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들의 재무상담을 하다 보면 우리나라 가계 재무구조의 문제점을 여실히 들여다볼 수 있다. 생활비나 자녀교육비의 과다 지출, 가계부채 가중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문제점은 보험과 관련된 항목에서 많이 나타난다. 고객들도 보험 관련 질문을 가장 많이 한다. 요즘 같은 경기침체기, 가계경제의 현금 유동성이 부족해지면 금융상품의 해약을 고려하게 된다. 그 가운데 보험을 1순위로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이는 보험 가입 과정에서 나타나는 흔한 문제점 때문에 더욱 그렇다. 각 가정에 적합한 상품이 무엇인지 총체적인 분석 없이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서나 지인의 권유로 가입한 뒤 뒤늦게 후회하는 사례가 많은 만큼, 급할 때 보험을 쉽게 해약해버리기 때문이다.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매며 가계경제의 구조조정을 모색하는 이 시점, 요즘이야말로 보험비로 낭비되는 돈은 없는지 살펴봐야 할 때다.
고객 상담 사례를 통해 보험 리모델링의 원칙을 들여다보자.
보험료는 총소득의 5~7%가 적당
A가정의 가족 구성원은 한 중소기업에서 대리로 근무하는 30대 남편과 전업주부인 아내, 미취학 아동인 1남1녀다. 이 가정의 월 단위 현금 흐름을 살펴보면 총보험료가 월소득의 20% 수준에 이른다. 4인 가족이 무려 11종의 보험을 들고 있어 보험지출비가 지나치게 많다. 보통 일반 가정(월소득 200만~300만원대)의 보험료는 총소득의 5~7%대가 적당하다.
A가정이 가입한 보험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자.
위 사례는 우리나라 가계가 가진 보험구조의 대표적인 문제점을 보여준다. 보험료를 많이 내고 보유한 보험 수가 많다고 해서 우리 가정의 위험관리가 완벽하다고 할 수 있을까.
보장성 보험은 가계의 자산을 안전하게 유지하는 자물쇠 구실을 한다. 따라서 보험은 자산이 아니라 비용이다. 만기환급형 보험이라도 보장만기가 완료됐을 때 원금을 돌려받기 때문에 저축보다는 환불의 의미가 있고, 대부분의 보험 보장기간이 80세 이상으로 매우 길다. 비용을 들여 위험관리를 하는데, 많은 보험료를 지불하면서 굳이 비슷하거나 같은 내용의 보험을 중복 가입했다면 이는 과소비와 다를 바 없다. 대부분 가정은 배상책임, 재산손실, 가장(주수입원을 벌어들이는 가족 구성원)의 조기사망이나 장해, 일반적인 질병과 상해사고, 발병 시 고액의 치료비가 들어가는 3대 성인질환(암, 심장질환, 뇌혈관질환)을 대비해 보험에 가입한다. 그런데 A가정의 남편과 아내가 가입한 CI(치명적 질환)보험은 일반 건강보험이나 성인질환 보험과는 성격이 다르다.
보장 범위가 더 축소돼 있고 보장조건의 제약도 까다롭기 때문이다. 보험료가 비싼 데 비해 보장 영역이 좁다면 이 상품은 해지를 고려해봐야 한다. 물론 특정 질환에 가족력이 있는 등 추가 보장을 받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면 유지하는 게 방법일 수도 있겠다.
A가정 보험구조의 특징은 생명보험사 상품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보험사를 크게 구분하면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로 나뉜다. 두 보험사는 각기 다른 구조의 상품을 만들어 판매한다. 생명보험은 사망 보장과 노후생활 대비가 고유 영역인 반면 손해보험은 자동차, 화재 등 재산상 손해와 각종 배상을 핵심 영역으로 한다. 두 보험의 교집합은 질병 상해 간병 등의 영역을 커버한다는 데 있다.
대체로 생명보험은 가계 주수입원의 조기사망 위험과 노후생활을 위한 보험, 즉 연금보험이 유리하고 일반 질병이나 상해 손해, 인적 손해, 재산 손해, 배상책임에 대한 위험관리는 손해보험사가 유리하다. 또 3대 성인질환의 보장도 손해보험사가 유리하다. 특히 뇌혈관질환은 크게 뇌출혈, 뇌경색, 기타 뇌혈관 질환으로 나뉘는데 생명보험사들은 2004년 이후 뇌출혈만 보상해주는 상품구조를 가지고 있다. 뇌출혈 발병률은 뇌경색, 기타 뇌혈관 질환보다 훨씬 낮다. 또한 상해·질병의료비, 실손의료비의 경우 손해보험사는 100%를 보장하지만 생명보험사는 80%만 보장한다.
