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요즘처럼 창조적 상상력이 소중해진 시대도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자 사람들이 반문한다. “인류 역사에서 상상력이 중요하지 않았던 시대가 있었던가?”
물론 인류 문명도 상상력의 산물이다. 옛날에도 상상력은 중요했다. 상상하지 않고 우리가 무엇을 이뤄낼 수 있었겠는가. 그런데 문명의 추진동력인 상상력이 두 가지 관점에서 더욱 중요해진 시대를 우리는 지금 만나고 있다.
첫째, 기술의 진보 속도와 결합해 ‘빠른 창조적 상상력’이 미래경쟁력으로 대두됐다는 점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비행기를 스케치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522년 전, 라이트 형제가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난 것은 그로부터 418년 뒤인 1903년이었다.
제조업에서 이야기산업으로 패러다임 변화
그러나 오늘날 한 개인의 창조적 상상력이 테크놀로지와 결합해 현실에서 구현되는 데는 수백 년의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한 예로 정체된 귀향길 고속도로에서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꿈꿔본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네덜란드 우주항공연구소(NLR)는 이미 이 만화 같은 상상을 ‘스카이 자동차’로 실현해 상용화에 시동을 걸었다. 오늘날 첨단 과학기술 분야의 유기적 시스템은 어떠한 상상이라도 당대에 구현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 중요한 것은 ‘누가 먼저 남보다 창의적인 생각으로 더 깊이 있고 재미있게 상상해서 결실을 만드느냐’다. 그것이 곧 경쟁력이다.
둘째, 조금 다른 각도에서 본 상상력의 파워다. 지금 우리는 상상력의 산물인 ‘이야기’가 생산의 핵심동력인 사회에 살고 있다. 정보나 첨단 정보기술(IT)을 팔아 얻는 부가가치보다 애니메이션, 영화, 캐릭터, 게임 등 이른바 상상력 없이는 끌고 갈 수 없는 이야기산업의 부가가치 총량이 커진 사회에 살고 있다는 얘기다.
나는 일만큼이나 여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신세대 소비자의 출현이 이야기혁명 시대의 도래를 촉발했다고 본다. 21세기 들어와 이야기산업은 세계경제의 핵심으로 등장했다. 문화관광부의 문화산업 통계에 따르면 2003~2005년 3년간 이야기산업의 연평균 성장률은 10.5%로, 이는 2005년 한국 경제성장률 4.2%의 배가 넘는다. 가히 상상력에 기초한 산업의 폭발적 성장세를 말해준다.
세계 주요국들의 경제성장률이 2~3%대에 그치고 있는데도 2001~2005년 세계의 이야기산업 시장은 연평균 5.5%의 고성장을 기록했다는 자료도 있다. 뛰어난 상상력으로 무장한 창작파워 집단인 미국 할리우드의 영화산업 규모는 386억 달러로 한국 영화산업 규모의 23배에 이른다. 소설, 뮤지컬, 음악 등 세계적 경쟁력을 지닌 상상력 콘텐츠를 보유한 영국도 1992년 이후 10년간 문화산업의 영국식 표현인 ‘창조산업(Creative Industries)’에서 무려 93%나 성장하며 2002년 말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9%를 차지하고 200만명의 고용효과를 창출했다.
한 여성작가의 상상력의 산물인 판타지 소설 ‘해리포터’ 시리즈가 1997~2006년까지 올린 총매출액은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308조원(소설, 영화, 관련 캐릭터 판매액 포함)인 데 비해, 같은 기간 한국의 반도체 수출 총액은 231조원이었다. ‘이야기 부자’ 조앤 롤링이 2003년 벌어들인 수입은 ‘정보 부자’ 빌 게이츠의 수입(보유 주식의 연간 배당금 기준)보다 2.2배나 많았다.
지금 제조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잃은 선진국들은 산업구조의 핵심을 고부가가치의 이야기산업 분야로 돌리고 있다. 기발한 상상력으로 잘 만든 이야기가 돈이 되고, 국가의 신(新)산업 경쟁력을 만들어내는 시대다.
상상력 파워 시대에 특기할 것은 상상력의 생산성이 기존 경제의 패러다임도 바꾸고 있다는 점이다. ‘땀 흘려 일한 사람이 부자 되는 사회’가 아니라 ‘땀 흘려 놀며 상상한 사람이 부자 되는 사회’를 만들어내고 있다. 게임에 빠져 일 안 하고 공부도 안 하던 젊은이가 놀면서 만든 신종 게임이 공전의 히트를 쳐서 수출 효자산업이 되고 개인의 부를 만들어주는 사례는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사람들은 이제 변화가 빠르면 빠를수록 싫증을 빨리 느끼고 새로운 것을 요구한다. 제품의 소비주기는 한층 빨라졌다. 우리가 좀더 오랫동안 우려먹고 싶어하는 지식은 배운 즉시 옛것이 돼버린다.
여가의 증대는 또 사람들을 끊임없이 뭔가 자극적인 상상력의 도전 속으로 몰아넣는다. 소비자들은 그래서 남들이 생각지도 못했던 제품과 상상도 하지 못할 서비스를 꿈꾼다.
세계는 이야기에 열광하고 이야기에 목말라한다. 상상력이 곧 경쟁력이다.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기상천외한 상상력과 아이디어만 있다면 그것이 바로 돈이고 권력이다. 기업과 이야기산업에서만의 얘기가 아니다. 정치를 비롯한 다른 모든 분야도 마찬가지다.
