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을 앞둔 중년 여성들에게 주로 생기던 자궁근종이 최근 미혼 여성들에게도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 성인 여성 10명 중 2명이 자궁에 혹이 생기는 자궁근종으로 고통받고 있다. 자궁근종은 자궁의 근육에 혹이 생기는 질환이다. 악성 종양인 암과 달리 양성 종양이어서 암으로 진행할 확률은 거의 없다.
자궁근종은 자궁의 안쪽 벽과 바깥쪽 벽, 자궁 입구인 경부 등 자궁 어디에나 생길 수 있다. 혹이 자궁근육 속이나 자궁의 바깥에 자리하면 어느 정도 커지기 전까지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도 한다. 전체 자궁근종 환자의 20~50%만 증상을 호소할 정도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혹의 크기가 클수록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는 편이다.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자궁근종의 원인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유전적 영향 때문인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이 밖에 비만과 흡연, 스트레스 등의 환경적 영향도 자궁근종의 발병률을 높인다. 폐경을 앞둔 중년 여성들에게서 주로 발생하던 자궁근종은 최근 미혼여성에서도 발생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자궁근종 혹의 일부는 폐경기 이후 저절로 작아지거나 소멸되기도 한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혹이 점점 커지면서 자궁 전체가 근종으로 뒤덮여 방광이나 대장 같은 다른 기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또 가임기 여성은 자궁근종 혹이 커지면서 습관성 유산이나 불임을 일으킬 수 있다. 혹이 나팔관을 막거나 자궁내막에서 수정을 방해하면 불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임신 중 태반 가까이에 자궁근종이 있으면 조산이나 유산 가능성도 높아진다. 분만할 때 자궁의 수축력을 떨어뜨려 난산(難産)이나 산후 출혈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자궁근종은 혹의 위치나 크기 등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하면서 적절하게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방에서는 기 순환이 원활하지 못하면 혈이 뭉쳐 자궁근종이 생긴다고 본다. 자궁 내 어혈과 노폐물이 쌓여 돌처럼 단단히 굳어버린 일종의 근육덩어리가 생긴다는 것이다. 근종의 원인을 어혈로 보기 때문에 치료의 시작도 어혈을 제거하는 데 있다. 먼저 자궁을 따뜻하게 유지하고 침과 탕약으로 노폐물을 없앤다. 이때 탕약은 환자 상태에 따라 다른 약재가 처방된다. 손발이나 하복부가 차가운 여성에게는 막힌 자궁의 기운을 소통시키는 탕약을, 아랫배에 딱딱한 덩어리가 만져지면서 어지럼증에 시달린다면 혈액순환을 활발하게 해주는 탕약을 처방한다.
<b>정주화</b><br> 율한의원 원장
하지만 자궁근종의 크기가 급속도로 커지거나 자궁 전체가 근종으로 변해 있는 것과 같은 심각한 경우엔 시간이 급박하므로 외과적 수술로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