모든 가족 보장받는 통합보험 강추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한 A가정의 보험 리모델링 결과를 간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가계 주수입원인 남편의 조기사망에 대한 위험은 60세 은퇴 이전까지만 사망보험금 1억원이 보장되는 종신보험보다는 저렴한 정기보험으로 관리하고, 가족 전체 질병과 상해에 대한 보장은 실손의료비 보장과 부인과 남편의 성인병 진단비, 가족일상생활 배상책임보험과 남편의 운전자보험을 하나의 상품으로 모두 관리할 수 있는 손해보험사 통합보험으로 대체했다. 통합보험은 한 가지 보험계약으로 자동차, 질병, 건강, 상해, 배상책임 등 모든 담보를 보장하는 상품이다. 한 번 가입으로 가족 전체가 모든 보장을 받을 수 있다. 가족 수대로 여러 보험에 개별로 가입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고, 각각의 상품에 따로 가입할 때보다 보험료가 10~30% 저렴하다. 또한 피보험자를 추가하거나 제외할 수 있고 중도에 담보나 특약을 변경(추가 또는 제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일부 담보내용이 과다하게 중복되는 점을 피할 수 있다.
A가정의 보험 리모델링 결과 매달 지출되는 보험료가 49만원에서 19만원으로 쑥 내려갔다. 월 30만원의 잉여자금을 활용해 단기 현금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고, 노후 대비를 위한 연금상품 가입도 가능해졌다. 보험은 비용으로 생각해 순수 보장형으로 저렴하게 내고, 그 밖의 잉여자금을 저축하는 것이 소비자 처지에서는 가장 유리한 전략이라 할 수 있겠다.
보험의 선택 기준은 첫째도 둘째도 ‘우리 가정 구조에 꼭 맞는 상품인가’ 하는 점이다. 보험 리모델링의 적기인 요즘, 이 기회를 활용하면 허리띠를 졸라매는 데만 급급하지 않고, 허리띠 구멍을 하나 더 뚫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을 것이다.
보험은 자산이 아니라 비용이다. 우리 가정 구조에 꼭 맞는 맞춤식 상품에 가입해 비슷한 보장 범위의 보험에 중복 가입하는 일이 없도록 설계해야 한다.
고객 상담 사례를 통해 보험 리모델링의 원칙을 들여다보자.
보험료는 총소득의 5~7%가 적당
A가정의 가족 구성원은 한 중소기업에서 대리로 근무하는 30대 남편과 전업주부인 아내, 미취학 아동인 1남1녀다. 이 가정의 월 단위 현금 흐름을 살펴보면 총보험료가 월소득의 20% 수준에 이른다. 4인 가족이 무려 11종의 보험을 들고 있어 보험지출비가 지나치게 많다. 보통 일반 가정(월소득 200만~300만원대)의 보험료는 총소득의 5~7%대가 적당하다.
수입 | 지출 | 금액 |
세후 월 250만원 | 생활비, 자녀교육비 | 160만원 |
보장성 보험 11종 | 49만원 | |
대출 이자 및 원금 | 없음 | |
저축 | 30만원 | |
월 잉여자금 | 약 10만원 |
A가정이 가입한 보험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자.
위 사례는 우리나라 가계가 가진 보험구조의 대표적인 문제점을 보여준다. 보험료를 많이 내고 보유한 보험 수가 많다고 해서 우리 가정의 위험관리가 완벽하다고 할 수 있을까.
보장성 보험은 가계의 자산을 안전하게 유지하는 자물쇠 구실을 한다. 따라서 보험은 자산이 아니라 비용이다. 만기환급형 보험이라도 보장만기가 완료됐을 때 원금을 돌려받기 때문에 저축보다는 환불의 의미가 있고, 대부분의 보험 보장기간이 80세 이상으로 매우 길다. 비용을 들여 위험관리를 하는데, 많은 보험료를 지불하면서 굳이 비슷하거나 같은 내용의 보험을 중복 가입했다면 이는 과소비와 다를 바 없다. 대부분 가정은 배상책임, 재산손실, 가장(주수입원을 벌어들이는 가족 구성원)의 조기사망이나 장해, 일반적인 질병과 상해사고, 발병 시 고액의 치료비가 들어가는 3대 성인질환(암, 심장질환, 뇌혈관질환)을 대비해 보험에 가입한다. 그런데 A가정의 남편과 아내가 가입한 CI(치명적 질환)보험은 일반 건강보험이나 성인질환 보험과는 성격이 다르다.
