특목고 입시정책을 건드렸다. 사교육비의 주범인 특목고 열풍을 잡으면 사교육비 경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리라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특목고 열풍을 잡는다고 사교육비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하는 학부모는 그리 많지 않다. ‘지금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자가 65%, ‘오히려 사교육비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응답자가 10.3%나 됐다.
설문에 응답한 학부모 75.3%가 부정적으로 전망한 것. ‘사교육비 부담을 절감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낸 응답자는 21.7%에 그쳤다. 한편 자녀가 특목고 입시에서 탈락하거나 합격이 어려울 경우 ‘일반계 고등학교로 진학할 것’이라는 학부모가 56%에 이른 점은 눈길을 끈다. ‘자립형 사립고나 자율형 사립고 등 다른 형태의 고교로 방향을 전환하겠다’(38%)는 학부모보다 많기 때문이다. 공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기대가 아직은 남아 있는 것으로 풀이한다면 ‘꿈보다 해몽이 좋다’일까?
이명박 정부의 입시정책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 평가가 긍정적 평가 4배
학부모들이 느끼는 특목고 열풍은 어느 정도일까? 그리고 정부는 어떤 태도를 취하는 것이 필요할까? 이에 대해서는 학부모들 간에 의견이 갈린다. ‘지나치게 과도해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51.6%로 우세하지만 ‘과도한 측면은 있지만 정부가 나설 정도는 아니다’는 의견도 39.7%나 됐다.
그렇다면 정부의 특목고 입시정책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긍정적으로 평가한다’(9.8%)는 응답자보다 ‘부정적으로 평가한다’(38%)는 응답자가 훨씬 많았다. 다만 ‘보통’(36.4%)이라고 평가한 응답자와 ‘잘 모르겠다’(13.6%)고 평가를 유보한 응답자가 절반이 넘는 만큼 아직은 긍정적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남아 있다.
하지만 최근 정부의 고교다양화 정책에 발맞춰 추진되고 있는 고교선택제에 대한 학부모들의 평가는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등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는 응답자는 27.2%에 그친 반면, ‘학부모와 학생들의 혼란을 초래하고 사교육비 부담을 늘릴 우려가 있다’는 응답자가 42.4%에 달했다. 많은 수는 아니지만 일부 학부모는 ‘고교별 차별화를 심화시킬 우려가 있어 과거처럼 고교평준화로 돌아가야 한다’(4.3%)고 답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