물론 인류 문명도 상상력의 산물이다. 옛날에도 상상력은 중요했다. 상상하지 않고 우리가 무엇을 이뤄낼 수 있었겠는가. 그런데 문명의 추진동력인 상상력이 두 가지 관점에서 더욱 중요해진 시대를 우리는 지금 만나고 있다.
첫째, 기술의 진보 속도와 결합해 ‘빠른 창조적 상상력’이 미래경쟁력으로 대두됐다는 점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비행기를 스케치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522년 전, 라이트 형제가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난 것은 그로부터 418년 뒤인 1903년이었다.
제조업에서 이야기산업으로 패러다임 변화
그러나 오늘날 한 개인의 창조적 상상력이 테크놀로지와 결합해 현실에서 구현되는 데는 수백 년의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한 예로 정체된 귀향길 고속도로에서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꿈꿔본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네덜란드 우주항공연구소(NLR)는 이미 이 만화 같은 상상을 ‘스카이 자동차’로 실현해 상용화에 시동을 걸었다. 오늘날 첨단 과학기술 분야의 유기적 시스템은 어떠한 상상이라도 당대에 구현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 중요한 것은 ‘누가 먼저 남보다 창의적인 생각으로 더 깊이 있고 재미있게 상상해서 결실을 만드느냐’다. 그것이 곧 경쟁력이다.
둘째, 조금 다른 각도에서 본 상상력의 파워다. 지금 우리는 상상력의 산물인 ‘이야기’가 생산의 핵심동력인 사회에 살고 있다. 정보나 첨단 정보기술(IT)을 팔아 얻는 부가가치보다 애니메이션, 영화, 캐릭터, 게임 등 이른바 상상력 없이는 끌고 갈 수 없는 이야기산업의 부가가치 총량이 커진 사회에 살고 있다는 얘기다.
나는 일만큼이나 여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신세대 소비자의 출현이 이야기혁명 시대의 도래를 촉발했다고 본다. 21세기 들어와 이야기산업은 세계경제의 핵심으로 등장했다. 문화관광부의 문화산업 통계에 따르면 2003~2005년 3년간 이야기산업의 연평균 성장률은 10.5%로, 이는 2005년 한국 경제성장률 4.2%의 배가 넘는다. 가히 상상력에 기초한 산업의 폭발적 성장세를 말해준다.
세계 주요국들의 경제성장률이 2~3%대에 그치고 있는데도 2001~2005년 세계의 이야기산업 시장은 연평균 5.5%의 고성장을 기록했다는 자료도 있다. 뛰어난 상상력으로 무장한 창작파워 집단인 미국 할리우드의 영화산업 규모는 386억 달러로 한국 영화산업 규모의 23배에 이른다. 소설, 뮤지컬, 음악 등 세계적 경쟁력을 지닌 상상력 콘텐츠를 보유한 영국도 1992년 이후 10년간 문화산업의 영국식 표현인 ‘창조산업(Creative Industries)’에서 무려 93%나 성장하며 2002년 말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9%를 차지하고 200만명의 고용효과를 창출했다.
한 여성작가의 상상력의 산물인 판타지 소설 ‘해리포터’ 시리즈가 1997~2006년까지 올린 총매출액은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308조원(소설, 영화, 관련 캐릭터 판매액 포함)인 데 비해, 같은 기간 한국의 반도체 수출 총액은 231조원이었다. ‘이야기 부자’ 조앤 롤링이 2003년 벌어들인 수입은 ‘정보 부자’ 빌 게이츠의 수입(보유 주식의 연간 배당금 기준)보다 2.2배나 많았다.
도로가 막히면 수직 이륙해서 날아갈 수 있는 ‘스카이 자동차’도 상상력이 뛰어난 과학자들에 의해 실제 개발됐다. 사진은 영화 ‘제5원소’에 나오는 이동 수단.
상상력 파워 시대에 특기할 것은 상상력의 생산성이 기존 경제의 패러다임도 바꾸고 있다는 점이다. ‘땀 흘려 일한 사람이 부자 되는 사회’가 아니라 ‘땀 흘려 놀며 상상한 사람이 부자 되는 사회’를 만들어내고 있다. 게임에 빠져 일 안 하고 공부도 안 하던 젊은이가 놀면서 만든 신종 게임이 공전의 히트를 쳐서 수출 효자산업이 되고 개인의 부를 만들어주는 사례는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사람들은 이제 변화가 빠르면 빠를수록 싫증을 빨리 느끼고 새로운 것을 요구한다. 제품의 소비주기는 한층 빨라졌다. 우리가 좀더 오랫동안 우려먹고 싶어하는 지식은 배운 즉시 옛것이 돼버린다.
여가의 증대는 또 사람들을 끊임없이 뭔가 자극적인 상상력의 도전 속으로 몰아넣는다. 소비자들은 그래서 남들이 생각지도 못했던 제품과 상상도 하지 못할 서비스를 꿈꾼다.
세계는 이야기에 열광하고 이야기에 목말라한다. 상상력이 곧 경쟁력이다.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기상천외한 상상력과 아이디어만 있다면 그것이 바로 돈이고 권력이다. 기업과 이야기산업에서만의 얘기가 아니다. 정치를 비롯한 다른 모든 분야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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