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스타들의 필라테스 강사 세바스찬 라그레 씨. 서울 명동에 문을 연 그의 필라테스 스튜디오는 ‘즐겁게 운동하기’를 모토로 삼고 있다.
미국 할리우드 스타들의 필라테스 강사 세바스찬 라그레(35) 씨는 일반인도 할리우드 스타 못지않은 아름다운 몸매를 가질 수 있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프랑스 국민배우 제라르 드 파르디유를 닮은 듯한 길쭉한 얼굴에 거인처럼 크고 탄탄한 몸이 인상적인 그는 자신의 이름을 딴 필라테스 스튜디오 ‘파워 필라테스’의 아시아 지역 첫 번째 강습소인 서울 명동점의 오픈을 앞두고 내한했다.
어머니는 미국인, 아버지는 프랑스인인 라그레 씨는 보르도에서 태어나 파리에서 자랐다. 미국으로 건너간 뒤 로스앤젤레스에서 필라테스 강사로 일하며 니콜 키드먼, 제니퍼 애니스턴, 벤 스틸러, 엘리자베스 헐리, 조디 포스터 등 스타들의 개인 코치로 활동했다. 그가 꼽는 애제자는 니콜 키드먼. 키드먼이 운동하러 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파파라치들과 그들이 띄운 헬리콥터로 건물이 완전히 포위되곤 했다고. 그는 그 덕에 홍보가 좀 됐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할리우드 스타들과 부대끼다 보면 그들의 ‘인간적인 면모’도 자주 엿볼 듯하다.
“니콜 키드먼은 작은 가슴을 커버하기 위해 보형물을 속옷에 넣고 다니는데 종종 깜빡 잊고 스튜디오에 놓고 가요. 어떻게 돌려줄지 고민하곤 하죠.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가장 성실하지 못한 학생이에요. 운동하다 말고 갑자기 사라져버리는 일도 많았어요.”
서울 명동에 아시아 1호점 개점
필라테스는 1920년대에 재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고안됐으며 기구를 이용한 근육을 강화가 주목적인 운동이다. 라그레 씨는 이 운동이 2000년대 초까지 미국에서 붐을 이뤘지만 최근엔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정도라고 전했다.
“투자한 돈과 시간만큼 눈에 띄는 효과를 빨리 볼 수 없기 때문이에요. 또 재미없고 지루하다는 점을 불만으로 내세우는 사람들도 많고요.”
그가 꼽는 최근의 필라테스 트렌드는 이런 단점을 보완한 것으로, 발레 동작 또는 군대에서 몸풀기로 하는 ‘신병훈련소(boot camp)’ 동작들을 결합한 ‘퓨전형’. 라그레 씨는 마치 에어로빅을 하는 듯 활기찬 동작을 유도하는 ‘펀(fun) 운동법’을 개발하는 데 힘썼다고 한다.
현재 할리우드 등 LA와 인근 지역에서 10개, 영국과 호주에서 각 1개씩의 필라테스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고 올 11월 서울 청담동에 아시아 2호점을 열 예정이라는 그는 7년 전 사업 초기에 겪었던 충격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2001년 9월11일 뉴욕에서 9·11테러가 발생한 그날 첫 스튜디오를 오픈한 거예요. 정말 손님이 한 명도 안 오더군요.”
그의 내한길에는 잡지 모델인 아내 캐리 라그레(25) 씨가 동행했다. 1년 전 결혼한 그들은 시도 때도 없이 ‘애정 행각’을 벌이는 등 남다른 금실로도 유명하다며 한 스태프가 귀띔했다. 그들의 뜨거운 사랑도 필라테스로 단련된 ‘특별한 몸’ 덕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