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에 취하던 시대를 지나 미가 권력을 누리는 시대” 운운의 글은 권력의 분명한 특성이나 역할이 없음을 지적하는 말이 돼야 한다. 미가 권력이었던 것은 인류 역사에서 ‘경국지색(傾國之色)’이라는 말이 나올 때부터 있었다. 그럴 때는 항상 정치가와 권력 또는 힘이 제 구실을 하지 못했다. ‘주간동아’가 인간의 본능적 반응을 탐색해야 하는 고충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이번 호의 주제에 맞추려는 무의식적인 행동일까? 뉴스 인물에 한 미인의 사진이 나왔다. 그런데 삼성전자 상무라는 이분이 왜 뉴스 인물로 선정됐을까? 무엇을 이야기하려는지 궁금해졌다.
커버스토리와 동떨어지기는 했지만 트렌드 시사 이슈들은 나름 의미가 있었다. ‘공무원 보신주의 탓’에 정보공개 청구가 있으나마나 하다는 기사도 특별했다. 공무원들이 이제 분명한 이익집단이 된 현상을 잘 알려줬다. 여기에 ‘봉하마을 아저씨’기사는 동물원의 무엇을 구경한다는 느낌까지 주었다. 무료 입장, 무료 공연에다 로또 당첨 운까지 연결한 기사는 정작 핵심을 놓쳤다. 그분을 통해 국민들이 찾고 싶은 정치지도자의 모습이 무엇인지 확인했어야 했다. ‘백골단 아닙니다, 경찰기동대라 불러줘요’라는 기사는 갑자기 1980년대로 돌아가버린 경찰의 이야기였다. 이름이 무엇이든 경찰이 자리매김을 또 다르게 하는 것 같다. 한총련도 몰락한다는데 꼭 권력의 시녀처럼 보여야 하나.

황상민 연세대 교수·심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