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중순, 서울보다 한 달 앞서 경기지역 9개 외국어고등학교(외고)의 입학시험이 치러졌다. 이번 입시에서 특히 주목받은 학교는 한국외대 부속 용인외고. 지난해까지 4.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용인외고는 올해 2배가 넘는 11.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는 올해부터 서울과 경기지역 외고 간 중복지원이 가능해지면서 전체 지원자 수가 25% 정도 늘어난 것을 고려해도 높은 수치다.
용인외고의 경쟁률이 이처럼 높아진 것은 이 학교 출신들의 해외 명문대학 진학률과 무관치 않다. 2008년 2월 첫 졸업생을 배출한 용인외고는 94명의 국제반 학생이 전원 해외 대학에 진학해 130여 명을 배출한 대원외고의 뒤를 이었다. 특히 전통적으로 해외 명문대학 입시에서 강세를 보인 대원외고와 민족사관고의 미국 아이비리그 진학률이 떨어진 데 반해, 용인외고는 유일하게 하버드대 합격자 2명을 배출한 것을 비롯해 10여 명이 아이비리그 대학에 진출함으로써 새롭게 주목을 받았다.
입시전문기관인 ㈜하늘교육 임성호 기획이사는 “상위권(학생)에겐 국내 명문대 입시결과 못지않게 해외 명문대 진출결과도 중요한 고려사항”이라며 “(용인외고는) 주로 해외거주 경험이 있는 상위권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막상 뽑았더니 경쟁력 별로더라”
해외 명문대 진학률이 특정 고교의 명성에 영향을 미치는 최우선 조건으로 떠오를 만큼 국내에서 해외 대학으로 진학하는 학생 수는 계속 늘고 있다. 9월 교육과학기술부가 국회 교육과학기술위 소속 민주당 김영진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해외 대학에 입학한 국내 고교졸업자는 1486명으로 2007년보다 22.9%, 2006년보다 64.6% 늘었다.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SAT) 외국어 과목에 한국어 선택자 수가 매년 증가해 지난해 스페인어, 프랑스어, 중국어에 이어 4위를 차지한 것도 이와 관련 있다.
한편으로는 고액의 해외대학 입시준비 학원과 유학컨설팅 업체가 최근 몇 년 사이 급증한 원인이기도 하다.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김정명신 대표는 “자녀를 해외 유학 보내려는 많은 부모들이 족집게 입시학원과 유학컨설팅 업체를 찾는다”면서 “컨설팅 업체들은 대학 지원을 위한 에세이 작성 및 봉사활동 내용 등을 지원 대학의 취향에 맞게 컨설팅해주고 1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까지 받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렇듯 ‘어떻게 해서든 나가려는’ 학생이 넘치는 데 반해, 해외 명문대가 한국인을 ‘받아들이는’ 문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한미교육연맹 박재현 지부장은 “해외 유학생 수는 급증했지만 (한국 고교 출신의) 아이비리그 진학률은 변함없거나 조금씩 떨어지는 추세로 당분간 이런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일부 대학의 경우 (학생 선발 시) 국가별 입학정원이 할당돼 있는데, 한국 학생을 위해 배당된 몫에 비해 너무 많은 사람이 지원한다”고 말했다. 에스에이티스터디의 손희걸 대표 역시 “미국의 경우 최근 학령인구가 늘었고 하버드대 같은 명문 사립대학들이 자국 내 학생들을 위한 장학제도를 늘려 경쟁이 높아졌다”면서 “‘공부벌레’ ‘시험기계’라는 이미지가 있는 한국 학생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 유학 관련업체 관계자는 “일부 학교에서 유학반을 만들고 해외 유수 명문대학에 적극적으로 홍보하면서 한동안 한국 학생들의 아이비리그 진출이 활발했다. 하지만 막상 뽑아놓고 보니 그 아이들이 기대만큼 경쟁력이 높지 않다는 평이 돌았다. 이후 한국의 일부 고교 출신 합격률도 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재미 교육학자 김승기 씨의 미국 컬럼비아대 박사논문 ‘한인 명문대생 연구’에 따르면, 1985∼2007년 하버드대 등 미국 14개 명문대에 입학한 한인 학생 1400명 중 44%는 중간에 학교를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학생들의 평균 중퇴율 34%를 넘는 수치이며 중국계 25%, 인도계 21.5%와 비교하면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박 지부장은 “대학 졸업 후 진로보다 명문대학 간판에 혈안이 된 부모와 학교가 자녀의 미래를 망친다”며 “부모와 학원에 의해 ‘만들어진’ 아이가 아이비리그에서 좌절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막연히 아이비리그 입성만 꿈꾸기보다 자녀의 적성과 장래희망에 맞게 체계적으로 진로를 결정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용인외고의 경쟁률이 이처럼 높아진 것은 이 학교 출신들의 해외 명문대학 진학률과 무관치 않다. 2008년 2월 첫 졸업생을 배출한 용인외고는 94명의 국제반 학생이 전원 해외 대학에 진학해 130여 명을 배출한 대원외고의 뒤를 이었다. 특히 전통적으로 해외 명문대학 입시에서 강세를 보인 대원외고와 민족사관고의 미국 아이비리그 진학률이 떨어진 데 반해, 용인외고는 유일하게 하버드대 합격자 2명을 배출한 것을 비롯해 10여 명이 아이비리그 대학에 진출함으로써 새롭게 주목을 받았다.
