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농수산물 및 가공식품 수출실적 (단위:
연초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 장관이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이런 그의 희망은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2008년 농림수산식품 수출액은 총 44억 달러로 전년 대비 17.1% 증가했다. 2008년 전체 수출 증가율 13.7%보다 높은 수치다.
주요 수출 품목은 김치, 인삼, 파프리카, 화훼, 김 등이며 주요 수출 국가는 일본(32.9%) 중국(12.2%) 미국(10.0%) 러시아(6.4%) 홍콩(3.9%) 대만(2.8%) 등이다(그림 참조). 또한 동남아시아가 신흥 수출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전년 동기(8월 기준) 대비 동남아시아 수출은 51.3% 증가했다.
농식품부는 “농림수산업을 수출 산업화하겠다”며 올해 수출 목표액을 지난해의 44억 달러보다 20% 늘어난 53억 달러로 잡았다. 또한 “15개 주력 품목과 30개 유망 품목이 향후 수출을 주도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15개 주력 품목으로는 김치, 인삼, 파프리카, 돼지고기, 배, 면류, 주류, 과자류, 참치, 오징어, 김 등을 꼽았다. 또한 앞으로 발굴 육성할 30개 유망 품목은 삼계탕, 버섯, 유제품, 유자차, 천일염, 화훼, 전복, 넙치, 굴 등이다.
농식품부는 먼저 한식 세계화 사업과 연계해 김치 수출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프랑스의 와인처럼 김치를 국가대표 수출 품목으로 육성하겠다는 것. 김치 수출 시장의 다변화를 꾀하면서, 특히 중국에서는 고소득층을 타깃으로 고급 백화점 등에서 명품 김치 마케팅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한 동남아시아와 미국 등지에서는 한국요리교실, 한식당, 현지 문화행사 등과 연계해 김치의 우수성을 지속적으로 홍보해나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2008년 5월 김치수출협의회를 설립했다.
100억 달러 수출의 핵은 식재료
파프리카는 대표적인 일본 수출 성공 사례다. 10여 년 전 선진국에서 배운 기술로 재배를 시작해 2003년 수출을 시작한 이후 파프리카는 일본에서 농업 강국 네덜란드를 제치고 수입농산물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60%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 기세를 등에 업고 향후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에 파프리카를 수출할 계획이다.
장 장관은 지난해 8월 장관으로 취임하면서 “2012년까지 농수산식품 수출 목표를 100억 달러로 정했다”고 말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우리 쌀로 만드는 ‘햇반’, 막걸리 같은 고부가가치 가공식품의 수출을 확대한다는 게 농식품부의 복안이다. 신선식품의 경우 검역 절차가 까다로운 만큼 그에 대비하는 시간, 노력, 비용 부담이 크다. 그에 비해 가공식품은 저장 및 검역의 부담에서 여유롭다. 그뿐 아니다. 가공식품이 신선식품보다 수출 단가도 높다. 예를 들어 가공된 돈육의 수출 단가는 9.5달러/kg로 신선육 수출 단가(3달러/kg)보다 3배 이상 비싸다. 따라서 신선식품을 가공식품으로 만들어 수출하면 여러 면에서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농식품부 식품산업진흥팀 변상문 사무관은 “농림수산식품 수출 100억 달러 달성의 핵심은 식재료 수출”이라면서 “해외에 있는 한식당도 주요 판로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한다. 현재 7311개 기업이 아시아, 미주, 유럽에 진출해 있는데 먼저 이들 기업체의 식당에 식재료를 공급한다는 계획. 그는 또 “100억 달러 수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외교부와 협력, 재외공관을 통한 농수산식품 홍보사업을 계속 벌여나갈 것”이라고 전한다. 특히 ‘한식의 세계화’에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지난해에는 캐나다 정부가 주관한 오타와 튤립 축제 기간에 한식 부스를 운영한 것을 비롯해, 일본 브라질 홍콩 등 20여 곳의 재외공관에서 한식 홍보 행사를 열었다. 이어 올해는 멕시코 콜롬비아 UAE 이집트 등으로 한식 홍보 행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수출 확대 핵심은 식재료 … 한식 세계화에 진력
농수산식품 수출을 늘려가려면 경영 규모화를 통한 수출 경쟁력 확보도 필요하다. 그런데 2007년 정부로부터 물류비를 지원받은 253개 업체 가운데 연 500만 달러 이상을 수출한 업체는 13개 업체에 불과하다. 이처럼 대부분의 수출업체가 영세할 뿐 아니라 가격이나 품질 면에서도 경쟁력이 약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목표 달성이 어렵다. 이에 농식품부는 중소 수출업체의 품목별 조직화와 규모화를 이뤄낼 방침이다. 그 방편으로 수출특화단지 조성을 검토하고 있으며, 또한 품목별 공동 마케팅에 대한 지원 확대로 업체 간 통합을 유도할 계획이다.
‘2012년까지 농수산식품 수출 100억 달러’라는 농식품부의 목표는 이뤄질 수 있을 것인가. 변 사무관은 “희망적”이라고 자신한다. 세계적으로 농림수산식품 시장은 4조 달러 규모로 반도체 시장의 16배에 이른다. 그는 “농림수산식품 시장은 그야말로 무한한 가능성의 시장”이라며 “그 속에서 틈새시장을 잘 찾아 활용한다면 100억 달러 목표는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분명한 것은 누구 하나의 힘만으로는 그 목표를 이룰 수 없다는 점이다. 부디 2012년 우리 모두가 웃을 수 있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