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주 교수는… 1986년 서울대 물리학과 졸업(학사), 95년 미국 버클리대 수학과 졸업(이학박사), 95년 오클랜드대 수학과 조교수, 2001년 오클랜드대 수학과 부교수, 2004년 고등과학원(KIAS) 계산과학부 교수. 연구 분야는 계산대수기하학(Computational Algebraic Geometry), 신호처리 및 정보처리(Signal Processing and Informatics) 등이다.
-ICM을 유치하려는 이유는.
“ICM은 수학자들의 학술대회로만 끝나지 않는다. 수학에 대한 관심을 사회 전반으로 넓히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청소년에게는 세계적 수학자들을 가까이에서 접하고 큰 꿈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ICM은 대륙 순회 개최를 원칙으로 한다. 2002년 중국에서 열렸고, 2010년 인도에서 열린다. 그런데도 우리가 2014년 대회를 유치할 수 있겠나.
“유럽은 1994년(스위스), 1998년(베를린), 2006년(스페인) 대회를 잇달아 유치하면서 유럽 내 협력체계를 공고히 구축해 큰 수학적 발전을 거뒀다. 35세 이하 젊은 수학자에게 수여하는 유럽수학상을 제정해 세계무대에 수상자들을 알리고 있는 것이 한 예다. 2014년 ICM을 우리가 유치한다면 아시아 국가 간 수학 교류와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수학 실력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제수학연맹(IMU)이 매기는 수학등급(1~5등급)에서 2등급이던 우리나라는 2007년 4등급으로 두 단계나 뛰어올랐다. 과학기술논문색인(SCI)급 수학논문 수도 10년 만에 2배로 늘었다. 앞으로의 전망도 밝다. 우리 청소년들은 국제 수학올림피아드대회에서 세계 3, 4위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최근 우리 청소년들의 수학 성취도는 세계 2위지만 수학에 대한 자신감은 최하위권이라는 연구가 나왔다.
“수학 실력이 뛰어나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 이를 강조하면서 청소년들을 칭찬하고 의욕을 북돋워줘야 한다. 국제 수학올림피아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우리나라 학생이 수학을 전공으로 택하는 비율이 60%인데, 이는 수학 선진국인 미국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우리 청소년들이 수학의 가치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수학은 일반인에게도 효용이 있는 학문인가.
“현대사회에서 수학이 영향을 미치지 않는 분야는 없다. 재정, 홍보, 기획, 영업 등 직장에서 맡은 업무가 무엇이든 자기 업무에 연관된 수학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수학을 잘 활용한다면 자기 분야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으리라 자신한다.”
-ICM 유치에 대한 정부의 관심은 어느 정도인가.
“유치제안서 첫 글을 이명박 대통령이 써줬을 정도로 정부는 수학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ICM을 유치할 경우 필요한 예산 45억원 가운데 30억원을 정부가 지원해주기로 했다.”
-어떤 ICM을 희망하나.
“북한과 수학 교류를 하고 싶다. 북한은 회비를 체납해 IMU에서 강제 탈퇴했지만, ICM에 꾸준히 참석하고 있다. 2006년 대회 때 북한 수학자가 발표를 했는데, 한국 수학자들이 응원차 몰려가 청중 구실을 했다. ICM 개최 전 열리는 위성학술대회 몇 개가 북한에서 열렸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