피보험자 | 보험료 | 비 고 |
남편 | 23만원 | 1종,건강보험 1종, 상해보험 2종, 생명보험 1종 등 총 4종 |
부인 | 12만원 | 1종, 건강보험 1종, 생명보험 1종 등 총 3종 |
자녀1 | 7만원 | 1종, 어린이보험 1종 등 총 2종 |
자녀2 | 7만원 | 1종, 어린이보험 1종 등 총 2종 |
보장 범위가 더 축소돼 있고 보장조건의 제약도 까다롭기 때문이다. 보험료가 비싼 데 비해 보장 영역이 좁다면 이 상품은 해지를 고려해봐야 한다. 물론 특정 질환에 가족력이 있는 등 추가 보장을 받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면 유지하는 게 방법일 수도 있겠다.
A가정 보험구조의 특징은 생명보험사 상품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보험사를 크게 구분하면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로 나뉜다. 두 보험사는 각기 다른 구조의 상품을 만들어 판매한다. 생명보험은 사망 보장과 노후생활 대비가 고유 영역인 반면 손해보험은 자동차, 화재 등 재산상 손해와 각종 배상을 핵심 영역으로 한다. 두 보험의 교집합은 질병 상해 간병 등의 영역을 커버한다는 데 있다.
대체로 생명보험은 가계 주수입원의 조기사망 위험과 노후생활을 위한 보험, 즉 연금보험이 유리하고 일반 질병이나 상해 손해, 인적 손해, 재산 손해, 배상책임에 대한 위험관리는 손해보험사가 유리하다. 또 3대 성인질환의 보장도 손해보험사가 유리하다. 특히 뇌혈관질환은 크게 뇌출혈, 뇌경색, 기타 뇌혈관 질환으로 나뉘는데 생명보험사들은 2004년 이후 뇌출혈만 보상해주는 상품구조를 가지고 있다. 뇌출혈 발병률은 뇌경색, 기타 뇌혈관 질환보다 훨씬 낮다. 또한 상해·질병의료비, 실손의료비의 경우 손해보험사는 100%를 보장하지만 생명보험사는 80%만 보장한다.
모든 가족 보장받는 통합보험 강추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한 A가정의 보험 리모델링 결과를 간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가계 주수입원인 남편의 조기사망에 대한 위험은 60세 은퇴 이전까지만 사망보험금 1억원이 보장되는 종신보험보다는 저렴한 정기보험으로 관리하고, 가족 전체 질병과 상해에 대한 보장은 실손의료비 보장과 부인과 남편의 성인병 진단비, 가족일상생활 배상책임보험과 남편의 운전자보험을 하나의 상품으로 모두 관리할 수 있는 손해보험사 통합보험으로 대체했다. 통합보험은 한 가지 보험계약으로 자동차, 질병, 건강, 상해, 배상책임 등 모든 담보를 보장하는 상품이다. 한 번 가입으로 가족 전체가 모든 보장을 받을 수 있다. 가족 수대로 여러 보험에 개별로 가입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고, 각각의 상품에 따로 가입할 때보다 보험료가 10~30% 저렴하다. 또한 피보험자를 추가하거나 제외할 수 있고 중도에 담보나 특약을 변경(추가 또는 제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일부 담보내용이 과다하게 중복되는 점을 피할 수 있다.
피보험자 | 보험료 | 비 고 |
남편 | 생명보험사의 정기보험 4만원 | 60세까지 일반사망 보험금 1억원 보장 |
남편, 부인,자녀 | 손해보험사의 통합보험 15만원 | 남편과 부인의 실손의료비, 남편과 부인의 성인질환 진단비, 가족일상생활 배상책임 보험, 남편 운전자보험, 자녀 실손의료비 |
A가정의 보험 리모델링 결과 매달 지출되는 보험료가 49만원에서 19만원으로 쑥 내려갔다. 월 30만원의 잉여자금을 활용해 단기 현금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고, 노후 대비를 위한 연금상품 가입도 가능해졌다. 보험은 비용으로 생각해 순수 보장형으로 저렴하게 내고, 그 밖의 잉여자금을 저축하는 것이 소비자 처지에서는 가장 유리한 전략이라 할 수 있겠다.
보험의 선택 기준은 첫째도 둘째도 ‘우리 가정 구조에 꼭 맞는 상품인가’ 하는 점이다. 보험 리모델링의 적기인 요즘, 이 기회를 활용하면 허리띠를 졸라매는 데만 급급하지 않고, 허리띠 구멍을 하나 더 뚫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을 것이다.
보험은 자산이 아니라 비용이다. 우리 가정 구조에 꼭 맞는 맞춤식 상품에 가입해 비슷한 보장 범위의 보험에 중복 가입하는 일이 없도록 설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