입시전문기관인 ㈜하늘교육 임성호 기획이사는 “상위권(학생)에겐 국내 명문대 입시결과 못지않게 해외 명문대 진출결과도 중요한 고려사항”이라며 “(용인외고는) 주로 해외거주 경험이 있는 상위권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막상 뽑았더니 경쟁력 별로더라”
해외 명문대 진학률이 특정 고교의 명성에 영향을 미치는 최우선 조건으로 떠오를 만큼 국내에서 해외 대학으로 진학하는 학생 수는 계속 늘고 있다. 9월 교육과학기술부가 국회 교육과학기술위 소속 민주당 김영진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해외 대학에 입학한 국내 고교졸업자는 1486명으로 2007년보다 22.9%, 2006년보다 64.6% 늘었다.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SAT) 외국어 과목에 한국어 선택자 수가 매년 증가해 지난해 스페인어, 프랑스어, 중국어에 이어 4위를 차지한 것도 이와 관련 있다.
고교 졸업 후 바로 해외 대학으로 진학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 국내 한 외국어고등학교의 국제반 수업.
그러나 이렇듯 ‘어떻게 해서든 나가려는’ 학생이 넘치는 데 반해, 해외 명문대가 한국인을 ‘받아들이는’ 문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한미교육연맹 박재현 지부장은 “해외 유학생 수는 급증했지만 (한국 고교 출신의) 아이비리그 진학률은 변함없거나 조금씩 떨어지는 추세로 당분간 이런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일부 대학의 경우 (학생 선발 시) 국가별 입학정원이 할당돼 있는데, 한국 학생을 위해 배당된 몫에 비해 너무 많은 사람이 지원한다”고 말했다. 에스에이티스터디의 손희걸 대표 역시 “미국의 경우 최근 학령인구가 늘었고 하버드대 같은 명문 사립대학들이 자국 내 학생들을 위한 장학제도를 늘려 경쟁이 높아졌다”면서 “‘공부벌레’ ‘시험기계’라는 이미지가 있는 한국 학생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 유학 관련업체 관계자는 “일부 학교에서 유학반을 만들고 해외 유수 명문대학에 적극적으로 홍보하면서 한동안 한국 학생들의 아이비리그 진출이 활발했다. 하지만 막상 뽑아놓고 보니 그 아이들이 기대만큼 경쟁력이 높지 않다는 평이 돌았다. 이후 한국의 일부 고교 출신 합격률도 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재미 교육학자 김승기 씨의 미국 컬럼비아대 박사논문 ‘한인 명문대생 연구’에 따르면, 1985∼2007년 하버드대 등 미국 14개 명문대에 입학한 한인 학생 1400명 중 44%는 중간에 학교를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학생들의 평균 중퇴율 34%를 넘는 수치이며 중국계 25%, 인도계 21.5%와 비교하면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박 지부장은 “대학 졸업 후 진로보다 명문대학 간판에 혈안이 된 부모와 학교가 자녀의 미래를 망친다”며 “부모와 학원에 의해 ‘만들어진’ 아이가 아이비리그에서 좌절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막연히 아이비리그 입성만 꿈꾸기보다 자녀의 적성과 장래희망에 맞게 체계적으로 진로를 결정해야 한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